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새 제품을 연이어 내놓을 전망인 가운데 이 같은 특이한 전략의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중국업체들과의 저가 경쟁이 필수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와는 별도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우선 19일(이하 모두 각 현지시간) IT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은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G9098이라는 모델명의 폴더폰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 단말기는 갤럭시S2와 갤럭시노트3를 닮은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후면은 인조가죽으로 처리됐다.
800x480 해상도의 3.67인치 슈퍼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800 또는 801로 추정되는 2.3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2GB 램이 적용됐다. 1300만화소 카메라 등이 탑재되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구동된다. 하이엔드급으로 보기 무리가 없다는 풀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7인치 화면의 스마트폰 '갤럭시W'를 국내와 중국에서 동시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졌다. 해상도1280x720 풀HD에 7인치 화면, 쿼드코어 1.2GHz 프로세서, 1.5GB 램 등을 사용한다. 800만화소 카메라 등을 장착했다. 특히 4세대 이동통신 모뎀이 달려 있다. 태블릿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출시된다는 것인데, 7인치라는 크기는 스마트폰 크기로는 최고 수준이다.
삼성이 하이엔드급 폴더폰인 G9098를 중국에서 내세워 눈길을 끈다. ⓒ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연이어 독특하거나 고급형인 제품을 선보이는 와중에 이는 일단 산업연구원이 근래 내놓은 보고서의 신흥시장 특히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대한 조언과 궤도가 달라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고급형 외에도 신흥시장을 위한 중저가 제품으로 라인업을 다양화해야 하고, 신흥국의 4G LTE 서비스 본격화에 대응한 시장 선점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중국 스마트폰 산업과 주요 부품, 콘텐츠 등 다방면에서 전략적 협력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저가 라인업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필수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약 9%에서 2013년에는 무려 34%를 차지했다. 중국 내수를 잡지 않고서 스마트폰 세계 1위를 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한 상황이다. 스마트폰이 아닌 시장 크기 역시 만만찮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으나 성장률 측면에서 로컬 업체들에 위협을 받고 있다. 화웨이, 레노버나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샤오미는 중국 내수시장 자체 성적표에 힘입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레드미 1S이라는 저가형 스마트폰을 진출시키는 등 적극적 공세를 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 저가형 스마트폰 약진에 환율 문제 등 악재 겹쳐
이런 상황이고 보면 중저가 전략은 당연해 보인다. 세계 굴지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선진국의 시장 정체로 인해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중국 로컬 업체들이 저가형 스마트폰 등에 강세를 보이므로 치열한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온 애플이 저가형인 아이폰5C를 출시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하면 제조업체로서는 가격 하락 압력이 가해지면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저가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면 이는 평균 판매가 하락과 매출 증가율 정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바로 환율 악재다. 한국투자증권 보고서는 원화 강세의 부정적 작용을 우려하고 이어 "당초 신규 중저가폰 출시를 위한 재고조정으로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 중저가 시장의 경쟁 심화로 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장기적인 방향이 중가 혹은 저가 라인업 강화라고는 하지만 당장 밀어붙이기를 추진하는 것과는 문제가 다르다는 것.신흥국 시장 공략은 삼성전자가 아직 다른 스마트폰 기업보다 앞서기 때문에 이 같은 입지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하이엔드 폴더폰 혹은 독특한 제품 출시 등으로 이슈 선점을 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번 시간을 삼성전자가 어떻게 사용할지가 관건인데 중저가 라인업 강화 문제와 이를 통한 중국 시장 공략(중국 로컬 업체와의 경쟁)는 그런 점에서 흥미의 유통기한을 더 연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