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영업 정상화 돌입과 함께 이동통신시장이 또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영업재개에 돌입한 첫 날인 지난 20일 번호이동 건수는 시장 과열 기준의 2배를 넘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동시 영업재개한 지난 20일 번호이동 건수는 총 5만7154건이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기준으로 삼은 2만4000건보다 2배가 많은 수치다.
지난 20일 SK텔레콤(017670)은 번호이동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은 이날 2만9489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각각 1만2782명·1만4883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통사 간 뺏고 빼앗긴 가입자를 제외하면, SK텔레콤은 1만944명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이통3사가 동시 영업을 재개한 첫 날 SK텔레콤만 가입자 순증을 나타낸 것.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가입자 1만21명·923명 순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일부 단말에 과다 보조금을 실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영업정지 기간 번호이동시장에서 약 12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뺏긴 SK텔레콤이 50% 시장점유율 사수를 위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것.
이날 SK텔레콤의 가입자 유치 건은 지난 단독영업 기간 일평균 6200여명의 가입자 순증과 비교했을 때도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통3사 영업재개가 동시 시작된 20일 SK텔레콤이 번호이동시장에서 1만명 이상의 가입자 순증을 나타냈다. 이날 갤럭시노트2가 0원에 판매되며 여러 단말에 보조금이 실리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 프라임경제 |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본사 정책이 아닌 일부 유통망의 정책으로 판단돼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지난 19일 경쟁사 또한 불법보조금을 과다 실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에 선후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입자 유치 규모에 대해 SK텔레콤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영업정지에 따라 대기수요가 몰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7종 단말의 출고가를 인하한 것과 가족결합 프로그램 등을 통한 요금할인 부분도 가입자 순증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업계 관계자는 "출고가 인하와 무제한 요금제 출시 등은 이통3사 공통 사항"이라며 "영업정지 기간 가입자를 많이 뺏겨 50% 시장점유율이 무너진다는 예상들이 많아 내부 위기감이 큰 탓"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식석상에서 시장점유율 50%를 사수하겠다고 말하며 스스로 점유율에 족쇄를 채운 만큼,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보조금 정책을 사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20일 보조금을 먼저 사용한 것은 맞지만, 영업정지가 지속돼 온 만큼 대기수요 물량이 일정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0일 이통3사 부사장들을 불러 영업재개 후 불법보조금 경쟁을 지양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