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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칼 빼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선택은?

수익성과 본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매각' '인수' 시기는 불투명

이보배 기자 기자  2014.05.28 1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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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이 '내실 있는 성장' 목표의 중기 경영전략을 발표한 지 열흘이 지났다. 지난 19일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첫 기업설명회에서 '본업 중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제자리걸음'이다.

  비핵심·비수익 사업의 구조조정을 예고한 포스코의 결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 프라임경제  
비핵심·비수익 사업의 구조조정을 예고한 포스코의 결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 프라임경제
그동안 포스코의 성장전략은 인수합병(M&A) 중심으로 비철강 계열사들을 대폭 확장해 왔다. 그러나 성장성과가 지연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가 하면 재무 안정성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철강산업의 글로벌 환경은 중국 철강산업의 급속한 확장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됐고, 포스코는 경영악화로 국제 신용평가사들에게 신용등급을 깎이기도 했다.

이에 맞서 권 회장은 비철강·비핵심 사업의 구조조정 및 국내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철강본업의 경영우위를 굳건히 확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우량 계열사라 하더라도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 이상은 매각하거나 기업 상장을 추진하고, 사업구조 효율화를 위해 그룹 내의 사업통합과 분리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관심이 쏠린 곳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과 동부제철 인천공장(이하 동부인천스틸) 및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인수추진 과정이다.

◆본업 중심과 캐시카우 놓고 저울질?

사실 포스코는 기업설명회 이전, 권 회장 취임 이후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그 일환이 호주 광산업체 샌드파이어의 지분과 미국 합작강관사 USP의 매각 진행이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 4월 두 사업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샌드파이어는 포스코가 3800만달러에 지분 19.99%를 매입한 호주의 구리 광산업체고, USP는 포스코와 세아제강, 미국의 US스틸이 합작 투자한 강관사다.

두 사업의 매각과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샌드파이어는 구리 광산업체로 비주력 사업이기 때문에, USP는 저수익으로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핵심 사업의 구조조정으로 경영권을 강화하겠다는 권 회장의 발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매각설의 중심에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상황이 다르다. 대우인터내셔널을 포스코의 핵심 사업군에서 한 발짝 떨어진 기업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포스코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비핵심 사업이지만 저수익 사업은 아닌 것. 권 회장도 이 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권 회장은 기업설명회에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이후 미얀마 앞바다에 가스가 쏟아지고 있다. 흑자를 내고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어서 외국에서 관심 갖고 있는 업체도 없지 않을 것"이라며 "대우인터내셔널은 연간 2000억원에서 3000억원 규모의 흑자를 낼 수 있는 기업"이라고도 말을 보탰다.

대승적 차원에서 조금 더 나은 경영활동을 통해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할 대상이 나온다면 매각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는 제언이다. 

결국, 현금 창출을 향후 3년간의 경영 활동에서 최우선 목표로 세운 상황에서 최고의 현금창출원을 매각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동부 패키지 인수, 문제는 '가격'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인수 문제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권 회장은 앞서 기업설명회에서 "5월 말까지 실사가 진행되는데 그 결과를 가지고 판단하겠다"고 단언했다. 일부 매체를 통해 실사 마무리 시기가 조금 앞당겨질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으나 동부 패키지에 대한 실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다만 기업설명회에서 권 회장이 "나는 포스코 회장이지만 철강협회 회장이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철강 자체가 장기적으로 건전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측면에서 책임을 갖고 있다"는 말에 비춰 봤을 때 포스코의 동부 패키지 인수는 설득력이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19일 기업설명회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목표로 한 중기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본업 중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 포스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기업설명회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목표로 한 중기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본업 중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 포스코

동부 패키지 인수가 표류할 경우 자칫 중국 등 해외 자본이 침투해 동부인천스틸을 삼킨 뒤 국내 철강업계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수 가격이다. 구체적인 희망 인수 가격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동부그룹은 1조5000억원 이상, 포스코는 8000억원가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의 한 가지 목적이 재무안전성인 만큼 현금 투입을 최소화해야 하는 포스코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이 밖에 구조조정 가능성 계열사는?

일각에서는 포스코 계열사 가운데 10개 안팎이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가운데 매각설이 불거진 포스코엠텍의 경우 자산 매각과 원가 절감 등의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회사가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권 회장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원상복귀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포스코는 현금 확보 차원에서 우량 계열사들의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군으로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특수강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구체적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다. 다만 권 회장은 연내에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는 계열사로 포스코에너지를 꼽았다.

단순히 수익성을 기준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를 점쳐보자면 철강·비철금속·소재 관련 분야 기업 중 절반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할 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적자 기업이지만 매각 가능성이 적어진 포스코엠텍을 비롯해 포스코강판, 포스코AST, SPFC, 포스하이메탈, 포스하이알 등 7개사가 적자를 봤다.

건설·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메가에셋과 포스코휴먼스는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었고, 포스코에이앤씨건축사무소와 순천에코트랜스는 적자였다.

에너지·발전은 그룹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로, 관련 계열사들의 성적이 비교적 준수하다. 하지만 부산이앤이, 포뉴넥, PSC에너지글로벌, 탐라해상풍력발전, 포스코이앤이 등의 계열사는 줄줄이 적자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