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부도 처리 수순에 들어간 위드스탭스는 22일 현재, 직원 1명만 남긴채 텅 비어 있어 향후 본격적인 파산절차를 예고했다. = 김경태 기자 |
[프라임경제] 위기설이 돌던 위드스탭스(대표 이상철)가 21일자로 사용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사실상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에 설립돼 캐터링(catering, 단체급식)과 공항 업무 위탁 부문에 강점을 보이면서 급성장한 HR아웃소싱 대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위드스탭스는 주요 거래처에 지난 4월30일자로 일방적 계약 종료 내용증명을 보냄과 동시에 본사 직원들에게도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갔음을 지난 21일 공식화 했다.
지난 해 매출액이 1000억원, 종사자 수 5000명이 넘을 정도로 업계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위드스탭스는 시장 확대 실패 및 수익성 악화, 투자 유치 불발 등 산적한 과제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드스탭스는 '서비스가 가장 좋은 회사'라는 모토를 가지고 사업 초기 '수익, 성과, 팽창'을 3대 중점 목표로 잡았을 정도로 수익성에 중점을 두는 듯 했지만 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제 살 깎아 먹기'식 출혈 경쟁과 내실 보다 외형 성장의 덫에 빠졌다는 것이 이번 부도 사태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이상철 대표이사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사)HR서비스산업협회 회장을 수 차례 역임하면서 업계 대표 인물로 급부상했지만 하면서 이번 부도 사태로 대내외적 치명타를 입으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도 이번 부도 사태를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최근까지 HR서비스산업협회 회장직을 장기간 재임했지만 회장사인 위드스탭스의 파산이 향후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위드스탭스의 이번 부도 사태는 사실상 수 년 전부터 예고됐다고 보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 이유로 위드스탭스의 양대 주력사업 축은 캐터링과 공항 업무로 이미 '레드오션' 시장으로 분류된 산업 분야 비중이 높았다는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캐터링 업무의 경우 인력 투입 대비 수익성이 좋지 않은 분야로 다른 경쟁사들은 오히려 계약을 서둘러 종료할 정도로 '기피 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위드스탭스는 자사 5000여명의 인력 중 아라코, 신세계푸드시스템 등 캐터링 인원이 무려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라코의 경우 과거 백산휴레택과 위드스탭스가 함께 운영하다 위드스탭스 독자 운영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성 부분에서는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게 됐다.
이는 해당 산업 분야가 아웃소싱 부분에 대한 수익금 상한선 제도와 함께 잦은 이직 및 결원 인력에 대한 대체 인원 투입 비용 증가로 캐터링 사업은 사실상 수익이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가 나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분야로 인식돼 있다.
결국 이상철 대표의 위드스탭스는 수익성보다 대규모 계약에 따른 매출확대에만 몰두해 결국 5000여명의 일자리가 날아가게 되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회사는 몇 년 전부터 자금난과 부도설에 시달리면서 급기야 다양한 채널을 통해 M&A를 타진해 여러 기업들이 실사에 들어갔으며, 약 2년 전에는 모 부동산정보업체와 투자를 위한 협약 단계까지 갔지만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 위드스탭스의 갑작스런 파산으로 직원들 역시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현재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번 사태로 직원들은 향후 퇴직금과 4대보험, 각종 세금 문제 해결 등 다시 한 번 고통의 시간이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위드스탭스의 파산으로 인해 주위 아웃소싱기업들의 움직임 또한 분주하다. 일부 업체에서는 위드스탭스의 거래처 중 인수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고 단독으로 운영하지 않고 복수로 운영하던 사용기업의 경우 기존 거래기업에게 업무를 늘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파산으로 가장 곤혹을 치르는 곳은 위드스탭스와 계약 관계에 있던 다수의 기업들로 향후 업무 공백 및 서비스질 저하 등에 깊은 우려감을 표시했다.
위드스탭스에 공항 업무를 맡긴 한국공항 담당자는 "이번 사태로 계약이 종료되면서 업무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신규업체를 선정하기보다 기존 운영하던 업체에 업무를 나눠서 업무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업무 안정성을 위해 향후 신규 업체 선정은 하지 않는 것으로 회사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진방템프에 이어 한국커넥션, 위드스탭스에 이르기까지 중견 파견업체부터 협회 회장사까지 파산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파견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수익성보다 매출위주의 영업, 무리한 사업 확대에 따른 투자금 미환수가 파산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파견업체의 줄도산으로 일부에서는 아웃소싱기업들의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다. 사용업체들은 일을 맡길 기업을 다시 찾아야 하고 파견 직원들의 퇴직금이나 4대보험금을 계약 기간 중 아웃소싱기업들이 조기 소진해 버려 신규 계약 기업에게 떠넘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등 고질적인 문제가 이번에 제대로 터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상철 대표는 최근까지 아웃소싱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 회장을 역임했지만 이번 파산 과정에서 여러 석연치 않은 부분과 무책임함을 보여줬다"면서 "남아 있는 직원과 관계사에 대한 보상은 누가 책임 질 것이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산업계에서 가장 모래알 같은 조직이 아웃소싱과 파견업계임을 감안한다면 이번 기회로 업계에 대한 고강도 쇄신과 저가 입찰로 인한 무리한 경쟁 보다 상생을 위한 선의의 경쟁이 다시금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