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예탁원 살아있는 '금융한류 로드맵'에 업계 관심

중앙예탁기관 도약 위한 4대 전략 확정, 펀드거래 지원 확대

정수지 기자 기자  2014.05.28 15:07:3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한국예탁결제원(사장 유재훈)이 국내 금융업의 글로벌 진출의 '첨병'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증권발행과 유통, 자산운용, 대차거래 등 예탁결제산업의 규모와 질 모두 비약적인 성장을 거뒀으나 늘어나는 해외 직접투자 수요와 주요기업의 국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예탁원의 역할도 다양해졌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부임한 유재훈 사장은 예탁결제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선제적 대응과 신뢰받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나자는 의미로 예탁원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세웠다. 
 
유 사장은 취임사에서 "국가 간 자본거래 지원과 글로벌시장 금융 이슈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 예탁결제 인프라를 해외에 적극 수출해 우리 금융사들이 해외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 전자증권 도입계획 박차 '선진시스템 차용'
 
예탁원은 글로벌 리딩 중앙예탁기관(CSD)으로 도약하기 위한 4대전략(4G)을 선포했다. 여기에는 △제도 업그레이드(Global Standard) △신성장동력 확보(Growth Engine) △글로벌화 촉진(Globalization) △KSD 경영혁신(Good to Great) 등이 포함됐다.
  이미지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예탁원
 
예탁원은 전자증권을 단계적으로 도입했고 올해 안에 입법 절차를 적극 지원해 내년 이후 업무설계와 세부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자증권은 OECD 34개국 가운데 31개국이 전면 또는 일부 도입한 선진 금융시스템이다. 
 
또 전통적인 예탁결제 서비스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지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벤처기업 주식 및 채권을 발행하고 예탁제도를 일괄예탁·수용으로 개선해 지방기업과 벤처투자자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위한 증권발행과 예탁, 투자자명부관리를 통해 창업자금 조달에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신생기업이 온라인 중개업체를 통해 여러 투자자로부터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시스템이다. 
 
유 사장은 그중에서도 퇴직연금 시장 참가기관의 표준화와 자동화를 임기 내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중앙 집중식 인프라의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예탁원의 역할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호주의 경우 2009년 정부 주도로 퇴직연금시장의 표준화와 자동화를 위해 슈퍼스트림(SuperStream) 정책을 도입해 연간 83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펀드 평가정보와 가격정보 등 주요 정보를 중앙집중 방식으로 송수신하는 '펀드넷(FundNet)' 서비스도 확대 제공된다. 펀드넷은 2004년 4월 개설이후 자산운용사와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 등 300여개 기관이 이용하고 있다. 
 
예탁원은 공모펀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펀드넷의 기능을 헤지펀드와 대체투자시장에도 확대 적용하겠다는 각오다. 유 사장은 지난 3월 아시아-오세아니아 자산운용협회(AOIFA) 미팅에 직접 나서 펀드넷 시스템의 우수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펀드넷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는 연간 687억원 규모로 2006년 대비 약 2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인프라 확대, 국가 간 공조 추진
 
  이미지  
 
예탁원의 '금융한류' 로드맵은 글로벌 예탁결제서비스 확대로 구체화되고 있다. 늘어나는 해외직접투자 수요에 대비해 거래비용 절감과 투자자 지원을 위해 36개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외화증권 예탁결제 서비스를 확대, 개선했다. 
 
이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은 외화증권 투자에 따른 예탁과 결제, 권리행사 등 복잡한 업무를 예탁원이 선임한 외국보관기관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 예탁원은 터키, 브라질, 러시아 등 서비스 대상국가를 확대했으며 외화증권 종목과 권리행사 관련 서비스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펀드 투자와 국내펀드의 해외 판매를 위한 지원도 확대해 글로벌 펀드플랫폼 연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아시아지역 펀드의 등록과 판매, 운용규제를 통합해 시장은 단일화하는 '아시아펀드패스포트(ARFP)'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ARFP 역내 표준화 기회를 선점해 태국, 몽골, 브라질 등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특화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지난 3월 이 같은 구상을 완성하기 위해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통합그룹(OREI)과 공동 워크숍을 주최했으며 이 자리에서 한국 금융시장의 인프라 수출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에는 이란 중앙예탁기관(CSDI)과 증권시장 정보 및 상호교류 확대를 목적으로 포럼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 예탁원은 몽골 금융위원회와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홍콩에서 국제대차컨퍼런스 주최자로 나서는 등 국제협력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