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수익률 100%이상을 기록한 종목 대부분은 특정 테마주 또는 단발성 호재에 기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종목 중에서 최근 3개월 동안 증권사의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제시를 받은 종목은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즉 10개 중 8개 종목은 뚜렷한 상승 이유 없이 두 배 이상 주가가 뻥튀기됐다는 얘기다.
◆코스닥서 총 25개 종목 올해 100%이상 폭등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초부터 지난 22일까지 10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코스닥종목은 총 26개였다. 이 가운데 감자를 단행한 스포츠서울을 제외하면 25개 종목이 올해에만 투자원금 대비 2배의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닥 평균 상승률은 10.19%에 그쳤다.
올해 초부터 지난 5월22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수익률 상위종목을 집계한 결과 10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종목은 총 26개사였다. 이 가운데 감자를 단행한 스포츠서울을 제외하고 나머지 25개 종목들 중 상당수는 특정 테마와 관련이 있거나 단기성 호재에 주가가 움직였다. ⓒ 한국거래소 |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아시아 톱스타 반열에 오른 김수현이 포진한 키이스트는 1225원이었던 주가가 최근 3500원대 후반까지 올라 191.43%의 수익을 냈으며 배우 이종석의 발굴과 서태지 컴백공연 계약을 성사시켜 주목받은 웰메이드 역시 138%의 수익률로 효자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것은 이들 중 상당수가 특정 테마의 일명 '대장주'(대표주)로 꼽힌다는 점이다. 홈캐스트는 최근 '황우석 테마'의 선두주자로 주목 받았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회사에 출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네이처셀 역시 줄기세포 테마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는 종목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급부상한 사물인터넷 역시 수익률 상위종목 '제조기'로 활약했다. GT&T는 사물인터넷의 핵심부품으로 꼽히는 비콘테마 대장주로 꼽혔고 기가레인, 코콤, 에스넷, 인성정보 등도 모두 관련 테마와 직간접적으로 엮여 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시행과 관련해 건자재주, 리모델링 관련주도 들썩였다. 빌트인 가전 생산업체인 파세코는 이사철 등 계절수혜주였지만 리모델링 규제가 완화되면서 올해에만 126% 치솟았다. 역시 건자재주로 꼽히는 르네코도 같은 기간 103% 치솟았다.
◆대부분 테마주, 급등사유 불명…“분석은 무용(無用)?"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에게는 '대박'을 안겼지만 이들 중 증권사 리포트를 통해 제대로 분석된 기업은 5개사에 불과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지난달 21일 삼화네트웍스(173.54%↑)에 대해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4120원을 제시했고 기가레인(149.45%↑)은 지난 15일 유진투자증권에 이어 19일 하나대투증권이 나란히 '매수'의견을 밝혔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8일 인성정보(128.77%), 이달 16일 파세코(126.52%↑)에 대한 매수 리포트를 냈고 동양증권은 가장 최근인 이달 22일 차이나그레이트(127.3%↑)에 대해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5080원을 제시했다.
그나마 증권사의 추천을 받은 것은 전체의 20%, 5종목 중 1개꼴이다. 고수익 종목 상당수가 증권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스닥중소형주, 특히 단기간에 주가 등락이 심한 종목들에 대해서는 분석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한 중형사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뚜렷한 실적호조나 펀더멘털 개선 같은 지표 없이는 기업분석을 할 수가 없다"며 "몇 달 사이에 이유 없이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종목들은 대부분 거래량이 아주 적거나 수치화할 수 없어서 증권사가 커버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가치투자보다는 단기간 고수익을 노리는 단타매매에 매달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높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이유가 없다면 건강한 투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증권사 리포트의 낮은 신뢰도와 획일화된 분위기가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자성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모 리서치센터장은 "마음대로 '매도' 의견을 낼 수 없는 경직된 문화에서 애널리스트이 지나치게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요즘 증권사마다 하우스 경력이 짧은 연구원들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자료가 많고 주가 변동이 크지 않은 대형주 중심으로 리포트가 쏠리는 면이 없잖아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