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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 '비자넷 규정위반' 꼬리표 언제 땔까?

타사 결제 네트워크망 이용…비자카드와 분쟁 지속

이지숙 기자 기자  2014.04.30 17: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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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결제 네트워크 사용을 두고 2011년 시작된 비자카드와 비씨카드의 싸움이 여전히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씨카드가 비자와 제휴를 맺고 출시된 카드의 결제 네트워크를 비자가 아닌 타 브랜드에서 이용하며 매달 5만달러의 과징금을 물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비씨카드는 비자가 아닌 타사 결제 네트워크 사용 때 1%의 국제카드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고객에게 더 이득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비자카드가 징수한 과징금은 2011년 6월 10만달러에서 현재 180만달러(약 19억원)까지 불었다.

◆비씨카드 과징금만 19억… 분쟁 종료는 언제?

양사 간 분쟁은 비씨카드가 비자카드 외에 다른 결제 네트워크 사와 제휴를 체결한 것에서 비롯됐다. 비씨카드는 미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업체인 스타사의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중국 은련카드와 제휴를 맺고 있다.

문제는 '은련비자카드'로 인해 시작됐다. 비씨카드는 국내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사용하는 은련카드 사용액을 매입하는 대가로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은련카드에서 발급하는 은련비자카드는 해외 결제 때 비자 네트워크 망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국내 은련카드 매입사인 비씨카드가 소비자가 은련비자카드로 결제했을 때 비자 네트워크망이 아닌 타 은련 망을 이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비자카드 관계자는 "비씨카드의 행동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케이스"라며 "비씨카드는 매입사로서 규정대로 망을 사용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비자로고가 새겨진 카드를 다른 네트워크망에 올리는 위반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비씨카드는 '고객들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씨카드는 비자카드를 지난 2011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신고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자카드 망이 아닌 타사 망을 사용하면 카드 이용자들은 국제카드수수료인 이용금액의 약 1%를 비자카드에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며 "고객의 경제적 도움을 위해 어렵게 상호협의해 구축한 것을 철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은련비자카드의 경우 주도권이 은련카드에 있는 만큼 비씨카드가 네트워크를 이용을 우리가 조정할 수 없다"며 "스타사 등 타 카드사와 네트워크 공유는 현재 비자넷 규정위반 사항이 맞고 그에 따라 과징금을 물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카드수수료' 비자, 국내 입지 위축 우려

비씨카드와 결제 네트워크를 두고 분쟁을 벌이는 비자카드는 최근 국내에서 '국제카드수수료 무료'를 타이틀로 단 카드 상품이 출시되면서 더욱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비자·마스터카드는 해외에서 카드 결제 때 결제망을 제공하는 대가로 고객에게 결제 금액의 1%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국내 결제금액에도 0.04%의 수수료를 부과 중이며 현재 이 금액은 카드사가 지불하고 있다. 해외 결제망을 사용하지 않는 국내 결제도 수백억원의 로열티를 내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 브랜드 카드사들이 사용분담금, 국내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챙기는 금액은 매년 1000억원이며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매년 국정감사에서는 '국부유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로열티 수수료가 없는 은련, 디스커버리 등 새로운 사업자와 협력 체계를 강화하며 제휴카드를 출시하고 있다. 비씨카드의 글로벌카드는 현재 470만좌가 발급됐다. 이 카드는 해외 사용이 가능하지만 국내 전용카드처럼 연회비가 저렴하고 국제카드수수료도 무료다.

롯데카드도 중국 은련과 제휴해 중국 내 220만여개 은련 가맹점과 ATM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롯데 포인트 플러스 펜타 카드' 등 모두 6종의 은련 브랜드 카드를 내놨으며 KB국민카드도 은련과 발급업무 계약 체결 후 '와이즈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일본 결제 대형업체인 NTT데이타와 제휴해 국내 전용카드가 일본에서 결제될 수 있도록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소비자에게 카드발급 때 해외겸용카드의 연회비 등을 자세히 안내하도록 하고 있으며 카드사 내부적으로도 국제카드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대안상품을 출시해 향후 해외겸용카드 상품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비자카드 관계자는 "비자카드 수수료 정책은 전 세계 공통사항으로 향후에도 변경계획은 없다"며 "국제카드수수료 면제 카드 등의 출시로 소비자 선택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고 비자도 고객에게 우리만의 다양한 혜택 제공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