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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아파도…" 삼성전자 주가는 ↑

2008년부터 입·퇴원 반복에도 월간 상승률은 코스피 웃돌아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5.11 19: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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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과거 이건희 회장의 건강 이상에도 삼성그룹 간판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큰 등락 없이 오히려 완만한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의 건강 악화가 주가 하락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잦아들 수 있을지 12일 개장 직전까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2008년 이후 잦은 건강이상, 주가는 우상향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1월9일 독감 증세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고 약 일주일 만인 17일 퇴원했다. 당시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배임사건'과 관련해 삼성그룹 임직원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 회장은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던 당시 1월 9일 독감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가 17일 퇴원했다. 악재가 겹쳤음에도 그해 1월2일 54만40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그달 중순께 51만6000원까지 하락했다가 월말에는 59만5000원으로 연초 대비 9.3%가량 올랐다.

   2008년 1월 삼성전자의 월간 주가 흐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매입 의혹 관련 특검이 한창이던 당시 이건희 회장은 독감 증세로 그해 1월9일 입원치료를 받고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악재가 겹쳤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월초 대비 완만한 상승세를 탔다. ⓒ 한국거래소  
2008년 1월 삼성전자의 월간 주가 흐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매입 의혹 관련 특검이 한창이던 당시 이건희 회장은 독감 증세로 그해 1월9일 입원치료를 받고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악재가 겹쳤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월초 대비 완만한 상승세를 탔다. ⓒ 한국거래소
당시 주가를 움직인 것은 이 회장의 건강 상태보다는 에버랜드 특검 이슈였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입원으로 자리를 비운 그해 1월14일 이틀에 걸쳐 이 회장의 개인 집무실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벌였었다.

2009년 3월 이 회장이 기관지염으로 나흘간 입원 치료를 받았을 때도 주가에는 크게 영향이 없었다. 그해 3월2일 46만2000원을 기록한 삼성전자 주가는 이 회장의 입원 소식이 전해진 19일 전일대비 1000원 오른 54만1000을 기록했다. 월말에는 56만8000원으로 월초 대비 22% 넘게 뛰었다.

지난해 8월에는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돼 열흘 정도 서울삼성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그달 초 128만원대 후반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 회장의 입원 소식이 전해진 21일 전일대비 1만3000원 하락한 125만6000원을 기록했다.

   2009년 3월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월간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회장은 당시 기관지염으로 나흘 간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 한국거래소  
2009년 3월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월간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회장은 당시 기관지염으로 나흘간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 한국거래소
그러나 이 회장이 퇴원한 23일에만 4만원이 뛴 129만5000원을 마크했고 월말에는 136만8000원까지 치솟아 월간 상승률은 6.8%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0.64%에 불과했다.

◆'그룹총수' 카리스마 강해… 돌발상황에 촉각

이 같은 전례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생사와 직결될 수 있는 돌발상황이 벌어진다면 충격은 상당할 수 있다. 국내증시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현재 국내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 계열사는 유가증권시장 16개, 코스닥시장 1개 등 총 17개며 우선주를 합하면 총 24개 종목이다. 이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1299조2300억원의 23.7%에 해당하는 308조4100억원대에 이른다. 국내증시의 4분의 1이 삼성그룹에 의해 움직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특히 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의 존재는 삼성그룹의 향후 경영 방향과 직결된다. 이와 관련해 2000년대 CNN은 기업 경영인의 카리스마가 강할수록 기업의 운명이 개인의 신변과 명성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 2002년 미디어그룹 마사스튜어트리빙은 최고 경영자였던 마사 스튜어트가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당시 기업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었지만 마사 스튜어트의 명성에는 지울 수 없는 흠집이 남았고 회사는 위기에 처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마땅한 후계자가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샀다. 버핏은 올해 여든의 고령이고 핵심 임원인 동료들도 모두 동년배의 '할배'다.

최근까지 버크셔 해서웨이는 버핏의 명성에 기업 가치 대부분이 저당 잡힌 상태다. 그의 큰 아들이자 차기 후계자로 알려진 하워드 버핏은 환갑을 바라보는 현재까지 제대로 된 경영 경험이 없다.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2008년 10월 심장병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을 당시 애플의 주가가 불과 10분 만에 10% 가까이 수직낙하한 것도 비슷한 예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 매각을 비롯해 최근까지 제일모직 흡수합병, 삼성SDS 상장 추진 등 대대적 사업개편에 나선 것도 '포스트 이건희'를 준비하기 위한 시스템 일시정지 작업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한편 이 회장은 10일 밤 10시46분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세 등으로 인근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조치 후 이 회장은 서울삼성병원으로 옮겨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을 받았으며 순화기내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전언이 나오고 있다.

11일 삼성그룹 측은 이 회장이 상태가 호전돼 약물 및 수액 치료를 병행 중이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