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BGF리테일(대표이사 홍석조·박재구)이 상장 이틀 만에 시초가를 웃도는 수익률을 내며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 132위로 올라섰다.
차익실현 세력이 몰리면서 상장 첫 날 호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지만 '범삼성그룹주'의 후광이 톡톡히 작용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최대주주인 홍석조 대표와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은 홍라희 라움미술관장의 친동생들이다.
◆공모주 효과·'이건희 처가' 후광에 강세
공모 당시 4만1000원의 공모가를 확정했던 BGF리테일은 이보다 30% 이상 비싼 5만7000원의 시초가를 형성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상장 당일 종가는 5만2200원으로 밀렸지만 이튿날 곧바로 4% 이상 치솟아 5만7700원까지 뛰어올랐다.
시장에서는 BGF리테일의 초반 연착륙이 주가 흐름이 이른바 '공모주 효과'뿐 아니라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힘을 보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BGF리테일의 모그룹인 보광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처가라는 점이 새삼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19일 기준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은 불과 5거래일 만에 25조원가량 급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그룹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숨겨진' 삼성그룹 수혜주 찾기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 입원 이후 그룹 지배구조 관련 이슈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지배구조 변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이슈가 지속적으로 부각될 수 있고 그룹 내 역학관계에 따라 숨겨졌던 자산가치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보광그룹 계열사들이 '범삼성' 혈통으로 강세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보광그룹 계열 상장사는 △BGF리테일 △휘닉스홀딩스 △휘닉스소재 △STS반도체 △코아로직 5개사다. 이들은 대부분 홍석조 대표를 비롯한 형제들과 친인척들이 대주주인 친족 기업이다.
20일 시장에서 휘닉스홀딩스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고 STS반도체와 휘닉스소재는 각각 8.12%, 6.14% 치솟았다. 코스닥기업인 코아로직도 5% 가까이 상승해 그룹수혜주로 한몫을 차지했다.
◆목표주가 '극과 극' BGF리테일 어디로?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주의 상승세가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구체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것에 비해 보광그룹주의 경우는 투자자들의 막연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면이 크다. 삼성 지분 관계와 전혀 무관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처가'라는 혈연관계만 부각된 탓이다.
일례로 신규상장한 BGF리테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편의점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편의점 대표주'로서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부터 이미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이고 구체적인 극복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이를 반영하듯 증권사마다 목표주가에서 극명한 차이가 벌어졌다. 현대증권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7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이 증권사 이상구 연구원은 "순수 편의점업체로 시장지배력을 가졌고 부실점포 축소를 단행하는 등 안정적 성장이 돋보인다"며 "성숙 시장에 있는 일본 편의점업체 3사에 비해 국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황에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목표주가 6만원과 투자의견 '매수' 입장을 밝혔다. 이 증권사 유주연 연구원은 "동종업계나 글로벌 피어(선두업체)에 비해 저평가 매력이 있고 실적이 가시화되면 편의점 대표주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며 "상장 이후 로열티와 이자비용 같은 비용 부담도 줄어드는 등 차별화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풀이했다.
아이엠투자증권과 교보증권 역시 성장성 확보와 저평가를 이유로 각각 6만원, 6만2000원의 시초가 대비 높은 목표주가를 내놨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HMC투자증권은 4만8000원의 다소 '박한' 목표주가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증권사 박종렬 연구원은 "공모가(4만1000원)가 이미 적정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으며 경쟁사인 GS리테일보다 할증을 받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박 연구원은 또 "소비경기와 업황 모멘텀이 둔화돼 투자자들의 낮은 선호도와 공모자금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은 주가 매력도를 낮추는 결과로 작용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편 BGF리테일은 홍석조 대표(회장)가 34.9%(860만7495주)로 최대주주며 형제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9.2%) △홍라영 라움미술관 부관장(7.5%)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5.0%)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65.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