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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도 '관피아' 천지…Top10 증권사 모두 관료 출신 '모시기'

당기순익 상위 10위권 중 관료출신 없는 증권사 ‘0'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5.09 15: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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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월호 참사 이후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무사안일주의와 특유의 관료적 조직문화를 앞세워 똘똘 뭉친 관피아가 '세월호 참사'로 대변되는 국가적 재난의 전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피아의 태생이 금융투자업계에 만연한 '모피아'라는 것을 아는 대중은 그리 많지 않다.

모피아가 뿌리박은 관치금융의 대가는 우물 안 개구리나 다름없는 현재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관피아 척결'을 공개적으로 주창했지만 현재 주요 증권사와 유관기관의 요직에는 모피아 출신 인사들이 속속 박혀 있다.

업계에서는 수년째 정부발(發) '낙하산 인사'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트리고 있지만 소리 없는 메아리에 그쳤을 뿐이다.

◆'상위 Top 10' 증권사, 모두 관피아 영입

2013년 말 기준 당기순이익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관료·공무원 출신을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은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7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업계 1위를 지킨 한국투자증권은 유영환 부회장이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관료다. 또 김석진 상근 감사위원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팀장을 역임했으며 사외이사인 박승희, 연강흠씨는 각각 예금보험공사 이사와 기획재정부 기금평가단장 출신이다.

676억원의 당기순익을 내 업계 2위를 수성한 미래에셋증권도 금감원 출신인 이광석씨를 상근 감사위원으로 뒀다. 지난해 업계 8위에서 3위로 당기순이익 규모를 키운 메리츠종금증권도 감사업무 총괄 담당자로 금감원, 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를 선임했다. 정남성 전무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팀장을 거쳐 감독기관인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본부장보로 재직한 바 있다.

지난해 괄목할 만한 순이익을 거둔 키움증권은 권용원 사장이 1986년부터 2000년까지 산업자원부에 소속됐던 대표 관료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사외이사인 이용희씨는 재정경제부 국민생활국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공사를 지냈고 김영록 감사위원은 금감원의 전신인 증권감독원 부국장, 금감원 국장을 거쳤다.

꾸준한 실적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신영증권 역시 김종철, 원봉희 이사가 각각 금감원 실장과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국장 출신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금감원 증권검사국 부국장을 지낸 최규운씨를 감사위원으로 영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윤종남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을 등기이사직에 앉았다가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 3월 물러났으며 대신증권은 사외이사 4명이 모두 법조인 또는 관료 출신이다. 이정훈씨는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박찬욱, 박찬수씨는 각각 서울지방국세청장과 금감원 부원장보를 지냈다. 김창봉씨는 국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기획재정부 민간위원 직함을 가졌었다.

교보증권 역시 김병열 이사가 국무총리실 서기관 출신의 관료다. 김 이사는 교보증권 재직 전 기획재정부 부이사관으로도 일했다. 이사회 의장인 정문수씨는 보건사회부 서기관,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으로 일했고 역시 사외이사인 정동수씨는 감사위원장과 환경부 차관으로 재직했다.

삼성증권은 상근 감사위원이었던 민경열 전 금감원 총무국 교수가 임기 만료로 사퇴한 이후 지난 3월14일 송경철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해당 직책에 신규 선임했다.

국내 증권사 '톱(top) 5'에 꼽히면서도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낸 KDB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역시 관료 출신 임원이 적지 않다. 대우증권은 사외이사 6명이 모두 감독기관 또는 유관협회 출신이다.

사외이사인 김상우씨는 한국은행 은행감독국장을 지냈고 강종호씨도 한국선물거래소 이사장과 경남 정무부지사를 거쳤다. 신호주씨는 재정경재부 국장과 금융투자협회의 전신인 한국증권업협회 상근부회장 출신이며 이창원씨도 국세청 세무조사관으로 재직했다. 조대환씨는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낸 법조인이며 황장수씨 역시 대통령 직속 농어촌발전위원회 전문위원과 농림부장관 자문관으로 일했었다.

현대증권은 지난 3월28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기승 전 금감원 증권감독국장을 상근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또 김상남 전 대통령비서실 복지노동수석 비서관, 도명국 전 대통령직속 금융개혁위원회 상근전문위원을 각각 사외이사로 새로 영입했다.

◆증권 3대 유관기관도 '관피아' 독식

일선 증권사뿐 아니라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대표적 증권 유관기관에서 관료 출신들이 요직을 독식하고 있었다. 한국거래소는 사령탑인 최경수 이사장이 조달청장 출신으로 중부지방국세청장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을 지낸 대표적 모피아다.

김성배 상임 감사위원 역시 재경부 관세심의관과 외환제도과장을 역임했고 김도형 시장감시본부장은 재경부 조세정책국장과 조세기획심의관으로 근무했다.

이호철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부산지방조달청 국제물자본부장이었으며 홍순직 비상임이사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특히 거래소는 비상임이사 8명 가운데 3명이 관료조직 내 직함을 단 적이 있었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유재훈 사장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과 기재부 국고국장, 금융위 대변인을 지낸 인물이다. 비상임이사인 성용락씨는 감사원 사무총장과 원장 직무대행을 맡았었다.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금융투자협회에도 모피아들이 득세하고 있다. 실세로 분류되는 남진웅 상근부회장(현 금융투자교육권장 겸직)은 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 서기관과 재경부 국제기구과장,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국장 이후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재정부까지 요직을 두루 거쳤다. 남 부회장은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기획재정수석전문위원으로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박원호 자율규제위원장은 금감원 공보실, 은행감독국 팀장을 거쳤고 기업공시본부장과 시장담당 부원장을 역임했다.

그중에서도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회원사의 경영공시를 직접 제공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임원 보수나 이사회 조직은 공개하지 않아 뒷말을 낳고 있다.

한편 모피아는 과거 미국 재무부의 영문 약자인 'MOF(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금융계 내 재무부 출신을 아우르는 표현으로 막강한 파워와 연대감을 빗댄 조직을 말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비합리적인 관치금융과 경직된 조직문화를 비꼬는 주체로 평가절하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