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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파주NFC에서 한국축구의 미래를 논하다

'대표팀-K리그-풀뿌리 축구' 한국축구 세 축, 균형 있게 성장해야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기자  2014.04.09 15: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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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K리그가 개막한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난다. 2012년 도입된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간 승강제도 두 시즌을 지나 올해에는 첫 승격팀인 상주 상무가 K리그 클래식에서 뛰고 있다.

1983년 프로축구리그 출범 이후 승강제를 도입하기까지 근 30년이 걸렸지만 이는 우리 한국프로축구가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월드컵 본선 8회 연속 진출과 AFC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클럽들의 연이은 선전과 같은 화려한 성과에도 그 이면에 놓인 한국축구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야 조 2위로 본선 행을 확정했는데, 3위였던 우즈베키스탄과는 승점이 동률인 가운데 골득실에서 1골을 앞서 가까스로 이룬 본선 행이었다. 대표팀의 경기력 문제가 예선기간 내내 지적됐던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K리그는 투자위축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해 AFC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인 FC서울의 경우도 주축 멤버인 데얀과 하대성을 떠나보냈지만, 그에 걸맞은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아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 시즌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으로 더블을 달성한 포항은 핵심선수였던 황진성과의 재계약 실패, 외국인 선수 영입 무산 등에 분노한 서포터즈들의 경기 중 시위 사태에 직면해야만 했다. 
 
리그와 대표팀의 성적은 별개일 수 없다. 리그에서 좋은 선수들이 꾸준히 배출돼야 대표팀의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논리다. K리그의 투자 위축은 대표팀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필자는 지난 달 런던대학교 부설 버크벡 스포츠 비즈니스센터의 디렉터인 션 하밀 교수와 함께 파주 국가대표 훈련장을 찾아 대한축구협회 안기헌 전무이사, K리그 홍보대사 신태용 전 감독, 그리고 대한축구협회 대외사업부 사람들을 만나 한국과 영국, 양국의 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당시 하밀 교수는 대표팀과 프로리그, 그리고 풀뿌리 축구라는 세 개의 축이 균형 있게 공동 성장해야 한 나라의 축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리그에 치우친 영국과 대표팀에 치우친 한국, 두 나라의 축구 모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영국은 프리미어리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그 성장이 리그 자체에만 집중돼 유소년 축구시스템 등 풀뿌리 축구에 대한 지원은 활성화되고 있지 않으며, 이러한 현실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표팀 경기만이 그나마 국민들의 관심을 받을 뿐 K리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저조하며, 프로축구에 대한 투자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풀뿌리 축구에 대한 투자가 미미함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는 수준이다.     
 
독일의 예를 보자. 독일 통일 후 침체기를 겪었던 독일축구는 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독일축구협회, 분데스리가가 긴밀히 협력했으며 독일축구의 전반적 침체에도 불구하고 협회와 리그의 공동관심사로 풀뿌리 축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유지해 왔다. 
 
그 결과 독일 대표팀은 월드컵, 유로대회 등 국가대항전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며 항상 우승 후보를 꼽는데 빠지지 않는 국제경쟁력을 갖췄으며, 분데스리가는 유럽의 프로축구리그 중에서 재정적인 안정도가 가장 높은 리그로 재탄생했다. 
 
최근 10년간 열린 국제대회에서 빠짐없이 4강 이상의 성적을 낸 대표팀이나,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매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독일 클럽들은 협회와 리그의 협조를 통한 성장이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성공 뒤에 체계적인 유소년 교육시스템과 같은 탄탄한 축구 저변이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종종 이웃나라 일본의 J리그, 중국의 슈퍼리그를 예로 들며, 한국축구의 성장이 느리다고 우려를 한다. J리그의 관중 동원력이나 슈퍼리그의 자금력을 보면 K리그의 성장이 무척이나 더뎌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이 한국축구의 위기라는 말이 와 닿는 부분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이웃나라들의 프로리그와 비교하며 조급한 마음에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독일도 침체기에 좌절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협회와 리그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꾸준히 준비한 결과 오늘에 이른 것이다. 
 
우리는 좀 더 멀리 보면서 대표팀-K리그-풀뿌리 축구라는 한국축구의 세 축이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또 그러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구단의 재정안정도를 높이고,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선수 양성뿐 아니라 협회와 구단의 행정, 마케팅을 선진화할 수 있는 스포츠 전문 경영인력 교육에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난 축구협회 미팅 말미에 나온 션 하밀 교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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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가 있기까지 130년이란 시간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프로축구는 이제 30년이 됐을 뿐입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축구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한국축구의 앞날은 밝을 것입니다." 
 
김재현 스포츠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문화레저스포츠마케터 / 저서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붉은악마 그 60년의 역사> 외 / 서강대·경기대·서울과학기술대 등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