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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천의 역사 돋보기] 무차별 인터넷 문화와 한국민주정치 토론사

안천 서울교육대학교 한국학교육연구원장 기자  2014.05.07 13: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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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 민주정치의 역사는 짧다. 그럼에도 한국은 세계적인 민주국가로 성장했다. 이웃 일본 같이 사실상 사무라이 계급독재를 하는, 거의 언로가 폐쇄된 나라와는 비교할 수도 없게 민주적이다.

그래서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한국과 같은 생동하는 한류 물결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민주정치는 초고속 발전만큼 병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 그래서 요즘 심각한 부패국가가 됐다. 한국 민주정치는 박정희 시대를 거치면서 압축성장된 나라를 비판하는 흐름으로 이어지며 병든 민주정치가 됐다. 한국 국회를 보라. 정상적인 토론은 거의 없다.

원색적인 투쟁과 억지가 난무하고 있다. 우리의 지난 현대사는 일제침략과 6․25전쟁 이후의 폐허를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만든 영광의 역사였다. 하지만 민주화된 나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현대사에서 박정희와 김대중은 뗄래야 떼어 놓을 수 없는 인물이자 이들에 대한 평가 역시 극과극을 달린다. 박정희 시대는 먹고 살기 위해 자주와 부강이 최대 화두였다면, 김대중 시대는 박정희 시대를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민주화 투쟁의 시대였다.

오로지 투쟁만이 돋보이는 때였고, 그것이 미화되고 예찬되던 시기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독재가 사라지고 민주시대가 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생각 밖으로 병든 민주주의와 함께 극심한 부패가 찾아 왔다.
 
그런 와중에 우리 국민들은 산산 조각된 분열의 마음을 갖게 됐다. 남북 분단국의 작은 나라에서, 온 국민의 마음이 정치인들의 말에 부화뇌동하며 동서남북으로 너덜너덜 찢기고 갈기갈기 나뉘었다.

그러면서 나라는 지향점을 잃고 표류했으며, 잘못된 잠을 깨고 난 뒤에는 천문학적인 빚 더미와 각종 부정부패만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 됐다.

최근에 터진 대형 사건만도 원자력 발전소 부정부패, 광주전남 향판 비리가 있었고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하는 초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국가 전체가 썩어서 곳곳에서 비리가 연이어 터지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국가차원의 관료부패, 종교부패, 사회부패가 직접적 원인이지만 우리사회의 곳곳에 썩지 않은 곳이 얼마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이번의 세월호 참사는 부정부패의 종합 백화점이 곪을 대로 곪아 터지며 돌출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뒷면의 총체적 압축판이다. 우리는 지난 20년간을 너무나 잘못 살아왔다. 도대체 누구의 장단에 맞춰, 누구를 위해 그렇게 정신없이 살아 왔던가?

한강의 기적이 한강의 빚더미가 된 것은 결코 단순한 미시적 병리현상이 아니다. 우리사회는 언젠가부터 곳곳에서 탈법, 편법, 불법이 당연시되고 부정, 비리, 거짓말이 상투적으로 난무했다.

흡사 무법천지로 착각할 정도로 극심한 부패사회가 되었다. 그것이 세월호 참사의 핵심 주범이다. 사회의 근본을 수술하지 않고는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어렵다.
 
최근 서울시장 예비경선에 나선 정몽준 후보의 아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 장안의 화제거리다. 아니 전국적인 뉴스였다. 그래서 정몽준 후보가 여러 차례에 걸쳐 공개 사과를 했다. 생각하면 본말이 전도된 희극이다.

정몽준 후보는 결코 사과할 일도 아닌데 사과를  남발한 것이다. 사과를 할 데에서 해야지, 무작정 하는 사과는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비록 단어의 선택에서 미숙한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되지만, 국가를 걱정하는 다양한 시각에서 본다면 그리고 민주적 토론문화가 정착된 사회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정상적 발언이다.

우리사회는 획일화된 특정 발언만 남기고는 거의 가차 없이 인터넷 인민재판을 하는 흐름이 있는데, 정몽준 아들의 글도 깊게 생각해 볼 일이다.

그렇게 인터넷 문화를 일방적으로 몰아가면, 32세의 젊은 수령에게 부들부들 떨며 100% 찬성표를 던지는 북한과 별로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그리고 사실상 오늘날에도 현대판 사무라이 체제에 묶여 겁에 질린 가미카제로 사는 일본인들과 무엇이 다른가?

얼마전 위안부 할머니들에 부끄러움과 분노를 느낀다고 용기 있게 말한, 2012년 미스인터내셔널 1위 요시마쓰 이쿠미에게 일본 네티즌들이 뭇매를 가하며 벌어진 사태를 보라.

일본 같은 비정한 사회에서도 그 여인은 끝까지 자신의 정당성을 굽히지 않았다. 온 세계가 멋진 여인에 박수를 쳤다. 정몽준 아들도 이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청소년의 견해를 인민재판을 하듯 한 칼에 난도질하며 몰아칠 수 있는가? 그런 말까지 무자비하게 막는다면, 우리 사회는 항상 기존의 틀에 짜인 사고로 굳어지게 된다. 설혹 잘못된 점이 있다면 당당하게 본인이 사과를 하고 시정하고 재발을 방지하게끔 어른들이 나서서 도와줘야 할 것이다.

