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고객이 1년 이상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 '장롱카드'로 불리던 휴면카드가 1년 새 급격히 줄었다. 신용카드 발급장수도 2009년 이후 처음 1억장 밑으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2012년부터 진행한 '휴면신용카드 줄이기 정책'과 더불어 올해 초 정보유출 사고로 소비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를 해지하며 휴면카드 수가 1년 새 대폭 감소한 것이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개 은행·카드사의 올해 1분기 말 휴면카드 수는 1056만3000장으로 지난해 1분기 2372만8000장에 비해 1300만장 이상 줄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338만9000장 이상 감소했다. 특히 7개 전업계 카드사의 휴면카드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 휴면카드가 527만2000장에 이르던 신한카드는 1년 새 128만9000장으로 398만장 급감했다. 전체 신용카드 중 휴면카드가 차지하는 비율도 1년전 19.4%에서 6.25%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작년 금융당국 발표 후 3분기에 휴면카드가 대폭 정리됐다"며 "정보유출 영향도 있지만 금융당국이 고객에게 사전 통보 후 카드 자동해지가 이뤄질 수 있게 한 것이 휴면카드를 줄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도 올해 1분기 휴면카드 수가 111만7000장(9.2%)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76만장 이상 감소했으며 삼성카드도 지난해 1분기 264만9000장(20%)에서 98만5000장(8.7%)까지 휴면카드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현대카드 또한 2013년 1분기 292만6000장(21%)에서 올해 1분기 72만8000장(7.16%)로 줄였으며 우리카드도 158만8000장(21.5%)에 달하던 휴면카드가 67만6000장(10.3%)까지 감소했다.
반면, 전체 신용카드에서 휴면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가장 컸던 하나SK카드의 경우 휴면카드 축소 속도가 다른 카드사에 비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83만1000장이었던 휴면카드는 지난해 4분기 138만1000장(23.6%)까지 줄었으며 올해 1분기는 117만7000장(21%)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ATM출금용으로만 쓰는 고객이 있어 이를 조사하기 위해 은행과 협의과정을 거쳤다"며 "1월 은행과 협의가 끝나 현재 휴면카드 고객에게 사전통보한 상황이고 7월 말이 되면 100만장가량 줄어 10% 미만으로 비중이 감소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 같은 카드사들의 휴면카드 수 감소는 금융당국이 휴면 신용카드 해지절차를 간소화하며 본격화했다.
금융당국은 2012년부터 카드 발급비용 낭비와 카드 분실·도난으로 인한 부정사용 위험을 낮추기 위해 휴면카드 줄이기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은 2012년 상반기 여신전문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는 서면이나 이메일로도 해지할 수 있도록 해지절차를 개선했다. 이어 지난해 3월부터는 고객이 휴면카드 해지 요청을 하지 않아도 의사 표지가 없으면 1개월간 사용을 정지하고 3개월 후에 자동 해지되도록 했다.
금융당국의 휴면카드 정리 정책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발급장수도 2009년 이후 처음 1억장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9844만장으로 전달 1억36만장 대비 192만장 감소했다.
더욱이 올해는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등 3개사의 정보 유출 사태로 고객들이 대거 카드 해지에 나선 영향도 크게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정책에 따라 휴면카드는 일정 수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더 줄이려면 고객이 발급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웨이크업 프로그램 등을 가동해야 하는데 정보유출로 카드업계 이미지가 좋지 않아 시행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