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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권, 책임의 의미 되새길 때

김병호 기자 기자  2014.04.23 15: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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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잇따른 금융사고에 대한 금융권 책임론이 퍼지는 가운데 금융기업 수장들의 사퇴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사건·사고들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될 뿐, 사고의 근본적인 문제점 해결에 주력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KT ENS 협력업체의 매출채권 대출 사기, 시중은행의 일본 도쿄지점 부당 대출 등 지난해부터 불거진 금융사고는 이 같은 걱정을 낳기에 충분하다. 특히나 정보유출 등은 사안의 크기가 큰 만큼 책임론을 거론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다.

이런 이유로 KB국민은행과 카드 등 KB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 임원과 손경익 NH농협카드 사장,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 등은 이러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줄줄이 사퇴했다. 다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퇴행렬 이후 적임자로 발탁된 새로운 책임자는 기존에 더해진 부담을 안고 또 다시 직원들을 채찍질하게 된다.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만 무작정 앞만 보고 가는 경주마의 달리기와 다를 바 없다.

일각에서는 원천적인 기업문화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응당한 말이다. 기업문화는 서로를 독려하고 'WIN-WIN' 하자는 주인의식을 형성하기도 하며, 또 다른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잘잘못에 대한 처분은 물론 이에 대한 책임 또한 당연하지만 책임의 의미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정계 고위급의 책임론이란 서로를 향한 날세우기에 그치고 있다.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독촉이 결코 '책임지고 물러나라'라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드물다.

작년 벌어진 금융권의 여러 사건사고들의 결론은 임기가 임박해 퇴임하는 경우도 있지만, 남은 임기 동안 위기상황임을 감안해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기업 안정과 발전을 위해 끝까지 헌신하겠다라는 뜻을 전한 CEO도 있다.

책임론의 두 가지 예지만 일단 지난 과오를 반성하는 자세를 갖춘 채 다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약하고 헌신하려는 후자 쪽에 박수를 치는 게 마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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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책임을 진다면 주위 모진 박해 속에서도 다시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이 정도는 해줘야 '책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무방할 듯 하다.

극단적으로 '책임지고 사퇴한다'는 것은 책임의 무게에 눌려 도망치겠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