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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따라 질곡의 역사 걷고 있는 KT

[기업해부] KT… ①태동과 성장

최민지 기자 기자  2014.05.12 08: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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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KT' 1탄 태동과 성장에 대해 살펴본다.

대한민국 통신의 산 역사로 볼 수 있는 KT(030200)는 올해 황창규 회장 취임과 함께 새로운 시험대 위에 올랐다. 민영화 이후 KT는 수장이 교체될 때마다 역경과 혁신 사이에서 질곡의 세월을 보내왔다.

통신분야에서 시작해 비통신영역까지 그룹을 키운 KT는 3G시장을 선도하고 아이폰 도입으로 스마트폰시장 확장을 이끈 이동통신시장 주역 중 하나다. 그러나 신임 대표 선출 때마다 발생되는 논란에 KT가 공기업 태생 민영화기업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정부 품에서 태어난 한국통신, 민간기업 KT 되기까지

KT의 전신은 1981년 12월 체신부에서 분리돼 1982년 1월 출범한 한국전기통신공사(이하 한국통신)다. 정부기관에서 국영기업으로 변신한 한국통신이 민영화하기까지 1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1987년부터 추진해온 KT 민영화가 2002년에 비로소 완료된 것.

   한국전기통신공사는 KT 전신으로, 민영화 추진은1987년부터 진행됐다. ⓒ KT  
한국전기통신공사는 KT 전신으로, 민영화 추진은1987년부터 진행됐다. ⓒ KT
결론적으로 KT 민영화는 정부 지분이 전량 매각되며 원활히 마무리됐다. 정부 역시 적정 가격에 완전 매각이라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일곱 차례의 국내 매각을 통해 정부 보유 지분 28.8%를 줄였고, 2001년 2차 DR(주식예탁증서) 발행과 해외 전환사채(EB) 발행 및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로 42.8%의 정부 지분을 털어냈다. 또 2002년 정부의 KT 지분 국내매각 방안에 따라 약 28%(8857만4429주)의 잔여 정부 지분까지 전량 매각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지분 매각 작업은 순탄한 게 아니었다. 1989년 12월 주식 발행에 따라 주식회사형 공기업으로 전환한 한국통신에 대해 정부는 민영화 작업의 일환 삼아 1993년 10월 정부 소유 한국통신 주식과 한국통신 소유 데이콤 주식 매각을 실시했다.

그렇지만 매각 예정 물량 2879만주의 9.6%인 약 277만주이 낙찰됐다. 재입찰에서도 매각이 부진해 수의계약 등의 방법을 동원해서야 발행주식 총수의 10%를 매각할 수 있었다. 같은 해 실시한 한국통신 소유 데이콤 주식 입찰 매각은 더욱 더뎠다. 두 번에 걸친 입찰을 통해 총 160만주 중 겨우 1000주만이 팔렸다.

정부는 3% 이상 전략적 투자자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고 1.5% 이상 투자자에게 KT(2001년 KT로 사명 변경)와 사업제휴 때 우선권을 주겠다며 투자자를 적극 유치했다. 또 기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교환사채(EB) 최대 2배수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11.34%의 KT 지분을 매입해 1대 주주에 올랐다. SK텔레콤이 통신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경영 구조 등은 자세히 검토하지 않고 KT 지분 매각에만 신경쓴 '절반의 성공'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탓에 SK텔레콤과 KT는 지분 맞교환을 단행, 21년만에 KT는 민간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수장 교체 때마다 혼돈의 시기 '공기업 굴레'

민간기업으로 새 출범한 KT는 새로운 수장에 이용경 KT 초대사장을 추대, 2002년 8월 취임했다. 그는 1991년 KT 연구개발본부 근무를 시작으로 2003년부터 KTF 사장에 자리했으며, 민영화 후 유일하게 임기를 채운 대표가 됐다.

이용경 전 사장은 공기업 기업 체질을 바꾸기 위해 본사 및 사업부서 전체를 포괄한 광범위 조직개편과 5500여명에 대한 대규모 명예퇴직을 진행했다. 또 서비스업계 처음으로 6시그마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도입, 3년간 총 3494억원의 누적 재무성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 덕에 이 전 사장의 연임이 예측됐으나 업계에서는 △2005년 2월 수도권·영남권 시외전화 불통사태 △시내전화·PC방 인터넷 전용회선 가격담합에 따른 1160억원 공정위 과징금 처분 △초고속인터넷 요금 종량제 전환 검토 발언 논란 등 여러 악재에 따른 책임 문제로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유력 사장 후보인 남중수 전 KTF 사장의 공모 불참 소식에 연임이 확정시됐다. 그러나 헤드헌터 추천을 통해 남 전 사장이 다시 후보로 등장했고, 이 전 사장은 사퇴를 발표했다. 2005년 8월 남중수 사장 취임과 함께 민영 2기 출항에 도입한 KT는 초고속인터넷시장과 무선통신시장 강화에 나섰다.

