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금의 관심과 칭찬이 아이들을 춤추게 합니다."
지난 22일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하나복지학교를 찾았다. 서초·강남지역의 지역아동센터인 하나복지학교(이하 하나학교)는 지역사회의 △아동보호 △학습지도 △문화체험 △지역사회연계 등의 통합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보호와 학습지도가 필요한 지역 내 취약계층 및 교육소외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고 일상 생활지도와 급식제공, 위생지도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이와 함께 초등학생을 위한 아동돌봄지원센터와 일반 고등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한 오름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비적응 고등학생 위한 '오름학교'
오름학교는 일반고등학교 2·3학년 학생 가운데 비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업유지와 재능을 개발하기 위한 대안학교다. 입학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적학교에서 상담 및 위탁교육을 결정하고 학교장의 추천, 생활기록부사본을 비롯해 본인의 희망하면 대안학교의 입학이 이뤄진다.
이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근태불량, 흡연, 다 벌점 등 일반 고등학교에서 생활이 힘든 청소년들로, 이들을 지도하기 위해 일반 수업방식이 아닌 특성화 방식의 교육이 이뤄진다. 오름학교는 이 가운데 뮤지컬과 음악밴드과정을 집중 진행하고 있으며 학생들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 하영인 기자 |
이러한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되찾고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오름학교에서는 세심한 배려와 관심을 중요한 방침 삼아 지도 중이다. 작은 일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자존감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오름학교의 가장 큰 목표다.
이 같은 수업방식을 고수한 결과 지난해 오름학교 3학년 20명 중 11명이 대학 연극영학과, 뮤지컬 학과 등에 진학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와 관련 신 복지사는 "칭찬은 고래뿐 아니라 아이들을 춤추게 한다"며 "이 아이들은 칭찬보다는 꾸중과 무시를 당했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아이들의 심리나 정서는 오름학교 학생이나 일반 청소년이나 다르지 않지만 과도기의 잘못을 범죄자처럼 낙인 찍는 사회인식 때문에 이 청소년들은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런 청소년일수록 칭찬과 배려, 조금한 일에도 관심을 가져줌으로써 아이들의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며 "입학 당시 말을 하지 않은 학생이 있었는데 계속된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했고 곧 다른 아이들과도 문제없이 지내게 됐다"고 설명을 보탰다.
◆부자동네 방배동?! 오히려 후원 없어
신 복지사는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지원과 후원이 전무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나학교의 운영은 서울시의 70% 지원과 30%의 후원으로 꾸려진다.
그러나, 지역특성상 부자동네라는 인식으로 오히려 사회의 후원이 거의 없어 매달 비싼 임대료 납부문제는 물론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오름학교 아이들의 정규수업인 음악밴드수업과 뮤지컬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하영인 기자 |
신 복지사의 말을 빌리면 노인들은 선거권이 있지만, 아이들은 없는 만큼 표를 얻기 위해 노인 관련 복지예산은 적극 지원하지만, 복지예산을 삭감해야 할 경우 가장 먼저 지목되는 부문은 선거권이 없는 아동복지 분야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신 사회복지사는 정부의 후원과 지원 외에도 사회가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직접적 사례를 거론하며 호소했다.
"돌봄 아이 중 금년 초등학교를 입학한 아이가 있었어요. 양말도 신겨줄 사람이 없어 겨울에도 맨발로 복지관을 찾던 아이였는데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던 아이가 학교 입학식 당시 부모님이 없다는 현실에 마주하자 끙끙 앓더라고요."
신 복지사는 이러한 아이들에게는 물질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든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자 자산입니다. 이 아이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올바르게 성장해 앞으로의 우리 사회를 건실하고 올바르게 이끌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