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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여지도] 합병 앞둔 하나SK·외환카드…변수는 노조

7월 외환카드 독립법인 출범 후 연내 합병, 노사 합의 관건

이지숙 기자 기자  2014.05.27 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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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09년 11월 출범 후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하나SK카드가 외환카드와의 합병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분할에 대한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외환카드는 7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고, 하나SK카드와 올해 안에 합병이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 기준 전업 카드사 중 하위 그룹에 속한 하나SK카드는 외환카드와 합병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단숨에 4.6%에서 8%까지 올라 우리카드(8%), 롯데카드(7%)와 비슷해진다.

◆하나SK카드 모바일카드 내세웠지만 적자 연속

하나SK카드는 지난 2009년 11월 하나은행의 카드사업 부문을 분리해 설립된 뒤 2010년 2월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현재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은 각각 51%와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설립 6년차 기업인 하나SK카드는 여전히 실적이 안정 국면에 진입하지 못하고 하락과 반등을 거듭 중이다.

창립 2년만인 2011년 255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빠르게 안정 궤도에 들어서는 것 같았지만, 2012년에 다시 △29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 전환 후 클럽SK카드를 출시하며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것이 손실을 키운 것이다.

지난해에는 2009년 11월 분사 후 공격적 마케팅에 쓰인 초기투자비용이 줄어든 덕분에 다시 35억원 당기순이익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1년 8월에는 고객 정보 5만건이 유출돼 홍역을 치렀으며, 이로 인해 기관주의와 과태료 600만원의 처분을 받았다.

시장점유율도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출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분사 이전 하나은행 내 카드사업은 당시 점유율이었던 3.3%에서 1.3%p 확대되는 것에 그쳤다. 다만, 타 카드사보다 시장 진입에 앞장선 모바일카드 사업 부문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범 후 2010년부터 모바일카드 시장에 뛰어든 하나SK카드는 타 카드사가 아직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주춤하는 사이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다. 지난해 업계 첫 모바일카드 연간 이용금액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1월말 현재 유심형 카드 104만장을 발급했다. 지난 4월부터는 앱 기반 모바일결제 시스템인 '모비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유심형 카드에 주력하던 하나SK카드는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앱형 카드 출시가 늦어지며 향후 '모바일카드 선두기업' 타이틀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꾸준히 모바일 리더십 강화에 힘쓰며 모바일결제 시스템과 겟모어(get more)를 활용한 멤버십, 빅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마케팅플랫폼을 구축해 미래 먹거리를 위한 핵심 경쟁요소를 꾸준히 개척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시장판도 뒤흔들 활력에도 민심 '흉흉'

이러한 상황에서 외환카드와의 통합은 일단 하나SK카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환카드는 자본금 6400억원, 자산2조6000억원으로 자본금 5900억원, 자산 3조2000억원을 보유한 하나SK카드와 합치면 업계 점유율은 7.8% 수준에 이르게 된다.

특히,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합병되면 상당한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이 절감된다. 현재 가맹점이 40만개에 불과한 하나SK카드는 외환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220만개 가맹점 네트워크를 공동 이용할 수 있어 막대한 가맹점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외환은행 노조가 금융위원회 앞에서 외환카드 분사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 외환은행 노조  
외환은행 노조가 금융위원회 앞에서 외환카드 분사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 외환은행 노조
또, 모바일카드를 강점으로 젊은 고객층이 주를 이루고 있는 하나SK카드와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외환카드는 주 고객층이 겹치지 않아 시너지가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또한 올해 정해붕 하나SK카드 사장을 연임시키며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3월부터 하나SK카드 사장을 역임해 온 정 사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임이 불투명해 보였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조직 안정화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업계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 통합과정에서 새 임원 보다는 기존 임원이 조직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통합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SK카드 노조가 양사 통합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약속한 5년 독립경영에 위반된다며 두 카드사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 21일 외환은행 카드부문 분할 예비인가 후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위원회가 오직 하나금융지주만을 위한 특혜성 승인을 선택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카드분사는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을 위한 것으로 외환은행에 대한 하나지주의 일반적인 자산 강탈이다"라며 "외환은행은 연평균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온 3조원 규모의 카드사업 자산을 하나지주에 무상으로 이전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나SK카드 노조 또한 외환카드보다 20~30%가량 낮은 급여 수준 인상과 고용안정을 위한 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SK카드에 따르면 노사는 두 카드사 통합 후 3년간 직원 고용 보장을 담은 내용으로 최근 합의했으며, 단계적인 급여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