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재 기자 기자 2014.05.02 14:48:48
[프라임경제] '돈'을 가치와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부지기수의 사람에게 '금융'이란 여전히 어렵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융시장'을 논하자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돈의 융통'이 곧 '금융'이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을 '금융시장', 해당 기업을 '금융기관'으로 셈하면 조금이나마 편해질까. 같은 맥락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회사 등을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프라임경제 기획 [금융여지도] 두 번째. 'KB금융그룹'의 지분구조와 각 계열사를 살폈다.
금융지주사와 제1금융권인 은행의 지분구조는 일반적인 재계 지분구조와는 달리 접근해야 한다.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에 따라 기업의 은행 경영권 소유에는 제약이 있고, 금융지주사가 완전민영화를 꾀해도 정부 산하기관은 여전히 최대주주로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경영인'과 '오너가(家)'의 차이라고 봐도 무방한 대목이다.
자산운용사 등 제2금융권은 일반 대기업 계열에 종속되기도 하지만, 은행과는 또 다른 중소기업은행법, 보험업법 등에 '금산법'과 또 다시 엮이기도 한다.
다수의 대기업이 순환출자구조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합병과 분리에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면, 금융지주사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와중에도 '서민금융 안정화'라는 '대의(大義)'까지 감안해야 하는 등 보다 안정적인 지분구조가 필요하기도 하다.
◆21개 종속회사 영향력 '절대적'…최다 고객 확보
이 때문인지 지난 2003년 완전 민영화를 이룬 국민은행 이후 2008년 출범한 KB금융지주가 각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올해 3월 KB캐피탈(옛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하면서 자산총계가 380조원 이상으로 늘어난 KB금융지주는 3000만명의 국내 최다 고객과 1200여 지점망을 갖추며, 현재 자회사 11개와 손자회사 10개, 총 21개사의 종속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9.96%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며 DR(주식예탁증서) 예탁기관인 'The Bank of New York Mellon'이 2대 주주다. 이외 우리사주 조합이 0.75%, 나머지 69.22%는 소액주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KB금융지주는 KB캐피탈에 대한 52%의 지분율을 제외하면 나머지 계열사에 대해 100%의 지분으로 별도 사업 없이 이들 기업을 수중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약 287조원, 국민 절반이 넘는 2861만명의 거래고객을 확보해 1156개에 이르는 광범위한 점포망과 은행권 최고 수준의 모바일·인터넷 뱅킹 네트워크 등을 구축했다.
원화대출금도 지난해 말 기준 187조50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 8422억원을 달성했으며, 금융권 최대 화두이자 미래성장 동력으로 인식되는 스마트폰 기반 'KB스타뱅킹'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은행에 다르면 이 서비스는 국내 첫 이용고객 8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스마트폰뱅킹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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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의 각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은 절대적이다. 그룹은 현재 지주사를 제외하고 자회사 11개, 손자회사 10개로 총 21개의 종속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표는 5월 현재 KB금융지주 지분구조 현황. ⓒ 프라임경제 |
또한, KB투자증권은 IB(투자은행) 부문에서 업계 선두권의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로 기업금융, 채권, M&A 자문 부문에서의 시장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09년 상반기 롯데의 두산주류 인수자문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많은 경험도 축적했다. 아울러 IB 이외 신규영역으로의 확장은 물론 KB선물과의 합병을 통해 보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주식거래 앱 'KB스마톡'을 통해 온라인 거래채널의 신규브랜드 네이밍을 론칭, 온라인 및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보했으며, 국민은행과 연계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04년 그룹의 일원으로 출범한 KB생명보험 KSQI 콜센터 부문에서 우수 기업에 연달아 선정되는 등 고객서비스 체계를 더욱 굳건히 하며 △고객중심 경영 △현장중심 경영 △지속성장 기반 마련 △활기찬 조직문화 △사회적 책임강화라는 '5대 경영철학'을 기반 삼아 '제2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1988년 설립된 KB자산운용도 지난해 6월까지 주식형펀드 7조9990억원 비롯해 채권형 펀드 3조3267억원, 특별자산 펀드 2조9937억원 등 총 31조5631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 투자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그룹은 해외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그룹 내 KB부동산신탁은 전국 영업망을 갖추면서 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리스크가 낮은 비토지 신탁부문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갖췄다. KB인베스트먼트도 최근 5년간 연평균 4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이끌고, 1030개 코스닥 상장기업 중 9.5%인 98개 기업을 상장시키는 등 중소기업의 충실한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KB신용정보 역시 그룹 내 부실채권 관리 전문회사로 기능하며 채권기관의 자산건전성을 제고하고, 평판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등 건전한 신용사회 구현에 공헌 중이다. 특히나 자산규모와 수익성, 서비스 등에 있어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KB데이타시스템은 그룹의 IT 파트너로, 금융IT에 특화된 20년간의 업력을 바탕으로 최적의 통합 IT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 2010년에는 금융IT시장 내 최대 사업이던 부산은행 차세대시스템을 비롯한 육군본부 통합자금관리시스템, 한국예탁결제원 차세대시스템 등을 개발했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에서 다년간 해외사업 노하우를 쌓기도 했다.
2012년 초 제일저축은행의 우량자산과 부채 일부를 인수해 새롭게 출발한 KB저축은행도 그룹의 '클린뱅크(Clean Bank)'를 자처하며, 초우량 저축은행의 위상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예한솔저축은행은 올초 KB저축은행과 합병에 따라 자회사에서 제외됐다.
◆지주사 연결 영업익·당기순익 회복세
이런 상황에서 그룹 실적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각 계열사의 실적을 일일이 따질 수 있지만, 급한 마음에 종속기업의 실적까지 포함된 KB금융지주의 최근 3년간 연결 실적만 살펴도 어느 정도 시장 환경은 눈대중이 가능하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11년 국제회계기준 연결 영업이익 3조3983억원에서 이듬해 2조4321억원, 지난해 2조27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2011년 2조4285억원에서 이후 2년간 각각 1조7401억원, 1조2637억원에 그치는 등 하락세다.
순수수료이익도 2011년 1조7947억원에서 이후 1년 단위로 1조56676억원, 1조4792억원까지 내려가는 등 상황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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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하자면 KB금융지주 내 각 계열사들의 선전이 흥미롭다. 그룹은 현재 자산총계가 380조원 이상으로 늘었으며, 최다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KB금융지주 |
KB금융지주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9865억원에 영업이익 4837억원, 당기순이익 3735억원을 마크해 전분기 대비 매출은 6.99% 하락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60%, 44.24% 신장했다.
다만 이는 전년 동기 연결기준 매출 6조2025억원, 영업이익 5329억원, 당기순이익 4129억원 대비 각각 -19.60%, -9.22%, -9.54%의 하락한 수치다.
핵심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11년 영업이익 2조6459억원이었지만, 이듬해인 2012년 1조9522억원, 2013년 1조4381억원에 머물렀다.
프라임경제 [금융여지도] 'KB금융그룹' 세 번째 자리에서는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 CEO를 둘러싼 이슈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