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때 '비상하는 새'로 비유되던 한화투자증권(이하 한화증권)이 연일 계속되는 부진에 허덕이며 '추락하는 새'로 전락하고 있는데요, 특히 경영진이 돌파구를 위해 마련한 팀인센티브제의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인재 유출 심각성마저 더해져 업계에서는 '경영착오' 논란까지 일고 있습니다.
지난해 임일수 한화증권 전 사장의 급작스러운 사퇴로 경영권 바통을 이어받은 주진형 사장은 "조직 안정화와 주주가치 제고, 고객신뢰에 보답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화증권 조직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합니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 안팎에서는 주 사장이 도입한 '팀 인센티브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는 팀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으로 개인성과급제도가 자본주의 시스템에 걸맞다면, 팀 인센티브제는 사회주의적 성격이 짙습니다. 이 때문에 팀 인센티브제는 형평성 문제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팀 인센티브제 하에서는, 예를 들어 5명의 팀원이 있고 목표 성과가 1억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1억원의 성과를 달성한 경우 부여되는 인센티브를 팀원들이 동등하게 나눕니다. 5명 중 A 5000만원, B 3000만원, C 1000만원, D와 E 각각 200만원씩의 성과를 올렸다면 이 팀의 성과 총액은 9400만원으로 1억원의 목표성과에 달하지 못해 팀 인센티브를 받지 못합니다. A는 5000만원이라는 성과를 올리고도 인센티브 혜택에서 제외되는 것이죠.
다른 경우를 보겠습니다. F 9000만원, G 500만원, H 500만원 I와 J 각각 100만원의 성과를 낸 팀이 있다고 가정할 때, 이 팀은 총 성과 1억200만원으로 목표성과 1억원을 초과해 팀원 전체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9000만원의 성과를 낸 A나 100만원 성과에 불과한 I, J가 똑같은 양의 인센티브를 받습니다.
다소 과장된 예이긴 합니다만, 한화증권의 일선 지점에서는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화증권 모 영업점 직원은 "팀 인센티브제 때문에 억대 연봉이 순식간에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며 "실적이 좋은 직원들은 회사를 떠날 궁리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의 다른 직원도 "팀 인센티브제 때문에 실적 악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같이 잘 살자고 내놓은 제도인지 같이 죽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팀 인센티브제를 꺼낸 주진형 사장의 경영스타일에 불만의 화살이 날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사정에서도 살필 수 있는데요. 한화증권은 지난 2012년 공채를 통해 고졸 신입사원을 채용한 바 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별 없는 능력중심의 그룹문화' 방침 아래 60여명의 고졸 공채를 처음으로 실시했던 것이죠. 그러나 이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경영상의 이유로 감행된 무더기 해고 대열에 휘말려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한화증권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이들 고졸 취업자들은 1년을 갓 넘기자마자 해고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한화그룹 계열사 중 가장 많은 고졸직원을 채용해 고용노동부로부터 포상까지 받았던 한화증권이 저지른 일이라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당시 고졸채용 1명당 1500만원의 세제감면 혜택을 기업에게 주기도 했던 터라 한화증권 내외부에서는 주진형 사장의 경영행태를 두고 "혜택만 빼먹고 필요 없는 건 헌신처럼 내다 버리는 스타일"이라는 비난까지 일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