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0월 상륙할 '다음카카오'의 파괴력이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합병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던 네이버의 아성에도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스닥상장사인 다음의 시가총액은 23일 종가기준 1조590억원 정도다. 카카오의 몸값은 같은 날 장외시장 가격인 9만원을 기준으로 환산할 때 2조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시가총액 규모 3조원대의 초대형 IT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시총 3조원대 '매머드급 IT기업'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양사 합병이 기업가치와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으로서는 네이버에 뒤처졌던 포털 영향력을 키울 수 있고 카카오는 모바일에서 인터넷 서비스 시장을 본격 공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포털 시장에서 다음의 성장성이 약해지고 있고 카카오는 전반적인 인터넷서비스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특히 두 기업의 강점이 어우러지면서 네이버 중심으로 짜여졌던 포털 업계 역학관계가 바뀔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안 연구원은 "다음의 검색, 디스플레이 광고, 게임 부문과 카카오톡을 비롯한 모바일 서비스가 어우러지면 10년 넘게 독주했던 네이버의 영향력을 상당부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입장에서는 다음이 가진 '인프라'를 가져오고 다음은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할 일"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카카오플랫폼과 다음의 포털 리소스를 접목하면 단기적으로 광고와 게임, 콘텐츠 부문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향후 '다음카카오'의 주가가 현 수준대비 30%가량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 연구원은 "지금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합병 이후 최소 30% 이상 주가상승 요인이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시너지를 감안하면 추가 상승여력도 충분하다"고 낙관했다.
◆이재웅 다음 대표 지분율 5% 수준으로 급감
다음카카오의 등장과 더불어 합병회사의 지분구조도 관심사다. 표면적으로는 코스닥상장사인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합병하는 것이지만 실제 지분율과 영향력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몫이 훨씬 크다. 즉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해 주식시장에 진출하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얘기다.
김범수 카카오 대표의 지분은 본인 보유분인 29.9%를 포함해 총 53.6%에 이른다. 이에 비해 이재웅 다음 대표의 지분율은 14.1%에 불과하다. 합병 후에는 김범수 대표 32.6%, 이재웅 대표 5.5% 수준으로 격차가 더욱 벌어져 이 대표의 지배력 약화가 향후 경영상황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오는 10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8월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10월1일을 합병기일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신주상장은 같은 달 14일이다. 합병비율은 다음과 카카오가 1대 1.556며 카카오 주식을 다음의 신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합병신주는 총 3294만1170주로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약 2조5000억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1위인 네이버 주가는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 이상 하락한 75만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