[프라임경제] 동아원 전 대표이사의 주가조작 혐의가 감독당국에 적발되며 구설수에 올랐다.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28일 제10차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동아원의 전 대표이사 이모씨와 A사 부사장 B씨 등 관련자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29일 증선위에 따르면 이씨는 동아원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의 자금을 대여금 등으로 가장해 B씨에게 건넸고 B씨는 직접 주문을 제출하거나 직원에게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하도록 시켰다. B씨는 또 주가조작 경험이 있는 지인에게 회사 자금을 동원해 시세조종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매수주문을 내거나 물량소진주문, 허수매수주문 등의 수법으로 동아원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다. 이씨는 당국이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한 뒤인 지난 3월 말 회사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런 가운데 최대주주인 한국제분이 최근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 모은 속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제분은 올해 4월초부터 최근까지 50만주에 육박하는 주식을 장내매수 방식으로 쓸어담았다.
특히 동아원이 전두환 대통령의 사돈 이희상 회장의 소유라는 점에서 최근의 지분변화는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공교롭게도 금융당국이 지난 3월경 동아원에 대해 주가조작 혐의를 잡고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에 일어난 일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제분 지분 31.09%를 보유한 이희상 회장이 전 임원의 시세조작이라는 악재를 피해 법인 명의로 주가방어에 나섰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해 9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압수수색이 한창일 때도 동아원은 자사주 신탁계약을 연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가방어에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23일 기준으로 한국제분은 동아원 지분 49.81%를 보유해 최대주주 입지를 완전히 다졌다. 2대 주주인 이희상 회장의 지분(8.23%)까지 더하면 58.04%로 60% 가까운 지분이 이 회장 지배에 있는 셈이다.
덕분에 동아원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2900~3000원대 초반 시세를 유지하며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29일 주가는 하락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아원 주가는 오전 10시51분 현재 전날보다 1% 이상 하락한 29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증선위는 8개 종목에 대해 불공정거래를 해 14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미국 소재 알고리즘 트레이딩 전문회사 소속 트레이더 22명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신종매매기법인 알고리즘매매를 이용한 파생상품 시세조종 혐의가 적발된 것은 국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