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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영업이익 1조'에 얽힌 신의성실 논란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으로 1석2조 효과…통상임금 판결에도 관심 집중

전훈식 기자 기자  2014.04.17 10: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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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던 한국GM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GM은 전년대비 감소한 매출액과 더불어 쉐보레 유럽 철수 비용을 감수해야 했지만, 통상임금 대비 자금을 환입하면서 이러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GM이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대법원의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을 우롱한 단순 포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GM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따르면 지난해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2% 감소한 15조6040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조854억원이었다.

물론, 단순히 수치만으로 두고 봤을 땐 지난해 한국GM은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듯 비춰지지만 이번 영업이익은 현재 소송 중인 통상임금 3년 치 소급분 지급에 대비한 7893억원의 충당금을 환입한 결과인 만큼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과연 한국GM의 1조원 영업이익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들 한국GM이 얻을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유럽 철수 따른 영업 손실 우려에도…

환입된 통상임금 충당금을 제외한 한국GM의 영업이익은 3000억원 수준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이너스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던 한국GM은 그동안 쌓아온 통상임금 충당금을 환입시켜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GM 보령공장 조감도. Ⓒ 한국GM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던 한국GM은 그동안 쌓아온 통상임금 충당금을 환입시켜 '영업이익 1조원'의 실적을 올렸다. 한국GM 보령공장 조감도. Ⓒ 한국GM

지난달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 도입 3주년을 맞았지만, 글로벌 GM의 쉐보레 유럽 철수로 큰 타격을 입었다. 생산 규모 중 15~20%를 책임지는 수출 물량 감소도 문제지만, 한국GM이 소유한 유럽 판매 법인에 따른 철수비용도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GM 관할 GM 해외영업본부(GMIO)가 지난달 쉐보레 철수 비용 명목으로 손실 처리한 비용은 6억2100만달러(약 6644억원). 다행히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된 비용은 GMIO와 GM 계열사가 절반가량 부담한 2915억원에 그쳤지만, 이 전까지는 모든 비용을 한국GM이 부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당시 전망처럼 한국GM이 비용 전부를 부담했을 경우 △내수 15만1040대 △수출 62만9478대의 호성적에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좋지 않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경영상 위기로 통상임금 '소급효 불가'도 기대

한국GM은 통상임금 충당금을 환입해 철수 비용에 대처했으며, 여기에 통상임금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상임금 소급분 문제와 관련해 대법원의 신의칙도 적용되면서 사측 입장에서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방미기간 중 댄 애커슨 GM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통상임금 축소 발언을 하면서 많은 노동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방미기간 중 댄 애커슨 GM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통상임금 축소 발언을 해 많은 노동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정은 이러하다. 앞서 한국GM이 환입시킨 통상임금 충당금은 1만여명의 근로자가 무더기로 통상임금관련 소송을 내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난 2012년까지 쌓아온 3년 치 소급분 지급 대비 비용이다.

이런 가운데 작년 12월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를 통해 "추가적 임금 지급 등으로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할 경우 신의칙에 의거한 소급분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해 충당금 가치가 없어졌다. 즉, 한국GM처럼 마련된 충당금이 있는 경우 추가 지급해야 하지만 충당 능력이 없다면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지급 의무'에 해당하게 된 것.

이와 관련해 한국GM 관계자는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현재 대법원에 계류돼 있으나 대법원전원합의체 판결과 법적 자문을 거쳐 소급분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해 감사보고서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충당금 환입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GM이 대법원 신의칙에 근거한 경영상의 문제로 소급분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지만, 과연 스스로 지급 능력을 포기한 상황이 근본적 신의칙에 위배되지 않는가에 대한 여부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국GM 통상임금 소송이 아직 계류 중인 만큼 이런 움직임이 대법원 판결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만일 대법원이 이를 계기로 소급효를 인정하게 되면, 한국GM으로써는 1조원의 영업손실을 감안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이번 한국GM 통상임금 판결은 한국GM 존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면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