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남 여수시청 50대 공무원이 장성한 딸을 출가시킨다며 허위의 결혼식을 공지한 뒤 축의금까지 받아챙긴 사실이 들통나 망신을 사고 있다.
21일 여수시에 따르면 연말 공로연수에 들어갈 예정인 A팀장(59)이 최근 친분있는 동료 공무원 수백명에게 딸의 결혼사실을 알리는 청첩장을 돌리고, 이 가운데 50여명으로부터는 축의금을 수령해 수백여만원을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 팀장은 청첩장을 돌렸을 뿐만 아니라 청내 인터넷 내부게시판에도 결혼사실을 공지해 2000여명의 전 직원이 열람해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로 둔갑시켰다.
당시 청첩장에는 '큰딸이 오는 25일 서울에서 혼례를 치른다'고 게시됐으며, 축의금 수령을 위한 은행 계좌번호도 적혀 있었다는 것이 동료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거짓말로 밝혀졌다. 평소 친분있는 동료직원이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캐물은 끝에 발각됐다고 한다.
A씨가 혼례 당사자로 공지한 딸은 알고보니 이혼한 전 부인과 재혼한 남편 사이에서 출생한 딸로 A팀장과는 아무런 혈육관계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내막이 알려지자 A팀장은 황급히 "결혼식이 취소됐다"거나 "축의금을 이혼한 아내에게 전달하려 했다"고 둘러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소식에 동료 공무원 김모씨는 "가뜩이나 5월이면 돈쓸 일이 많은데, 계장님이 딸내미를 애운다('여의다'의 전라도사투리)는 소식에 한껏 축하해줬는데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사건이 확대되자 여수시는 21일자로 A팀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사기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