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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의 스토리 금융 "갈피는 잡혔다"

리스크 탈피 해법 마련에 관심 집중…막 올라간 리더십 시험무대

나원재 기자 기자  2014.04.07 16: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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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강조한 '스토리 금융'의 행보가 구체화하고 있다. '고객 제대로 알기'를 주요골자로 한 진격의 발걸음에 한층 탄력을 가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진단에 동조한 국민은행은 지난 4일 지점직원 팀장의 허위 확인서 발급 등 사기 혐의를 자체 고발 조치하며 내부 정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이 1조원대 가짜증명서 발급 비리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와 관련 은행 측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고객정보 유출과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에 대한 그룹 차원 쇄신안을 마련했다.

   KB그룹 차원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적어도 국민은행의 경우 이건호 은행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휘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 KB국민은행  
KB그룹 차원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적어도 국민은행의 경우 이건호 은행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휘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 KB국민은행
은행은 지난 4일 지점직원 팀장 이모씨와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강모씨를 허위 확인서 발급 등 사기 혐의로 검찰에 자체 고발 조치했다고 지난 6일 밝힌 바 있다.

은행에 따르면 허위 확인서는 올 2월부터 지점 또는 법인인감을 사용하지 않고, 해당 직원이 자신의 명판과 직인 및 사인을 날인, 허위 사실을 확인해 교부하는 방식으로 발행되다가 지난달 30일 영업점의 제보와 본부차원의 자체조사 결과 적발됐다.

또, 허위 확인서 세부내용은 4건, 3600억원이 실제 예금 사실이 없는데도 예금이 입금된 것처럼 입금증이 교부됐으며, 제3자의 차용자금 보관증을 교부 방식 8건 8억원, 그리고 팀장 개인 사인으로 입금예정 확인서가 10건, 6101억원이 발행됐다.

국민은행은 이에 대해 "현재까지 피해신고는 없으며, 예금입금증, 현금보관증, 기타 임의확인서 등은 은행에서 사용하지 않는 임의 양식으로, 사기수법에 악용될 수 있어 고객들에게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은행은 이와 함께 철저한 조사와 점검을 통해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그룹 차원 쇄신안까지 발표됐지만…부담 가중

국민은행은 이번 사고에 대해 자체조사 결과 적발된 사실에 안도할 수 있는 반면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건호 은행장이 지난 1일 '스토리가 있는 금융'의 본격 행보를 알리고, 이어 그룹 차원의 쇄신안이 발표된 까닭이다.

이 은행장은 취임 이후 '스토리 금융'의 정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스토리금융 구현 TFT'를 신설하면서 전면적인 성과관리체계 개혁, 그리고 적법하고 윤리적인 영업 프로세스 구축 등 과정 중심의 조직문화를 다지며, 새로운 금융을 정비해 온 것.

이와 관련, 이 은행장은 "영업점장이 '고객의 소리(VOC)'를 직접 듣고 개선하는 등 실질적인 현장형 CS가 필요하다"며 "지역본부를 포함한 본부부서의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신뢰의 위기'를 지켜낼 근본적인 해법은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게 이 은행장의 설명이다.

이어진 그룹 차원의 쇄신안도 눈에 띈다. KB금융지주는 하루 뒤 2일 내외부 공모제를 통해 '줄 서기 문화' 근절과 감사실명제를 시행해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주사 전 계열사의 리스크 관리 기능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중 사고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제도 개선이 새롭다. 그룹은 지주 차원의 감사부와 외부제보 채널을 신설키로 했고, 은행 자체 감사 외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전 계열사 감사로 실시하면서 전 계열사의 분기별 감사협의회도 정기 회의체제로 바꿀 예정이다.

◆리스크관리 경력 어떻게 묻어날지 주목

이유야 어쨌든 좋지 않은 상황에 일은 또 다시 불거졌고, 이 은행장의 어깨에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이 은행장이 앞서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조흥은행 리스크 관리 본부장을 역임했고, 이후 2011년 8월 국민은행 리스크관리 그룹장을 역임한 내용이 흥미롭다.

당시 리스크관리 총괄 조직인 리스크관리 본부를 그룹을 격상한 국민은행은 그룹장에 당시 이건호 부행장을 선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은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CRO 직위를 본부장에서 부행장급으로 격상시켜 실효성 있는 리스크관리를 도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임영록 지주 회장이 이 은행장 선임에 대해 "최대 과제인 성장성 정체와 수익성 하락, 건전성 회복 지연은 물론, 위기 상황을 타개할 능력이 있는지 평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이 은행장이 과거 리스크를 관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내부 단속을 어떻게 펼칠지 주목해야 한다"며 "이 은행장의 리더십에 따라 적어도 은행의 이미지는 좋아질 수도, 답보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대한 KB'를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는 금융'에 전 임직원의 힘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한 이 은행장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이해와 실천을 당부한 결과가 국민은행에 불어올 변화의 바람에 어떻게 편승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