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다양한 펀드상품을 한 자리에서 시중보다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개장한 국내 최초 '펀드슈퍼마켓'에 대해 일부 고객들의 항의가 불거지고 있다. 홍보자료에는 시중대비 30%가량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문구가 있지만 일부 상품들은 기존 구매 채널과 비용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
펀드슈퍼마켓은 지난 24일 개장 이후 이틀 동안 신규계좌 계설 수가 약 3000좌를 웃도는 등 최근 환매분위기를 감안하면 순항하고 있다. 펀드슈퍼마켓이 내세운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펀드 상품을 한 곳에서 비교하고 검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펀드슈퍼마켓은 이달 23일 기준 52개 자산운용사의 900여개 상품을 판매 중이며 개인투자자들의 성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오프라인 판매사 30%, 온라인 판매사의 50% 수준의 저렴한 비용으로 펀드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을 특장점으로 내세웠다.
28일 펀드슈퍼마켓을 출시한 펀드온라인코리아에 따르면 자체 판매채널에서의 판매보수는 0.35%로 0.89%인 시장평균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수수료에서도 비용 차이는 확연하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시장평균 0.99%의 선취 수수료를 떼는 반면 펀드슈퍼마켓은 대부분 유형 펀드에 이 수수료가 없다.
주식형펀드는 시장 평균 2.05%에 정도의 후취수수료 부담이 있지만 이에 비해 펀드슈퍼마켓은 0.15% 내에서 차등 적용되며 그나마 올해까지 면제된다.
그러나 모든 펀드가 시중 은행과 증권사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라는 게 일부 고객의 불만이다. 펀드슈퍼마켓에서 소득공제 장기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에 가입할 경우 일반 은행에서 인터넷으로 가입할 때 수수료와 같다는 것.
이와 관련 펀드슈퍼마켓 관계자는 "소장펀드만 수수료가 똑같거나 비슷하고 다른 펀드상품들은 대부분 저렴하다"며 "펀드슈퍼마켓은 온라인으로만 상품가입이 이뤄져 시중 은행, 증권사 등과 비교했을 때 회사 운영비용이 적게 드는데 이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기본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의 경우 펀드를 만드는 운용사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기 때문에 판매보수가 다른 곳보다 낮을 수도 또는 높을 수도 있다"며 "우리도 '최저가 보장'이라는 마케팅을 펼친 적이 없기 때문에 펀드 상품 하나를 갖고 전체를 판단하면 안 된다"고 부연했다.
소장펀드와 같은 일부 특판 펀드를 제외하면 수수료는 저렴하지만 '업계 최저가' 표현을 쓰지 않은 만큼 일부 상품에서는 저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비용 부담을 줄였다’는 홍보 간담회 당시 설명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해명이다.
또 이용절차의 복잡함 때문에 중장년 이상 고객층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펀드슈퍼마켓은 거래 시작을 위해 우리은행 또는 우체국 지점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고 온라인상에서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달 국내 금융투자상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투자업계 설문조사에서 재테크 상품 가입 이유로 '노후대비'를 가장 많이 꼽았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노후대비가 가장 절실한 중장년층의 경우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온라인 금융거래 시스템에 대해 대부분 지식이 없거나 이용을 꺼리는 탓이다.
그러나 펀드슈퍼마켓 측은 "이 같은 거래 약관은 금융위원회 판매정책에 의한 이용절차법에 따른 것으로 고객의 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한 번의 계좌 개설로 언제든 편리하게 온라인 펀드시장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업체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온라인 매장은 고객 성향과 요구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불편할 수 있다"면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편의성과 연령층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