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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억 짜리 FKI타워 짓고 깡통 찬 전경련

50층 빌딩 절반 '텅텅'…바로 옆 쓰리 IFC빌딩 전체 공실

박지영 기자 기자  2014.04.02 15: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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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12월 새집으로 이사 간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이 말 못할 고민에 빠졌다. 오랜 셋방살이 끝에 번듯한 '내 집'을 마련했지만 욕심을 부린 게 결국 탈이 났다. 현재 지하 6층~지상 50층짜리 전경련 빌딩(이하 FKI타워)은 절반이상이 텅텅 빈 상태다. FKI타워 입주실태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 재계 총본산 전경련이 새로 단장한 FKI타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 준공식 이후 넉 달이 지나도록 사무실 절반 이상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공실률로 따지면 44%에 육박한다.

옛 회관자리에 위치한 FKI타워는 높이 245m로, 여의도에서는 63빌딩(60층 249m)과 국제금융센터(IFC, 55층 279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다만 규모로 따졌을 땐 두 빌딩과 견주어 전혀 뒤지지 않는다. FKI타워 대지면적은 1만2146㎡(옛 3674평)이며, 연면적은 16만8681㎡(옛 5만1026평)에 달한다.   

   기업회비 2200억원으로 지은 전경련 회관(FKI타워)이 높은 임대료와 입주부지 문제로 공실률 44%를 유지하고 있다. = 박지영 기자  
기업회비 2200억원으로 지은 전경련 회관(FKI타워)이 높은 임대료와 입주부지 문제로 공실률 44%를 유지하고 있다. = 박지영 기자
그만큼 들어간 돈도 만만찮다. 38개월 동안 무려 2200억원을 쏟아 부었다. 공사대금은 일부 전경련 자산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충당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다면 FKI타워 입주실태는 어떨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참혹하다'이다.

FKI타워는 크게 △컨퍼런스 센터 △타워 △여의도디지털 도서관 3동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문제가 되는 곳이 바로 '타워' 동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타워 동에 입주한 기업은 LG CNS가 유일하다. LG그룹 계열 IT서비스업체인 LG CNS는 지난해 12월16일 FKI타워로 본사를 이전했다.

3월28일 기준 층별 입주현황은 다음과 같다. 일단 지하 2~6층까지는 실내주차장이다. 이어 지하 1층은 생활편의시설이 위치한 상가구역으로 서울내과의원 건강검진센터를 비롯해 △치과의원 △약국 △차이나플래인 △힛 더 스팟 퀴진 △포베이 △파파 돈부리 △델라코트 △한소담뜰 △가츠엔 △프리가 △코와핀 카페 △글로리아 진스 커피 △망고식스 △세븐일레븐 △링코 △올리브 영 △꽃집 총 18곳이 입주해 있다.
 
1층 로비를 지나 2~3층은 최첨단 시설을 갖춘 회의실이며, 4층은 외환은행과 LG CNS 사내 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다.

눈여겨 볼 시점은 지금부터다. 정작 업무시설인 5층부터 47층까지는 텅 비다시피 했다. LG CNS(22~33층, 12개 층)와 전경련(44~47층, 4개 층)을 제외하고, 나머지 27개 층은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있다. 매년 300억원의 임대수익을 예상했던 전경련으로써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노릇.

부동산 업계는 FKI타워 임대가 원활하지 않은 이유를 '비싼 임대료'에서 찾았다. 정확한 임대료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근 IFC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참고로 IFC 임대료는 3.3㎡당 10만원(매월) 수준이다. 
 
   전경련 회관 전경. = 박지영 기자  
전경련 회관 전경. = 박지영 기자
여기에 위치적 입지조건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FKI타워는 여의도 중심인 증권가에서 10여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여의도 오피스 공실률이 높은 점도 난관이다. 일례로 지난 2012년 11월 완공한 IFC빌딩은 원(ONE) IFC빌딩만 그나마 증권금융기관 다수가 입주해 있을 뿐 그 옆 투(Two)·쓰리(Three) IFC빌딩은 입주사가 거의 없어 황량하다. 심지어 쓰리 IFC는 전체 면적이 공실이다.

실제 지난 1/4분기 여의도 A급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23%로 타 지역 평균 공실률 12.4% 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