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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소송에 '골골' 증권사, 법조인 관료 영입해 위기탈출?

동양증권 사외이사 3명 모두 현직 변호사·법학교수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5.14 16: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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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에게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소송부담이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자료와 각 증권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인가를 받은 증권사 61개 가운데 소송에 연루되지 않은 증권사는 23개뿐이었다. 전체 증권사 가운데 3분의 2가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증권사가 피고인 소송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동양증권(45건)이었으며 △우리투자증권(42건) △교보증권(19건) △하나대투증권, 한화투자증권(각 13건) △SK증권(12건) △현대증권(11건) △신한금융투자 (9건) 순이었다.

◆SK증권·동양증권 피소송금액 'Top 2'

소송금액 순으로는 SK증권이 604억4400만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지난해 회사채 불완전판매 논란에 휘말린 동양증권이 463억22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우증권도 각각 450억원, 372억원으로 소송가액 규모가 컸다.

   금융감독원에 공개된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인가 증권사별 소송건수 및 소송금액 현황. ⓒ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에 공개된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인가 증권사별 소송건수 및 소송금액 현황. ⓒ 금융감독원
농협금융지주로의 합병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19건의 소송을 당한 교보증권은 오히려 소송금액에서 우리투자증권보다 많았다. 42건의 소송을 당한 우리투자증권의 소송가액은 344억5700만원이었지만 교보증권은 19건의 소송금액이 344억6900만원을 기록했다.

SK증권은 2012년부터 산은퍼스트쉽핑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 등 3개 선박펀드 관련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은 하나은행과 LIG손해보험, 삼성생명, KDB생명보험이 문제의 펀드가 정기용선 계약 위조 등으로 부실화되자 판매사인 SK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2년째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SK증권이 일부 승소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배상액이 1심 재판 당시 248억원에서 57억원으로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49건에 달하는 재판에 피고로 이름을 올렸다. 소송금액은 331억6000만원이다. 동양증권 측은 "1심 이상 패소한 사건과 관련해 56억8800만원을 충당부채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결산이 이후 새로 제기된 소송도 6건이 추가됐다. 대부분 동양 회사채 불완전판매 혐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다. 동양증권 모 지점 차장이 고객 동의 없이 동양 회사채를 매입하게 했다며 개인 고객 A씨가 20억원대 소송을 제기했고 부실 회사채 판매 관련 개인투자자 80여명은 17억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소송 골머리 증권사, 법조인 임원 눈독?

이런 가운데 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증권사들이 법조인 출신을 잇달아 사외이사 등 주요 임원으로 영입해 눈길을 끈다. SK증권은 올해 3월 기준으로 등기임원 7명 가운데 2명이 모두 법조계 출신 모피아(경제관료 출신 인사)다.

사외이사인 조성익씨는 고려대 법학과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증권예탁결제원(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거쳤다. 이승섭씨는 법무부 특수법령과장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부장검사를 역임했다.

또한 SK증권의 최대주주인 SK C&C에는 유독 법조인 또는 관료 출신 등기임원이 많아 관심이 집중됐다.

사외이사인 이환균씨는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고 한영석씨는 청와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법제처장을 지냈으며 법무법인 우일 고문변호사다. 주순식씨는 경제기획원 대외조정실과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고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을 맡고 있다. 이용희씨는 재정경제부 국민생활국장을 거쳐 주 OECD 대표부 공사를 지냈고 NICE신용평가 부회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동양증권은 사외이사 3명이 모두 법조인 또는 현직 변호사다. 이동근씨는 전 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장을 지낸 현직 변호사이며 양명조씨는 현재 이화여대 법과대학 교수다. 김명진씨는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다.

교보증권의 경우에는 상근 감사위원인 김병렬 이사가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를 거쳤으며 사외이사인 정문수씨는 경제기획원, 보건사회부 서기관과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을 역임했다. 정동수 감사위원장은 전 환경부 차관을 지낸 고위 관료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