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남 광양시장 선거전이 갈수록 혼탁 양상을 띄고 있다. 이합집산과 흠집내기를 통한 혼탁선거 양상이 역대 시장선거 가운데 가장 심하다는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출마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재무(54), 통합진보당 유현주(43), 무소속 정현복(64), 정인화(56) 후보까지 4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판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재무와 정현복 후보가 앞서 나가는 형국이다. 이성웅 시장이 3선(12년)초과 연임제한에 걸려 출마가 봉쇄됨에따라 '힘깨나' 쓰는 정치.행정가들이 대거 출마해 한때 10여명이 시장직을 탐냈으나, 그나마 걸러져 4명이다.
최근까지도 새정치민주연합 시장 공천에서 아깝게 패한 이정문 전 후보(시의장)가 불공정경선을 주장하며 '홧김에' 동생(이성문)을 무소속으로 출마시켜 선거판도를 뒤흔들었다.
'형님의 한(恨)'을 풀겠다며 패기있게 출마선언했던 이성문씨는 지난 16일 선관위에 시장후보로 등록했다가, 일주일만에 사퇴해버려 정치판을 '희화화'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이정문 전 후보가 탈당, 무소속 정현복 캠프 합류를 선언해 4년전 지방선거처럼 비슷한 구도를 만들어놨다.
4년 전 광양시장 선거판에서는 민주당에서 우윤근 국회의원의 친구 서종식 변호사를 공천자로 결정하자, 정현복씨가 탈당해 무소속 이성웅 후보를 밀어 현재의 이성웅 3선시장 시대를 만들었다.
방송사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내 우세를 점하고 있는 김재무 후보는 경쟁 후보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기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김 후보는 시장후보 가운데 신고재산(17억여원)이 두 번째로 많고, 6건의 전과가 논란이다. 경쟁 후보들은 "전과자에 시정을 맡길 순 없다"며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대해 김 후보는 "전과기록 6건 중 5건은 회사운영을 하며 대표자로서 책임을 지고 받은 벌금형으로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 전과는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상대 측에서 물고 늘어지고 있다.
대머리를 당당하게 드러내며 자신을 '빛나리'로 홍보하고 있는 정현복 후보는 4년전 선거에서의 실패를 설욕하겠다며 오래 전부터 지역구 관리를 해 왔다는 후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에서 밀린 이정문 후보와 '잽싸게' 접촉, 상생을 통한 후일을 도모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한치 앞을 못보는 혼란스런 선거판에 시민들의 정치냉소만 불러온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하나는 '화려한스펙'을 자랑하는 정인화 후보의 부진이다.
행정고시 출신인 정 후보는 장흥부군수, 여수부시장, 광양부시장을 거쳤으며,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내 2인자인 '행정개발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부(副)자'를 4군데나 달았다.
행정경험이 풍부해 인물 경쟁력 면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지만,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상대후보들조차 선거전략과 홍보 면에서 대응부재라는 지적을 제기할 정도다.
광양선거판이 이합집산과 합종연횡 등 온갖 추문을 낳는데는 광양 지역의 독특한 형세와 무관치 않다. 광양은 인구 15만명이지만, 광양읍권과 신도심(중마동)으로 상권이 확연히 나뉘어져 있다.
광양제철소와 협력업체 직원 상당수가 경상도 출신이라는 점도 특이사항이다. 15만명 가운데 40%인 6만여명이 외지인인 것으로 잠정추산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선거철만 되면 제철소가 있는 동쪽과 토착민이 많이 살고 있는 서쪽간에 '소지역주의' 투표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제철소 협력업체에 다니는 김모씨(42)는 "사천에서 이사와서 느끼는건데 사람들이 '우물안 개구리'식 배타적인 성향이 강하다"며 "선거판이 이렇게 혼탁하게 만든 정치인들은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