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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슬픔의 무게는 다를 수 없다

이보배 기자 기자  2014.05.23 1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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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일반인 희생자들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 강력히 항의한 것.

일반인 유가족 대책위는 지난 22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부는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들을 분류해 차별화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세월호 침몰 참사 추모공원에 안치될 대상을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로 한정하고 있고, 일반인 및 승무원 희생자들은 추모공원에 안치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16일 진행된 청와대 유가족 면담에서도 일반인 유가족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일반인·승무원 희생자는 모두 42명이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피해와 희생이 워낙 크다보니 이들의 고통과 절박함은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다.

그들 각각의 사연도 가슴 아프긴 매한가지다. 환갑을 맞아 여행길에 오른 초등학교 동창들이 목숨을 잃었고,제주도로 이사를 가던 도중 어린 딸만 살아남은 가족도 있다.

또 침몰 초기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승무원이 대부분이지만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승무원도 있다. 하지만 사망한 승무원 유가족들은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승무원에 대한 뉴스가 연일 보도되는 바람에 행여 숨진 가족이 구설에 오르내릴까 승무원이라는 사실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사망한 가족에 대한 슬픔 조차 감춰야 했던 것이다.

유가족들은 또 "일반인 희생자들이 대부분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 유가족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현실적 어려움도 토로했다.

보상과 관련 정부는 '선 보상, 후 구상권 청구'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 피해 보상액 산정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구조'에 우선순위가 밀렸다 하더라도 더 이상 늦어지면 안된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보상액으로 씻을 수 없겠지만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금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토대는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나.

참사 초기부터 단원고에 쏠리는 시선과 안타까움에 사실 기자는 일반인 희생자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공론화 시키지는 못했다. 민감한 시기에 말 한마디, 기사 하나로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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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비겁하지만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직접 나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야 이렇게 말을 보탠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선주의 탐욕과 정부의 뒤늦은 대처가 빚은 인재다. 그 피해와 희생에 선과 후가 있어서야 되겠는가. 일반인 희생자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대한민국 국민이다. 참사 희생자들의 유가족에 대한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