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4.04.23 13:26:01
[프라임경제] '영국 자존심' 재규어가 치열한 공방전이 오가는 국내 프리미엄 수입차시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거듭된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사실 재규어의 경우 많은 경쟁사와 비교해 조금은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거듭된 디자인 변화와 성능 개선 등을 통해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모색하면서 인지도가 점차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내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재규어의 노력이 어느 정도 통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규어의 브랜드 DNA가 고스란히 계승된 대표모델 'F-타입(TYPE)'을 시승했다.
영국 왕실의 의전용 차로 사용되는 재규어는 거대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며 뛰어난 품질과 성능, 품위를 바탕 삼아 유명세를 떨쳤다. 한때 구태의연한 디자인과 시대에 뒤떨어진 사양들로 고객 외면을 받기도 했지만,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브랜드 본연의 입지를 되찾고 있다.
특히 독일산 자동차가 강세를 보이는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이 크게 두드러진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해 판매증가율 1위를 차지하면서 수입차 시장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모두 3103대를 판매한 재규어는 무려 전년대비 61.7% 판매고가 증가하는 등 수입차 판도를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재규어 모델 가운데 여러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모델은 아름다운 2인승 컨버터블 스포츠카인 '재규어 F-타입'이다. 브랜드 역사상 가장 역동적 재규어 F-타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라는 극찬을 이끈 불리던 E-타입 후속 모델로, 40년간 멈춰있던 재규어의 레이싱 DNA를 담아내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남자들의 로망'이라 불리는 재규어 F-타입(기본형)에 탑승, 페이스카를 따라 경주국립공원 토함산지구를 출발해 경주IC, 서울산IC를 거쳐 아젤란리조트에 도착하는 60㎞에 해당하는 거리를 달려봤다.
◆범접할 수 없는 표면적 아우라…고성능 모델 특유 정체성 재인식
재규어 E-타입을 계승한 F-타입 외관 디자인은 컨버터블 스포츠카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매끈한 라인을 구현하는 동시에 재규어 고성능 모델 특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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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규어 F-타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라고 불리던 E-타입 후속 모델로, 40년간 정체됐던 재규어의 레이싱 DNA를 담아내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 ||
전체적으로 곡선을 많이 사용하면서도 전조등을 비롯, 부분적 직선을 추가해 날카로움과 긴장감을 유지했다. 여기에 브랜드 특유의 돌출된 파워 벌지(power bulge)와 조개껍질 모양 크램쉘 보닛 등의 독특한 디자인 요소는 여전히 본인의 존재감을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전면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은 잘록한 허리를 지나면서 풍성함이 극대화됐고, 후면부에서는 칼로 벤 듯 직각으로 떨어졌다. 리어 펜더와 범퍼가 조화를 이룬 후면부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풍겼다. 리어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트렁크 리드와 비교해 리어 펜더가 뛰어난 볼륨감을 갖췄기 때문.
F-타입의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돌출된 도어 핸들이 없다는 점이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위해 필요 때만 돌출되도록 설계되면서 스마트키를 작동하거나 운전자 손이 터치 패널에 닿으면 튀어나온다.
한편, 고급 가죽 소재로 마감된 실내 인테리어는 새틴 크롬과 어두운 색상의 알루미늄 마감을 일부 도입해 공간을 명확하게 분리시켰다. 중앙에 숨어 있던 공조장치는 시동을 걸면 솟아올랐고, 용도에 따라 그룹화된 모든 조작버튼은 운전석을 향해 있어 직관적으로 사용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레버 방식 변속기와 다이내믹 모드 스위치를 도드라지게 디자인한 부분 등이 F-타입의 성향을 대변했다. 아울러 계기판 좌우측 속도계와 엔진회전계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디자인됐으며,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패들시프트 색상도 오렌지 컬러가 사용됐다.
◆심금(心琴) 자극하는 고속질주…고속 급커브도 수월
국내 출시된 F-타입은 △기본형 △F-타입 S △F-타입 V8 S, 총 3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F-타입 전 라인업에는 8단 퀵 시프트 변속기가 조합됐으며, V6 수퍼차저 엔진이 탑재된 F-타입 S는 최고 380마력, 최대 46.9㎏·m의 성능을 자랑한다. 또 V8 5.0L 수퍼차저 엔진이 장착된 F-타입 V8 S는 최고 495마력, 최대 63.8㎏·m의 퍼포먼스를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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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가죽 소재로 마감된 실내는 새틴 크롬과 어두운 색상의 알루미늄 마감을 도입해 공간을 명확히 구분했으며, 단단한 버킷시트도 포지션도 낮게 설계되면서 주행안정성을 극대화했다. Ⓒ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 ||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F-타입 S와 동일하게 V6 수퍼차저 엔진이 탑재된 기본형으로 △최고 340마력 △최대 45.9㎏·m의 성능을 갖췄다.
본격 시승을 위해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우자 묵직한 배기음이 귀를 자극한다. 일반적으로 배기음이 보통 거슬리기 십상이지만, F-타입의 경우 주행 내내 운전자의 심금을 울릴 만큼 매력적이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며 출발하자 넘치는 힘과 함께 고개가 뒤로 젖혀졌고, 몸이 시트에 파묻힐 정도의 가속이 뒤따랐다. 특히 직진구간에서 빠르게 치솟던 속도계는 시원한 배기음과 함께 순식간에 160~180km/h를 넘어섰으며, 스포츠카다운 역동적인 주행을 멈추지 않았다.
주행하는 동안 좌우측 코너에서의 스티어링 반응은 놀라울 정도였고, 고속주행에서의 급커브도 역시나 당황하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웠다. 운전자가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속도에 직접 개입할 경우 변속시점에 따른 배기음은 더욱 빛을 발휘했다.
승차감도 스포츠카답게 단단한 버킷시트가 온몸으로 느껴졌으며, 시트 포지션도 낮게 설계돼 도로에 붙어 달리 듯한 느낌이다. 코너 주행 시 차체가 쏠리는 상황에서도 몸을 감싸는 좌우측 시트 느낌도 만족스럽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비경제성이다. F-타입 기본형은 1억320만원이며 △F-타입 S 1억1910만원 △F-타입 V8 S 1억5870만원이다. 복합연비(기본형 기준)는 8.9㎞/L이지만, 실 주행에서는 7㎞/L에 그쳤다. 하지만 재규어 고성능 스포츠카인 점을 감안하면, 단점으로 비춰지지 않을 수준이다.
비록 최근 시장트렌드인 부담스러운 가격과 실용성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지만, 스포츠카 디자인의 완성과 특유의 질주본능을 완벽 구현한 '재규어 F-타입'은 '남자들의 로망'으로 자리 잡으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