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월1일은 법정공휴일은 아니나, '노동절'이라고 해 우리나라의 많은 사업장에서 휴일로 삼고 있다. '메이데이'라고도 부른다.
메이데이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1884년 미국의 방직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태동했다고 하는데, 정작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근로자의 날'을 메이데이를 피해 정한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1889년 제2인터내셔널 파리총회에서 이날을 노동절로 공식 선포했는데, 제2인터내셔널은 마르크스주의를 이론적 근거로 해 결성된 국제단체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서구 자본주의 진영에서는 노동운동이 많은 마찰을 빚으면서 자리를 잡았음에도 일각에서 이 날을 껄끄럽게 여기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근로자의 날을 이 날이 아닌 다른 날로 지정해 운영하는 등 관행 아닌 관행이 생겼다는 것이다. 반대로 소련에서는 이 메이데이에 성대한 군사 퍼레이드를 하는 등 공산 진영에서는 이를 크게 경축하는 상반된 관행이 있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우리나라도 냉전 시절에는 노동절과 다른 날짜에 근로자의 날을 따로 두었던 과거가 있다. '노동절=근로자의 날'로 일치시켜 운영한지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 한국에서도 나름대로 복잡한 역사를 거치면서 제 날짜에 이름을 걸게 된 노동절이지만, 정작 이 노동절이 기원하는 노동권의 신장은 아직 요원한 것 같다.
지난달 29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고객센터 비정규 노동자들(서비스 기사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서비스센터라는 회사 형식으로 하청을 주고 서비스 기사들을 여기 소속으로 해 두는 것은 하청 즉 하도급의 한 형태다. 하지만 실상 이 사안에서는 두 거대 기업 즉 원청 회사들이 하청 소속 직원들을 직접 자시감독하기 때문에 이는 '위장 하도급'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충격적인 문제는 또 있다. 위장 하도급 여부도 문제지만, 서비스센터 대부분이 근로계약서를 아예 쓰지 않거나 작성하더라도 교부하지 않는 등 상황이 폭로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첫 단추마저 잘못 꿰는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이 사람들을 아연실색하게 한다.
이남신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소장은 "근로계약서나 도급계약서 서류 작성 없이 구두로 계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서류가 존재하더라도 근로계약서나 도급계약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고 사인만 하고 수거해 가는데 계약서를 요구해도 묵살당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