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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에 현대·기아차 긴장, 수출 전선 먹구름?

10원 떨어지면 매출 2000억 감소…급격한 원화절상 '컨틴전시 플랜' 마련

노병우 기자 기자  2014.05.12 17: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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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환율 하락에 수출 대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수출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은 수출에는 악재지만, 수입 물가를 낮춰 내수에는 호재로 볼 수 있는 탓에 흔히 양날의 칼로 불린다.

물론, 환율 상승·하락 효과는 최초 발생 후 3~6개월 후에 반영되는 만큼 당장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완성차업계에 위기감이 높아지는데 있다.

특히 생산량의 대부분을 수출에 기대는 현대·기아차의 실적에 우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분기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

현대차는 올 상반기 미국시장에 LF쏘나타를 출시해 신형 제네시스와 함께 미국 세단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기아차는 2분기부터 현재 판매되고 있는 K900과 신형 쏘울 등의 신차효과로 판매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올 초 현대·기아차가 보수적으로 잡았던 환율 하락폭이 예상보다 훨씬 커지면서 그룹 차원에서 비상경영체제를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으며, 여기에 엔저 현상도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환위험으로 인한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감소가 예상 수준을 훨씬 상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현대·기아자동차  
올 초 현대·기아차가 보수적으로 잡았던 환율 하락폭이 예상보다 훨씬 커지면서 그룹 차원에서 비상경영체제를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으며, 여기에 엔저 현상도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환위험으로 인한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감소가 예상 수준을 훨씬 상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현대·기아자동차
올 초 현대·기아차는 사업계획에서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050원에 맞춰 시장예상치인 1060원보다 약간 보수적으로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이 1022.5원으로 마감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더욱이 현대·기아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각각 1200억원과 800억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원화강세로 인해 수출 감소에 따른 매출 저하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환율 급변동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가동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최대한 운영비와 원가를 절감하고, 글로벌시장에 맞춤형 신차들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판매량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급격한 원화절상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글로벌 생산기지를 꾸준히 늘리며 생산·판매의 효율성 증가, 글로벌 소싱의 최적화로 원가를 줄이고 선물환 등 환율 헤지 운영을 통해 수익성 저하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달러 결제비율을 줄이고 유로화 등 기타 통화를 점차 늘려간다는 복안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는 이와 별도로 내달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과 꾸준한 품질 경영으로 글로벌 업체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당시 "원·달러 환율의 하락과 신흥국의 환율상승 등 환율 리스크로 인한 원가상승 요인들이 발생해 수익성 개선 폭이 둔화됐다"며 "하반기에는 1분기에 급등한 신흥국의 환율이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판매법인들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박한우 기아차 재무관리실장(부사장)도 "올해 2분기 글로벌판매는 전분기 대비 7~9%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을 보탰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컨틴전시 플랜의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원화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뿐더러,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더라도 원가구조가 갑자기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