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대표 최세훈, 이하 다음)은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이석우)를 흡수 합병, 다음은 존속하고 카카오는 소멸된다. 하지만 합병 완료 때 다음의 최대 주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등극하게 돼, 일각에서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해 우회상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다음과 카카오는 2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 계약 체결에 의한 '다음카카오' 출범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양사에 따르면 현재 다음의 최대주주는 13.67% 지분을 보유한 이재웅 다음 창업자며, 카카오 최대주주는 29.24% 지분을 소유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다. 합병 완료 때 다음의 최대주주는 김범수 의장으로 변경되며, 지분율은 22.23%가 된다.
또, 김 의장은 카카오 지분 23.15%을 보유한 카카오 관계회사 케이큐브홀딩스를 100% 소유하고 있다. 이를 다음카카오에 적용했을 때, 약 39.8%의 다음카카오 지분을 김 의장이 갖게 되는 셈이다.
최세훈 다음 대표(왼쪽)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26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양사 합병을 전격 발표했다. ⓒ 다음커뮤니케이션 |
합병 형태는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양사는 오는 8월27일 예정된 합병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양사의 통합법인인 다음카카오는 10월1일 출범한다. 또, 다음카카오는 10월14일 우회상장 심사를 거쳐 코스닥에 상장될 계획이다.
다음카카오는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며, 다음과 카카오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다음카카오 본사는 현재 다음의 본사인 제주도며, 현재 △제주도 △서울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각각의 양사 사무실도 유지된다.
이날 최세훈 대표는 "기업 간 주식의 양수도가 없는 순수한 합병은 한국기업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각사가 지금까지 구축해온 조그마한 성과에 안주하거나 욕심을 앞세웠다면 오늘과 같은 자리는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내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시장을 발전시켜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와 편익을 돌려주고, 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시장에 도전하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석우 대표는 "이번 합병은 양사의 차별적 핵심 경쟁력을 통합해 당면 과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강점을 강화하는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IT 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다음카카오는 현재 양사 전문 역량을 서로 활용해 모바일 시대, 모바일 이후 다가올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며 "국내시장 영향력 확대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을 보탰다.
다음은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양사 합병 후 조직개편 방향과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컨트롤타워에 대해 말해 달라.
▲(이 대표)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절차를 밟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 컨트롤 타워도 마찬가지다. 천천히 정리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최 대표) 다음카카오는 공동대표 형태로 운영된다. 다음 대표인 저와 카카오 대표가 공동 대표직을 맡게 된다. 당분간 각자 열심히 일 하고 통합된 후 조직개편과 관련해 추후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합병 후 유가증권(코스피)에 상장할 계획은 없는가.
▲(최 대표)통합법인은 코스닥시장에서 2위 수준의 시가총액이 된다. 코스닥에서 1위 위상을 갖는 회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합병은 누가 먼저 제안했는가.
▲(최 대표)업계에서 항상 만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논의했다. 양사 경영진들의 그런 생각들이 발전해 합병까지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언제 누가 먼저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
-카카오 대주주 중 중국 텐센트가 있다. 양사 합병에 대한 텐센트 반응은.
▲(이 대표)텐센트는 카카오의 2대 주주며 이사회 멤버다. 텐센트는 이사회 승인을 거칠 때 합병에 찬성했고, 주주와 이사회 멤버로 우리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텐센트는 경쟁사이며 투자사다. 한국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가져갈 수 있는 우려도 있다.
▲(이 대표)텐센트는 주주·이사회 멤버로 합당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합병 정책 등을 지지하고 있으며,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카카오 지분 약 13% 정도를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주주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시장 공략에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대표)중국시장 진출과 텐센트 주주참여가 상충되는 부분은 없다. 당장 중국 진출 전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 외 큰 시장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이 나올 수 있다.
카카오는 중국자본 유입으로 수혜를 받은 기업이다. 중국계 자본으로 큰 회사로 성장한 경우가 많다. 부정적으로만 봐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좋은 기회가 돼 IT산업 발전의 발판이 되는 것이라면 환영해야 하지 않겠나.
-다음 게임사업 부문 분사도 합병 논의 과정에서 진행된 사안인가.
▲(최 대표)합병과 무관하다. 다음게임 분사 목적은 게임 콘텐츠 전문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다. 독립법인을 만들고 있으며 절차는 곧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음카카오의 자회사가 될 것이고, 게임 전문 회사로 시장에서 성장할 것이다.
-다음 ID로 카카오 게임하기 등 게임분야에 선보일 서비스가 있다면.
▲(이 대표)구체적 서비스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모바일 게임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광고·커머스 등 다른 시장들도 많이 성장하고 있다. 다음이 갖고 있는 광고 플랫폼 콘텐츠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모바일 이후 어떤 시대가 올 지 모르지만 그 시대에 충분한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기업들이 해외에서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응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할텐데, 합병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이 대표)현금도 중요하지만 여러 리소스도 필요하다. 전세계 모든 이용자에게 보다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금도 중요하다. 하지만 다음에는 콘텐츠·검색서비스·인재 등 훌륭한 자원들이 많다. 이를 카카오와 합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본다. 그런 의미에서 합병을 결정한 것.
