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원·달러 환율이 1020원대로 고꾸라진 가운데 국내증시 역시 동반 급락했다. 코스피지수가 1930선까지 주저앉은 상황에서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을 쏟아내자 지수는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550선까지 밀리며 고전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9.56포인트(1.00%) 급락한 1939.88로 마감했다. 나흘간 황금연휴를 마치고 문을 연 코스피는 개장 초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장중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나타내며 수출주 중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선·현물시장에서 손 터는 외국인
이날 시장에서 외국인은 3288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선물시장에서도 1조원 이상을 팔아치워 악화된 투자심리를 드러냈다. 이에 반해 개인은 2529억원가량을 사들였으며 기관도 투신을 중심으로 총 6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수선물시장에서도 팔자세가 두드러졌다. 차익거래에서 1421억7100만원, 비차익거래 역시 2963억1000만원의 순매도를 보여 총 4300억원 규모 매도 우위였다.
은행을 비롯한 모든 업종이 약세였다. 운수창고가 2.65% 미끄러졌고 증권, 종이목재, 건설업, 화학, 통신업, 기계, 철강금속, 운수장비, 서비스업, 의약품, 금융업, 유통업 등도 1%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일제히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15위권 내에서 상승 종목은 SK하이닉스와 한국전력뿐이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나란히 1% 미만 하락했고 현대모비스는 3.40% 급락했다. 삼성생명과 LG화학도 2% 넘게 내렸으며 포스코, 신한지주 등도 2% 가까이 약세였다.
특징종목으로는 남광토건이 기업매각(M&A) 신문공고 결정으로 상한가를 쳤고 세하는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 체결 소식에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신우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거래재개 후 닷새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으며 현대피앤씨 역시 상장폐지 우려 해소로 매매 재개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로 곧추섰다.
한진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에 3.46% 뛰었다. 동성화학은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 출회 우려가 해소되면서 2.63% 올랐고 인터지스는 2분기 성수기 진입으로 실적 기대감이 작용하며 1.73% 상승했다.
이에 반해 쌍용차는 흑자전환 기대감이 줄어든 가운데 마힌드라와의 시너지 창출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더해지며 3% 넘게 급락했고 한솔제지는 1분기 실적부진으로 인한 실적전망 하향 조정 소식에 3.10% 밀렸다. 종근당바이오 역시 1분기 적자전환 영향에 밀려 5% 넘게 추락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상한가 4개 등 24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를 비롯해 552개 종목이 내렸다. 67개 종목은 가격변동이 없었다.
◆코스닥 550선 사수, 종목별 등락차 심해
코스닥시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에 발목이 잡히며 1% 넘게 밀렸다. 7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8.31포인트(1.49%) 급락한 550.35로 장을 마무리했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841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43억원, 214억원을 내다팔며 지수하락을 부추겼다.
출판·매체복제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방송서비스, 반도체, 코스닥 신성장기업, IT부품, 통신방송서비스, IT하드웨어, 인터넷, 종이·목재, 음식료·담배 등이 2% 넘게 하락했고 유통, 코스닥우량기업, 소프트웨어, 의료·정밀기기 등도 1% 넘게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약세였다. 셀트리온이 1.48% 빠졌고 서울반도체는 5% 넘게 급락했다. CJ오쇼핑, CJ E&M, GS홈쇼핑, 포스코 ICT, 포스코켐텍 등도 2~3%대 하락세. 시가총액 상위 15위권 내에서 오른 종목은 파라다이스, 에스엠, 원익IPS 등 세 개뿐이었고 SK브로드밴드와 차바이오앤은 보합이었다.
종목별로는 플레이위드가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자진보호예수 결정 소식에 상한가에 위치했고 삼영이엔씨는 선박용 e-내비게이션 관련 수혜 기대감이 작용하며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MPK는 미스터피자의 중국 시장 확대 기대감이 이어지며 11% 넘게 뛰었고 에프알텍은 무상증자 권리락 효과에 힘입어 8.28% 치솟았다. 쎌바이오텍과 위지트는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에 힘입어 각각 7.92%, 4.44% 올랐다.
반면 휴비츠는 1분기 실적 부진으로 6% 가까이 급락했고 인터파크INT은 지난 2월 상장 이후 3개월 간 묶였던 보호예수 물량이 이날 쏟아지며 8% 넘게 폭락했다. 지디는 1분기 실적 악화에 13% 넘게 무너졌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상한가 6개 등 226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를 비롯해 732개 종목이 내렸다. 34개 종목은 보합권에 자리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저점이자 5년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1920원대까지 떨어졌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8원 내린 1022.5원이었다. 석가탄신일 연휴를 맞아 휴장했던 환율시장은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1030원대가 무너지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환율이 1020원대까지 밀린 것은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하락의 원인을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 유입과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매도) 물량 출회 등 수급 상황으로 돌리고 있다. 다만 추가적인 하락세는 다소 완만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당국은 환율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이날 세종정부청사 경제관계장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장을 주시하고 있고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환율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대해서는 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