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GM이 유럽 내 쉐보레 브랜드 철수를 선언하면서 수출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GM과 최근 회사 안팎에서 수시로 터지는 사건·사고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외국자본이 대주주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본사 글로벌 전략이 바뀔 때마다 구조조정 공포에 떨어야 하는 것은 물론 툭하면 터지는 철수설에도 시달려야 한다.
더욱이 이들은 최근 국내 브랜드임에도 불구, 해외에서 차를 그대로 들여오거나 엔진 및 변속기 등을 가져와 조합 후 판매하고 있다. 이런 만큼 바다 건넌 곳에서 큰 틀에 변화가 있을 경우 몸집을 줄이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논란과 분석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국GM은 부품을 가져와 조합을 거쳐 말리부 디젤을, 르노삼성차는 QM3를 통째로 들여와 시장에 내놓고 있다. 특히 이 두 차종은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계약이 밀려있어 인도까지 수개월이 걸린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자세히 살피면 한국GM의 말리부 디젤은 독일 오펠(Opel)사로부터 공수받은 2.0 디젤 엔진과 토요타그룹 계열사인 아이신(AISIN)의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현재 사전계약이 2000대 이상 밀려있지만, 이달 초 한국GM이 발표한 말리부 디젤의 생산성적은 216대. 사전계약이 예상보다 웃돌면서 초기 물량 확보가 부족했던 탓이다.
생산량 부족은 역시나 수입되는 파워트레인 때문이다. 엔진과 변속기를 해외에서 가져오기 때문에 국내 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말리부 디젤은 제대로 된 신차효과를 눈앞에 두고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흥행 때문인지 마크코모 한국GM 부사장은 미국에서 인기가 좋은 대형 세단 임팔라 등 시장경쟁력이 있는 차종의 추가 투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이미 한국GM 군산공장에서 생산 중인 크루즈의 차세대 모델을 해외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등 국내 생산 규모와 종류를 점차 줄이는 모습이다.
르노삼성차 역시 한국GM과 비슷한 형편이다. 르노삼성차의 QM3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수입차로, 물량을 전량 수입하고 있다. 국내브랜드가 판매하는 수입차인 셈이다.
QM3는 현재 지난해 말 한정판매 인도분과 이번 정식판매 1차 인도분을 제외해도 여전히 1만5000여대의 대기수요가 쌓여있어 올 연말까지 최대 3만대 규모로 들여올 계획이다. 다만 이 역시도 QM3가 수입 판매하는 차량이어서 생산 계획, 생산, 해상운송까지 장시간이 소요돼 필요한 물량에 즉각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다.
르노삼성차가 계획 중인 3만대 규모는 작년 르노삼성차의 내수판매량이 6만여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을 해외에서 수입하게 되는 것으로, 생산기지였던 르노삼성차가 해외 판매 대리점 취급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처럼 주력 차종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한국GM과 르노삼성차 판매방식은 이들 업체가 수입상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GM과 르노 측은 우리나라의 노동비용 수준이 높다는 뉘앙스를 꾸준히 풍기고 있다.
이런 이유가 맞물리며 지난달 한국GM과 르노삼성차의 수출량은 전년대비 각각 25%, 32.9% 감소했다. 3월까지의 누적 수출량 역시 전년동기와 비교해 각각 24.7%, 39.8% 줄었다.
물론, 한국GM과 르노삼성차 입장에서는 차량을 수입, 판매하는 것을 두고 철수 수순일 수도 있다는 앞선 말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못마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신차개발 △내수·수출판매 △재투자 △신차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