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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일가 잇단 지분정리, 삼성 벤치마킹?

정의선 지난달 4000억 확보, 현대엔지니어링 IPO 가능성도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5.13 15: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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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셋째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보유하고 있던 약 7억원 상당의 현대차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규모는 작지만 앞서 정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지난달 광고계열사인 이노션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지며 현대차 오너 일가의 연이은 지분 매각 의도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 전무는 지난 8일 현대차 보통주 3125주와 종류주식 298주 등 총 3125주를 장내매도 방식으로 팔았다. 금액은 주당 22만2680원으로 총 6억9587만5000원이다.

◆정의선 부회장 4000억 '실탄' 확보, 다음은?

정 전무의 지분 매각에도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특수관계인의 지분 비중은 20.04%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로 16.04%(4578만2023주)를 차지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3.99%(1139만5859주)를 갖고 있다. 정 회장의 세 자녀가 가진 몫은 정의선 부회장 6743주, 장녀인 정성이씨가 1843주, 차녀 정명이씨 1843주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정의선 부회장이 갖고 있던 이노션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과 연결 지어 최근 정몽구 회장 일가의 지분 정리가 예삿일이 아니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초 이노션 지분 40%를 모건스탠리 PE와 스탠다드차타드(SC)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대금은 4000억원 상당이다. 이노션은 작년 12월 정몽구 재단 몫의 지분 10%를 1000억원에 스틱인베스트먼트, 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에 넘긴 바 있다.

정 회장에 이어 정 부회장까지 보유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80%에 육박했던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40%로 쪼그라들었다. 이노션은 내후년 경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련의 지분 정리가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시발탄'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와-기아자동차-현대제철 등 핵심계열사들이 순환출자 고리로 엮여 있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이 그룹 승계권을 쥐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지분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현금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는 풀이다.

◆삼성그룹 벤치마킹, 현대엔지니어링에 주목

정 부회장은 총 8개의 그룹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지만 지배구조와 직결된 곳은 기아차뿐이다. 그가 부친의 뒤를 이어 확실한 오너십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5% 상당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매수가격으로 따지면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는다면 1조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물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물론 정 부회장이 본인 소유의 현대글로비스를 현대모비스와 합병하는 식으로 지배권을 획득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소액주주를 비롯해 여론의 심각한 뭇매를 맞을 수 있다.

한편 최근 삼성SDS가 연내 상장 계획을 추진한 것처럼 특정 계열사를 상장해 현금 확보 창구로 활용할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한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정 부회장은 합병 이전 현대엠코 지분 25.06%를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 성사 이후 그는 현대엔지니어링의 2대주주(11.72%)로 올라섰다. 업계 전언을 빌리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중간 배당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이는 정 부회장의 몫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특히 삼성SDS처럼 현대엔지니어링도 기업공개를 통해 증시에 상장할 경우 높아진 지분 가치를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에 활용할 수도 있다.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구사한 작업을 벤치마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