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여의도25시] 현대증권 '유병언 계열사'와 엮였다 십년감수?

티알지리츠 지분 작년 A증권사에 양도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5.15 15:14:3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문어발식 계열사가 연일 십자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증권이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쉴 일이 벌어졌는데요.

사건의 중심에는 최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이 수년째 임원으로 재직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티알지리츠(TRG리츠)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유 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가 오피스텔 분양사업을 목적으로 2010년 설립자본금 5억원을 들여 설립한 부동산개발업체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티알지리츠의 최대주주는 유씨가 대주주인 트라이곤코리아(32.9%)이며 2대주주는 대기업 계열 A증권사(19.9%)입니다.

굴지의 대기업 계열인 A사가 '유병언 관계사'에 직접 지분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증권사는 최근 상당한 곤경에 빠졌습니다. 참사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국민적 공분이 끓고 있는 탓에 좌불안석인 것이지요.

그런데 확인 결과 문제가 된 지분은 원래 다른 증권사 몫이었습니다. 작년 5월 A증권사는 현대증권의 제안으로 지분을 인수했다고 합니다. 결국 현대증권 대신 A증권사가 티알지리츠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고 뭇매를 대신 맞은 셈이지요.

A사 관계자는 "처음 투자를 제안한 것은 티알지리츠가 아니라 현대증권이었다"며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작년 5월경 우리가 인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현대증권은 서울 광진구 화양동 주상복합빌딩(오피스텔) 개발사업 프로젝트에 2011년 11월 PI(Principal Investment·자기자본직접투자)로 참여했습니다. 프로젝트 주체는 티알지리츠였고 현대증권이 나설 당시 분양률은 81%정도였다는군요. 최근 부진했던 부동산경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증권사가 리츠사 투자를 결정할 때는 분양수익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상장 차익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요. 현대증권과 A증권사 모두 사업성 검토 과정에서 이 부분에도 주목한 듯 합니다.

A증권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배당금과 상장 차익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며 "사업성을 검토했을 때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예상되는 세전이익만 100억원이 넘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2012년부터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인 현대증권은 이런 알짜 프로젝트에서 발을 뺐습니다. 왜일까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2012년 225억48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작년에도 737억5000만원의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2년에는 670억원, 작년에도 428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습니다.

A사의 설명을 빌리자면 빌리자면 현대증권은 충분히 이익을 볼 수 있는 사업을 중간에 포기한 셈입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내부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만 할 뿐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지분 양도와 관련해)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투자 과정에서 수시로 이뤄지는 지분거래였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련의 사태와 엮이는 일은 피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요? 석연찮은 부분을 뒤로하고 작년 5월 두 증권사는 지분 양도 협의를 마무리했습니다. 당시 분양률은 90%를 웃돌았다는군요. 해당 오피스텔은 오는 7월 완공될 예정입니다. 계약자들이 계약금과 이미 납입한 중도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깨지 않는 이상 분양은 성공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비난여론에서 한발 물러나게 된 현대증권으로써는 모골이 송연한 경험이 아닐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