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SDI의 제일모직 흡수합병에 이어 3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합병을 결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삼성그룹의 구조 개편 작업에 가속이 붙는 모양새다.
업계는 일련의 사업개편 작업이 개별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뿐 아니라 삼성가(家) 3세의 경영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구조 개편의 최종 종착지는 삼성에버랜드의 지주회사 전환과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남매의 계열분리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제일모직은 패션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매각했다. 삼성에버랜드로서는 실제 현금 창출이 가능한 '캐시카우'와 향후 성장가능성을 확보한 셈이다. 또 건물 관리 사업을 4800억원에 에스원으로 이관하는 등 자금 확보에도 집중했다. 일련의 사업구조 개편은 삼성에버랜드를 지주사 전환해 그룹 지배권을 쥐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몇 단계 인적분할 없이는 지주회사 전환에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삼성에버랜드는 앞으로 3~4년에 걸쳐 현금과 성장성을 기반으로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나중에는 LG그룹처럼 지주회사 분할을 통해 3남매의 계열분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식시장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계열사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3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먼저 그룹 지배구조 변환의 시발점이 될 삼성전자, 삼성물산이 꼽힌다.
이 연구원은 "두 회사는 대부분 그룹 계열사를 나눠 소유하고 있고 자사주도 있어 그룹 개편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삼성SDS를 더 키워 현물출자 용도로 활용하면 지배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S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각각 지분 17.1%, 22.6%씩을 소유하고 삼성에버랜드도 7.9%를 갖고 있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 3남매의 경영 신뢰성을 높이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는 신수종사업 및 남매가 현재 재직 중인 계열사 실적과 직결된다.
이와 관련 이 연구원은 "삼성의 신수종사업은 2차전지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SDI가 맡고 있어 향후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남매들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삼성전자, 호텔신라, 삼성물산, 제일기획의 실적과 기업가치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삼성의 궁극적인 지주사가 될 삼성에버랜드 역시 체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중장기적으로 삼성에버랜드의 기업 가치를 높여야 지주사 전환과 이후 지배구조를 완성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주요주주인 KCC, 삼성카드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연구원의 진단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이건희 회장과 친족들이 46.0%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여기에 KCC가 17%, 삼성SDI와 삼성카드가 각각 8%, 5%, 삼성물산이 1.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편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그룹주는 비교적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전 9시27분 현재 삼성화재와 삼성물산이 1~2%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고 삼성SDI도 1% 가까이 오르고 있다. 삼성테크윈, 삼성카드도 1% 이상 강세다. 제일모직도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해 6만8000원선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