-양사가 합병하면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최대주주로 변경됐다. 카카오가 다음을 흡수하는 모양새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합병 후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이 대표)김범수 의장이 최대주주가 된다. 결국에는 우회상장이 맞지만, 합병의 주요 이유는 양사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떤 서비스를 개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양사가 겹치는 사업은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최 대표)똑같은 영역에서 서비스하는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논의는 아직 없었다. 다음 서비스 장점과 카카오 서비스 장점이 각각 있다. 한 회사에서도 유사 서비스가 있을 수 있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갈 수 있는 방법으로 합병된 법인에서 고민해 가겠다.
(이 대표)정리보다는 새롭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더 많이 채용하고 규모도 늘리고 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추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차근차근 고민할 것이다.
-양사 모두 해외사업에 부진하다. 해외 진출 측면에서 어떻게 시너지를 창출할 것인가.
▲(이 대표)갈 길은 멀지만 어느 정도 규모의 해외 유저들이 있다. 양사가 힘을 합치면 이전보다 2배, 3배 더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카카오는 동남아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시도들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신주 발행 규모는.
▲(최 대표)4300만주 합병 신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웅 전 다음 창업자가 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는 것에 대한 사전 협의가 있었는가.
▲(최 대표)이 창업자는 다음카카오의 주주로 남을 것이다. 사전에 협의됐다. 매수 청구권에 대해서는 각사가 기준에 따라서 정해놓은 액수가 있고, 합병 과정 및 주주총회에서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도록 노력할 것이다.
-검색시장에서 이번 합병이 네이버 독주체제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인가. 합병 후 가장 먼도 연동이 가능한 서비스는 무엇인가.
▲(최 대표)다음은 검색시장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합병을 통해 모바일 검색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비즈니스 플랫폼 연동 등 여러 아이디어는 있지만, 구체적 논의는 향후 시작될 예정이다.
-마이피플 가입자가 현재 약 2000만명인데, 활성화 이용자 수는.
▲(최 대표)활성화 이용자 수는 300만~350만명이다.
-양사의 합병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어떤 서비스로 더 좋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겠는가.
▲(이 대표)모든 의사 결정 중심은 사용자다. 카카오 장점인 모바일에서의 친구 관계를 활용, 다음이 갖고 있는 검색·정보·생활 관련 여러 서비스들을 폭넓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과 모바일 이후 최적화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합병으로 네이버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이 대표)누구를 의식한 결정은 아니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게끔 한 전략적 결정이다.
(최 대표)다음카카오가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카카오의 주력사업은 무엇인가.
▲(이 대표)이미 형성돼 있는 사업이면 가는 길이 보이겠지만, 처음 가보는 길이다. 새로운 역사를 쓰는 기분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을 서로 가져가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많이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최 대표)같은 생각이다. 각각의 서비스와 주력 서비스 등 우리 장점을 갖고 현재 모습의 다음(Next)을 갈 수 있는 새로운 회사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추가 인수합병 계획 및 이사회 구성에 대해 말해 달라.
▲(최 대표)양사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M&A·투자·제휴를 진행해 왔다. 합병 후에는 그러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구체적 내용은 논의된 바 없다.
두 회사는 결혼했다. 비전을 같이 공유할 회사들이 하나로 합쳐져 결혼한 것. 시너지를 만들고 방향성을 가져가야 한다. 이 같은 정신으로 양 이사회가 하나로 통합돼 운영될 것이다. 합병 후 이사회 구성이 정리될 것이다.
-카카오가 합병이라는 선택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이 대표)매출·이익 관점으로만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유저에게 가치있는 서비스가 무엇이 있나 생각했다. 자생 성장에는 한계가 분명 있다라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직원 한 명 한 명을 선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하나씩 진행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에 비해 해외에서는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다음과 함께 하면 시간도 단축되고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조속히 내놓을 수 있다.
-뉴스서비스 관련 합의된 바가 있는가.
▲(최 대표)앞으로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다.
-김범수 의장과 이재웅 창업자는 이번 합병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이 대표)자연스럽게 서로 어떤 방식의 제휴가 좋을까 의견을 나눴고, 이들이 큰 결정을 내려줬기 때문에 합병이 가능했다고 본다.
-합병 후 출범할 다음카카오 본사는.
▲(최 대표)통합법인 역시 본사는 제주다. 현재 제주·서울·판교 사무실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다음카카오의 해외 및 국내시장에서의 시너지 창출 방안은.
▲(이 대표)해외시장은 중요하고, 국내시장도 무시할 수 없다. 합병 후 역량이 증대됐기 때문에 자생적 부분이 아닌 큰 틀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국내외 나눠서 보지 않는다. 유저들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양사 직원의 화학적 결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경영진 입장에서는 연애 결혼인데, 직원 입장에서는 중매 결혼이다.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 대표)조직문화가 중요하다. 다음은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창의력과 소통이 중요하다. 또 수평적으로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가치가 높다. 이 같은 조직문화가 비슷하기 때문에 직원 간 화학적 결합이 빠르고 쉽게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이 대표)가입자 수 목표는 1억 사용자를 넘긴 작년 6월로 끝났다. 더 이상 목표는 가입자 수가 아니다. 장기 목표는 작년에 발표한 바 있는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 만들기'와 '연간 매출 10조원'이다.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가 잘 성숙할 수 있도록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을 하겠다.
-합병이 늦은 것은 아닌가.
▲(최 대표)IT 모바일의 새로운 역사를 쓴다고 본다. 다음카카오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까지 경쟁력 가진 회사로, 다음을 가진 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 대표)결과적으로는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채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