KT는 2006년 7월 광랜으로만 가능했던 100Mbps급 초고속인터넷을 기존 구리선을 활용, VDSL 기술로 개발했고, 일반 주택지역에 상용화했다. 또 같은 해 6월 세계 처음으로 휴대인터넷 서비스 와이브로 상용화를 시작했다.

아울러, 3G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했고 2006년 6월 WCDMA(3G) 서비스는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주요 도시 등 전국 50개 도시에서 가능해졌다. 특히 KTF의 3G 브랜드인 'SHOW' 출시를 통해 1년 만에 420만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2008년 1437만 가입자 중 'SHOW' 가입자는 827만명으로, 전체 가입자 중 57%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4년간 KT 수장이던 남 전 사장은 인사 청탁과 납품업체 선정 대가 약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사퇴하게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표적수사가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왼쪽부터 남중수 전 KT 사장·이석채 전 KT 회장·황창규 현 KT 회장. ⓒ KT  
왼쪽부터 남중수 전 KT 사장·이석채 전 KT 회장·황창규 현 KT 회장. ⓒ KT
2009년 1월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남 전 사장에 이어 KT 새로운 대표로 선임되고 MB정권과 관련된 외부 인사들이 잇달아 영입되자, 낙하산 집합소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첫 외부 출신 KT CEO인 이 전 회장은 취임 직후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와의 합병을 본격 추진해 성사시켰다. 당시 KT가 주력한 유선사업은 시장 정체로 인한 성장 한계성이 드러났었다. 또, 2009년 11월 국내 최초로 애플의 아이폰을 도입하며 스마트폰 대중화 공로에 일조했다. 아이폰 국내 도입 4개월 만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탄력받은 이 전 회장은 △스카이라이프 △BC카드 △렌트카 등을 인수하며 비통신 분야로 계열사를 확대했다. 이 전 회장 취임 전 KT 계열사는 2008년 11월 기준 30개였으나, 2013년 9월 기준 52개로 늘었다.

이 같은 공격적 행보에도 이 전 회장은 △영업실적 악화 △문어발식 계열사 확대 △낙하산 인사 △불법 인력퇴출프로그램 시행 논란 등에 휩싸였다. 또, 박근혜 정부 들어 KT 수장 교체설이 공공연하게 나돈 상황에서 이 전 회장은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는 당초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계속되는 검찰 수사에 결국 작년 11월 공식 사임했다.

◆황창규호 KT, 새 물결은 언제쯤…

갖은 악재와 함께 CEO 공백 리스크까지 감당하게 된 KT는 지난 1월 황창규 회장을 새롭게 대표로 올렸다. 황 회장은 대대적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한편, 외부 영입 임원들을 좌천시키고 KT맨을 적극 등용하는 행보를 보였다.

  현재 황창규 회장 체재의 KT는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1등 KT'를 목표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현재 황창규 회장 체재의 KT는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1등 KT'를 목표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러한 조직슬림화와 함께 황 회장은 1등 통신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다시 8000여명의 특별 명예퇴직을 단행하는 동시에 현장 강화를 위한 조직개선을 실시했다. 기존 236개 지사는 통합돼 79개로 광역화됐고, 지사 하부조직 181개 지점이 신설됐다.

황 회장이 취임 100일여간 KT 새판짜기에 나섰지만, 두드러진 성과나 구체적 혁신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기간은 연달아 터진 사건사고를 수습하기도 바쁜 때이기도 했던 것.

KT ENS 직원이 연루된 사기 대출 사건이 일어났고, 홈페이지 해킹으로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시장상황은 장기 영업정지 처분으로 악화됐으며, 2009년 이후 지난해 4분기 사상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악화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KT는 그동안 발생한 대내외 악재 탓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단독영업과 함께 새로운 기회를 찾은 만큼 황 회장이 새로운 수장으로서의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구체적 경영전략을 제시한다는 언급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