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회적기업 탐방 92] 열정으로 움켜쥔 '청춘 주먹밥'

뛰어난 가격경쟁력 앞세워 노인 사회참여 인식 개선 앞장

노병우 기자 기자  2014.04.23 15:46:46

기사프린트

   청춘 주먹밥은 어르신들이 일하시기에 용이하고, 수익도 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연구하다가 주먹밥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 노병우 기자  
청춘 주먹밥은 어르신들이 일하기에 용이하고, 수익도 낼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연구하다가 주먹밥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 노병우 기자
[프라임경제] 근래 우리사회에서 두드러진 사회현상은 급속한 고령화와 맞물린 베이비부머 세대 퇴직문제다. 대한민국 성장과 함께 어려운 여건에서도 치열하게 내달리며 청춘을 보냈던 그들이지만, 때 이른 퇴직으로 이제는 현역에서 물러나 '은퇴난민'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더욱이 평균수명이 100세 시대를 맞은 오늘날, 은퇴 이후 경제활동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 돼버렸고, 소위 '실버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의 일자리 마련은 국가의 주요책무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도 지난해 '일자리는 국민의 삶의 기반이자 행복의 전제조건'이라는 비전이 담긴 '고용률 70%(15~64세) 일자리 로드맵'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도 베이비부머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구직에 성공해 여전히 '청춘'을 보내고 있는 평균 연령 65세의 젊은 아주머니들이 있다. 바로 '청춘 주먹밥'에서 일하는 그들이 바로 주인공이다.

◆'엄마 마음'으로 빚은 주먹밥 "한 끼 식사 손색없어"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던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동 지하철 8호선 석촌역 8번 출구에 위치한 청춘 주먹밥에 들어서자 두 명의 아리따운 여인이 밝게 인사를 건넨다. 할머니라 하기엔 너무 젊고, 아줌마라고 하기엔 연륜이 묻어난다. 청춘 주먹밥은 66.11㎡(2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하얀 벽엔 주먹밥 그림이 발랄하고 위트 있게 그려져 감성적 분위기가 가득 번져있었다.

'청춘 주먹밥'은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송파노인복지센터(이하 센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다. 센터는 어르신들 일자리도 창출하고 수익도 낼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연구하다가 주먹밥 사업을 창안, 3주간 시범 운영기간을 거쳐 지난 2012년 3월29일 개업했다.

청춘 주먹밥은 초기 사업진행을 위한 종사자를 모집했을 때 40여명의 어르신들이 지원할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사업을 주관한 센터는 신청자의 경력이나 의지, 사업 취지에 대한 이해도 등을 종합해 종사자들을 선정했다.

  청춘 주먹밥은 메뉴 개발에서부터 음식을 주문받고, 만들고, 서빙하는 부분까지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도맡고 있다. = 노병우 기자  
청춘 주먹밥은 메뉴 개발에서부터 음식 주문 및 조리, 서빙까지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도맡고 있다. = 노병우 기자
열정 넘치는 이들의 노고 덕에 작년 5월 지역형 예비 사회적기업(일자리창출형)으로 지정된 청춘 주먹밥은 현재 6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아침 8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된다.  

김유미 할머니는 "처음 일을 할 때 식당 일을 위한 위생교육을 시작으로 여러 교육을 받았고, 메뉴를 직접 만드는 시간과 메뉴 선정에도 참여했다"며 "사실 처음 한 달간은 백반으로 시작을 했는데 서빙하기가 쉽지 않고, 효율성을 따지다보니 결국 주먹밥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춘 주먹밥의 주먹밥 가격은 1500원에서 1900원. 갖가지 맛깔 난 재료가 곁들여진 주먹밥은 물론 과일 드레싱을 얹은 샐러드와 피클, 따뜻한 국물까지 함께 나오는 만큼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뿐만 아니라 주먹밥 외에도 된장찌개와 뚝배기 불고기에다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커피도 인기메뉴다. 특히 커피는 1200원으로 일반 커피전문점의 4분의 1가격에 불과하다.

한정희 매니저는 "청춘 주먹밥은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촉진시키는 노인친화기업"이라며 "모든 재료는 국산이며 매일 신선하고 좋은 것들로만 사용해 정성껏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맛있는 건 기본이고, 음식은 정말 어디 내놔도 떳떳하다"고 자랑했다.

◆송파구 노인일자리창출기업 1호, 수익금 일부는 노인복지기금으로

어르신들이 청춘 주먹밥에서 주5일, 하루 5~6시간(오전 8시30분~오후 3시, 오후 3시~저녁 8시) 동안 일해서 받는 돈은 한 달 50만원 남짓이다. 하루 종일 채소를 다듬고 국수를 삶고, 주먹밥을 만들며 앉을 틈 없이 일하는 걸 감안하면 많은 금액이 아닐 수 있지만, 어르신들의 직무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다.

청춘 주먹밥은 어르신들에게 일터를 열어줌으로써 '출근할 수 있어 행복한 아침'을, '두 번째 인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유미 할머니는 "복지관을 통해서 여러 문화프로그램에만 참여하고 있었다"며 "처음엔 걱정도 많이 했지만 일단 해보자라는 용기로 시작했고, 내 직장이기에 즐거운 마음을 갖고 근무 중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청춘 주먹밥의 식사 메뉴는 샐러드와 따뜻한 국물 등이 어우러진 주먹밥을 비롯해 잔치국수 및 된장찌개 등이 있으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커피도 1200원으로 저렴하다. = 노병우 기자  
청춘 주먹밥의 식사 메뉴는 샐러드와 따뜻한 국물 등이 어우러진 주먹밥을 비롯해 잔치국수 및 된장찌개 등이 있으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커피도 1200원으로 저렴하다. = 노병우 기자
이쯤에서 알아볼 청춘 주먹밥의 슬로건은 '청춘도 반한 주먹밥은 신명나는 우리 일터~ 일해보고 싶은 우리 기업~ 그 곳이 청춘주먹밥의 미래입니다'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이들의 비전은 △정직한 먹거리 추구 △노인 일자리창출 △인류사회 공헌.

뿐만 아니라 청춘 주먹밥은 송파구 노인 일자리 창출 기업 1호점답게 노인 일자리 사업과 노인들의 사회 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 고령자 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주먹밥 무료 배분행사 등의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한정희 매니저는 "청춘 주먹밥을 통한 인건비 외 수익금은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인복지기금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최근 식자재비 인상으로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더 나아가 사회적기업으로까지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일하고 싶지만 나이가 발목을 잡았던 어르신들에게 삶의 활력과 밝은 미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청춘 주먹밥. 앞으로 더 나아가 청춘 주먹밥 2·3호점을 개설해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를 더욱 늘려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