인류사는 많은 경우 '창조적 소수'에 의해,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창조적 또라이'에 의해 발전됐다. 획일화되고 편파적인 사회가 정상적으로 발전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건전한 민주정치 토론문화에는 다양한 견해가 굴절 없이 투명하게 제시돼야 한다. 왜 정몽준 아들의 말에도, 그 나이 또래에 맞는 사회적인 판단이 있다는 생각을 못할 정도로 경직되고 아량이 없는가? 

사견이지만 정몽준 후보는 차라리 '나는 내 아들을 믿는다. 내가 아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느니, 차라리 서울 시장이 되지 않겠다.'라고 당당하게 말했어야 했다.

거친 세파를 헤치며 역경에 처한 나라를 이끌 지도자라면, 온 국민 앞에서 아들의 정당성을 당당히 설파했어야만 했다. 그 정도의 철학과 소신은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다. 이번 정몽준 아들의 발언과 인터넷 여론재판은, 우리사회의 지나온 20년 병든 민주정치 토론사의 생생한 현주소이다. 잘못된 댓글이나 남발하는 비정한 인터넷 폭력 문화는 조속히 사라져야 한다.
 
이제는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을 정확히 진단할 때가 됐다. 우리는 언제 부터 인가 대안제시 없이 남을 공격하며, 참담한 희생양을 남발하는 이상한 마녀사냥 사회가 됐다.

그리고는 억지로 만든 그 희생양에게 손가락질 해대며, 자신만은 무조건 깨끗하다고 우기는 별난 세상이 됐다. 우리사회는 건실하게 열심히 살아온 최진실 일가를 파탄시킬 만큼 인터넷 문화에서는 병이 깊은 사회다.

IT 최강국인 성숙된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IT 역기능 고질병이 깊다. 지난 시간 대한민국 국회는 대안 없이 공허한 주장만 펼치는 인민재판 대결장에 불과했다. 정치는 실종됐고, 국리민복을 위한 합리적 토론도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 국정난맥의 책임은 국회가 1순위로 져야한다. 그 잘못은 여야가 똑 같다.

국회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 한다. 잘못된 국회는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다. 현재의 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당리당략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그렇기에 국정공백과 국민파탄 그리고 세월호가 침몰해버릴 정도로 나라 전체가 썩어 들어간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입이 열 개가 있어도 답변할 길이 없을 것이다. 잘못된 한국 토론문화의 극치가 국회임을 부정할 국민은 거의 없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며 개탄을 금치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일방적 공격이 민주적 토론문화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까를 생각하면, 돌을 던질 사람도 맞을 사람도 분명치가 않다.

온통 다 썩은 자들이 자기는 썩은 자가 아니라며, 무작정 돌을 아무데나 던진다. 오로지 남 탓만을 하는 엉망진창 사회인 것이다.   

한국 민주정치의 토론사는 정반합의 과정을 거친 획기적 새시대를 맞아야 한다. 이번 참사를 보면서,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가 생각난다. 모든 사람들이 빤히 알면서도 벌거벗은 임금님에 대해 앙큼한 거짓말을 했고,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만 벌거벗은 임금님을 올바르게 말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현주소는 어린 아이들보다 위선적일 지 모른다.
 
그렇게 벌거벗은 임금님 거짓말로 가득찬 나라이기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들 모두가 세월호 침몰의 공범자이다. 우리들 모두가 희생양이 됐다. 오늘날의 우리들 사회가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와 무엇이 다른가 곰곰 생각해 보자.
 
도처에서 인민재판식 거짓말이 일방적으로 판치는 가운데, 썩은 부패사회가 만들어진 난감한 현실을 직시하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꼼수만 부리는 어른들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깨달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어른들은 거의 모두가 벌거벗은 임금님이 비단 옷을 걸쳐 멋지다고 말하는 잘못된 사회이다. 이런 세상을 바꾸려면,젊은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큰 인물이 돼야 한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젊은이들. 그들이 있어 이 나라의 미래가 밝다고 믿어야 한다. 책을 펴고 진리와 정면대결 하고, 학문 탐구에 열중하며 신선하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르기에 진력해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에 불쌍한 희생양을 만드는 공공의 적을 물리칠 힘이 생기고 용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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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사회는 젊음을 바쳐 할 일도 많고, 밝은 내일이 결코 멀리 있지도 않다. 획일화된 위선적 사고를 강요하는 잘못된 사회와 정정당당하게 싸워나가는 용기 있는 젊은이가 많이 나와야 한다.

언젠가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저질 싸움꾼들이 사라지고, 국리민복을 위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새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다. 순수한 젊은이들로 국회의 세대교체가 이룩되면, 인민재판 공격이 난무하는 획일화되고 일방적인 병든 사회도 사라질 것이다.

안천 서울교육대학교 한국학교육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