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기자 기자 2014.05.28 11:14:35
[프라임경제] 내달 4일 지방선거에서 서울, 경기도와 함께 3대 격전지로 꼽히는 인천광역시가 이름값에 못 미치는 경제적 입지로 입도마에 오르게 됐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를 통해 상장기업 본사 소재지를 전국 5대권역(수도권·영남권·충청권·호남권·기타 강원 및 제주)으로 구분해 규모와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 인천은 같은 수도권인 서울의 5분의 1, 경기도에는 7분의 1에 그쳤다. 이는 전국 기준 상장사 분포 비중이 9.8%에 불과한 영남권 내 경북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인천, 상장사 집계 결과서 3등에도 못 껴
상장기업이 많을수록 지방자체단체의 세수 확보와 지역대학 우수인재 영입에서 상당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금융부채가 13조원(기획재정부·2013년 12월말 기준)에 달하는 인천으로서는 상장사 육성 및 유치가 현실적인 재원마련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달 7일 기준으로 전국 5대권역의 상장사 분포 현황을 집계한 결과 수도권에 전체 상장사 가운데 70.84%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수도권인 인천은 서울과 경기에 비해 차이가 현격했다. 비상장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경우 투자금조달이 용이하고 지자체의 세수확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인근 대학의 우수인재 영입에도 도움을 주는 만큼 지방기업의 상장추진이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경제 정책이 될 수 있다. ⓒ 한국거래소 |
이달 7일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의 70.84%(1251개사)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이 697개(전국대비 39.47%)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가 484개(27.41%)를 보유해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같은 수도권인 인천은 이들에 크게 못 미쳤다.
인천 소재 상장사 수는 70개로 전국 비중에서 3.96%에 불과했다. 유가증권시장 25개(3.47%), 코스닥 42개(4.23%), 코넥스 3개(5.88%) 상장사가 지역에 터를 잡고 있다. 반면 전국 비중에서 10%도 안 되는 영남권, 경남지역 상장사 수는 77개로 경기에 이어 3위였다. 경남에는 유가증권시장 37개(5.13%), 코스닥 40개(4.02%) 상장사가 포진해 있다.
인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이달 27일 기준 인천지역 내 영업등록이 돼 있는 기업은 총 1만6414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2012회계연도 기준 종업원 수 20명, 매출액 10억원이상 기업은 총 733개로 이들 중에서 상장사 비중은 10%도 채 안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방기업의 상장이 해당 지역의 경제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철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차장은 "상장을 통해 지방기업의 신인도와 재무건전성이 높아지면 가장 먼저 지자체 세수 확보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지역대학들도 우량상장사와의 인접성을 내세워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균등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역시 "상장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인데 상장기업이 적을수록 자본시장의 기능이 위축되고 결국 투자부진과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며 "금융위원회, 거래소 등 정부차원에서 신규 상장사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역이나 정권실세나…"아무것도 몰라요"
그러나 정작 인천의 행정과 경제를 이끌겠다고 나선 유력 후보들은 관련 현황은 물론 중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인천이 다른 수도권에 비해 상장사가 턱없이 적다는 지적에 송 후보 캠프 측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답을 내놨다. 지역기업 상장 추진과 관련해서는 "인천이 특히 취약한 부문이 금융 분야인데 청라지구에 하나금융타운이 조성되면 상당부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4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나선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지난 20일 청라국제도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연합회가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유정복 캠프 |
그런 송 후보의 선거공보물에는 △6대 신성상산업 육성 △글로벌 기업 10개 유치 △중소기업 30개 중견기업으로 육성 △청년창업기업 1000개 지원 △경제자유구역 확대 등을 담은 '3020 공약'이 실려 있다.
유정복 후보 역시 별다르지 않았다. 유 후보는 기업경제와 관련해 '인천 특화산업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을 공약했다.
캠프 관계자는 "인천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산업내용이 조금씩 다르다"며 "시장 직속으로 투자 및 기업유치단을 구성해 특화산업을 발굴하고 투자유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 후보 측도 아직 예비심사만 거친 영종도 카지노 복합 리조트 사업을 핵심 경제공약으로 꼽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최근 2~3년 동안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시장에 진출한 공모주 대부분이 높은 청약경쟁률과 주가상승으로 승승장구했다. 정부도 지난달부터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을 앞세워 기업상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여야 후보들은 기본적인 경제원칙조차 외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