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월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국내증시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7일 코스피지수가 원·달러 환율 급락 영향에 1% 이상 하락한 1930선까지 밀렸고 외국인은 선·현물시장에서 동시에 대규모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옵션만기 당일 증시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만기당일 매도 우위를 점치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폭탄' 수준의 물량 충격은 아니더라도 수급과 환율 상황이 좋지 않아 시장에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물량부담 적어도 파괴력 예의주시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순차익잔고는 2조8150억원으로 4월 만기 이후 1333억원정도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만기주간에 비차익거래에 의한 프로그램 수급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후 외국인이 닷새 동안 3460억원 규모의 비차익 매도를 이어갔고 금융투자 등 국내 기관이 베이시스 약세와 연동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달 만기 이후 약 2만계약의 선물을 순매도했고 아직 7000계약 정도의 추가 매도 여력이 남아 있다"며 "선물 매도가 지속될 경우 만기 당일에도 장중 차익매도 부담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김 연구원은 "비차익거래에서도 4월 만기 이후 심해진 기관의 지속적인 매도 여부가 중요하다"며 "특히 투신의 매도세는 진정되고 있지만 베이시스 약세 구간에서 금융투자의 비채익 매도 경향이 강해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변동성지수인 VKOSPI가 연휴 직전 10.76포인트로 마감하는 등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만큼 지수가 급변할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만기 부담이 내재돼 있는 만큼 가격 조건 변동에 따라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만기에는 차익 1000억원, 비차익 1000억원 등 2000억원 수준의 물량 부담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이번 만기를 기점으로 코스피가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25일을 기점으로 순매도 전환했지만 이 같은 수급 상황이 추세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도가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에 집중됐는데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 금액이 프로그램 매물을 웃돌면서 순매수를 기록한 만큼 삼성전자 주가가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면 코스피의 안전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5월 만기 이후 미국채 10년물 수익률과 달러화 동향 등 외국인의 선물 및 프로그램 매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하락하고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 신흥시장에 대한 외국인 선호가 더 커질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는 신흥시장 지수보다 상대적으로 3.7%포인트 약세인데 신흥시장이 추가 상승하면 코스피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어 이번 만기 부담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 당분간 달러약세 지속에 무게
2008년 8월 이후 최저수준까지 곤두박질한 원·달러 환율의 향방은 외국인 매매 포지션을 포함해 국내증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7일 같은 급락세는 진정될 것으로 보면서도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000~1020원 사이에서 등락을 오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먼저 최근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한 것은 국내 경상수지 흑자와 수출경기의 호조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글로벌시장의 달러약세가 지속되는 점, 연휴 동안 역외 차익결제선물환(NDF) 환율이 하락한 것 등도 이유로 꼽힌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적으로 달러 공급 우위가 이어지면서 글로벌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다만 엔·원 재정환율이 1010원선을 밑돌면서 외환당국의 부담이 커졌고 월말 수출업체의 달러매도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황을 따지면 환율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환율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이날 주식시장에서 직격탄을 맞았던 수출주를 중심으로 국내증시의 충격 역시 상쇄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같은 증권사 강현철 연구원은 "코스피의 경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 기준 Fed PBR 1.0배가 1910선으로 청산가치라 볼 수 있는 PBR 1.0배를 밑돌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추가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또 "세월호 참사로 민간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수급불안도 부담이지만 코스피는 현재 적극적인 매수권에 접근한 상황"이라며 "특히 환율하락으로 급락한 자동차/부품주에 대해 해외수축 개선과 신차 모멘텀을 감안해 역발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