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8거래일째 이어지면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에 훈풍이 불고 있다. 연초 이후 냉랭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에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의 적극적인 사자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제조업 경쟁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작년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였던 일본은 찬밥 신세다. 특히 이달 들어 소비세 인상과 정치적 리스크가 부각되자 외국인들은 빠르게 일본 시장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다.
이 같은 현상은 펀드시장에서도 두드러졌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신흥국주식펀드의 순유출 규모가 감소세를 이어갔다. 6개월 이상 순유출을 기록했던 아시아(일본제외)펀드 역시 지난주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5월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총재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언급 이후 9개월 연속 자금 유출을 겪은 신흥국채권펀드 순유출 규모도 전월대비 급감했다.
올해 초 이후 신흥국주식펀드는 중국 및 원자재 관련국, 정치 리스크가 큰 국가의 비중을 줄이고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국가의 비중을 늘렸다. 중국은 경제지표 부진으로 두 달 동안 1.5%의 비중축소를 경험했고 홍콩도 0.1% 줄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긴장감을 키우면서 중국 다음으로 투자 비중이 쪼그라들었다.
연초 이후 신흥국주식펀드 가운데 투자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대만이었다. 작년 말 6.0%였던 비중이 1%포인트 늘어 7.0%로 집계됐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펀드 매니저들이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대기업이 많은 한국 종목을 사들이고 연초 이후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대만 주식을 이어서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또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신흥국에 선별적인 투자가 진행 중이고 밸류에이션 매력도 있어 당분간 신흥국 펀드에 자금이 모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가 신흥국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은 크게 펀드와 ETF(Exchange Traded Funds)다. ETF는 코스피200 등 특정지수의 수익률과 연계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지수연동형 펀드를 말한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신흥국펀드와 ETF 운용 규모는 각각 5200억달러와 1060억달러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아직 펀드에 비해 ETF 운용 규모가 작지만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신흥국 ETF의 중요성이 계속 커질 것"이라며 "ETF 특성상 유동성의 방향성이 먼저 드러나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11년 말 신흥국 ETF는 신흥국펀드보다 한 달 먼저 순유출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개월 먼저 신흥국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갔고 같은 해 하반기에도 한 달 먼저 자금 유출이 본격화됐었다. 최근 신흥국 ETF는 지난달 27일부터 자금 순유입이 진행됐으며 5영업일 동안 16억달러가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