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기자 기자 2014.04.02 14:29:06
2일 LG유플러스는 24개월 약정 때 6만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LTE8무한대 80'과 'LTE8무한대 85' 요금제 2종을 출시했다. ⓒ LG유플러스 |
새로운 요금제를 소개하는 자리에 이례적으로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인 이상철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는 LG유플러스가 얼마만큼 이번 요금제 출시에 주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경쟁사가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요금제와 비슷한 요금제를 뒤따라 출시하는 것에 대해 자사 광고문구 "팔로미(Follow me)"를 언급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LG유플러스의 진가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와 요금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이날 이 부회장은 LG유플러스 알뜰폰시장 진출을 시사했다.
다음은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최주식 SC본부장 △이창우 네트워크본부장 △유필계 CR전략실 부사장 △이상민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과의 일문일답.
-경쟁사가 내놓은 요금제와 비교했을 때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 부회장) 주안점은 이제 우리가 보조금으로 사용하던 것들을 제발 서비스 경쟁으로 같이 하자는 것. 선의의 경쟁, 국민을 위한 따뜻한 경쟁이 중요하다. 보조금이 줄면서 영업이익은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광고문구 중 "팔로미(Follow me)"가 있다. 경쟁사가 따라왔으면 좋겠다.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를 바란다. 짜증나는 보조금 경쟁에서 따뜻한 경쟁으로 변화해야 한다.
-기자간담회 중 SK텔레콤이 보도자료를 통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경쟁사가 빨리 따라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LG유플러스가 영업재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본다. 같이 따라와서 하자. 그럼 보조금이 줄어들 것이다. 이는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고, 요금할인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국민들도 원한다.
보조금을 통한 혜택은 신규가입자에게만 대부분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고객의 혜택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보조금 제재를 가하려고 하는 것이다. 보조금이 줄고 요금도 낮춰지고, 후방에서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좋아져야 하기 때문에 투자가 늘게 된다.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 서비스가 좋아지기를 바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우리가 서비스를 출시하면 경쟁사들이 꼭 2주 뒤에 다 따라오더라. 예상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진가가 나타날 것이다. 진가는 네트워크 퀄리티와 서비스·고객 응대에서 나타날 것이다.
▲(유필계 CR전략실 부사장) 우리는 3개월전부터 연구검토해서 미래부와 장기간 협의해, 이번 요금제를 신고했다. 이틀 전만 해도 반응이 없었는데, 지금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
1위 사업자가 경쟁사 CEO(이상철 부회장) 기자간담회 진행하고 있는데,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보도자료를 뿌렸다. 경쟁상황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20년 동안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이통사의 큰 형님 격인 SK텔레콤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신규 요금제를 따라한 요금제를 발표했다는 것은 점잖지 못한 행동이다.
-이전에도 LG유플러스가 음성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을 때 경쟁사가 쫒아온 적 있다. 재현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따른 방어장치는 마련돼 있는가.
▲(이 부회장) 경쟁사들이 이번 요금제를 따라했을 때 통신 품질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경쟁사들도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요금제 이야기만이 아니다. 요금제로 인한 트래픽 증가, 고객의 사용패턴 변화에 따른 준비 등이 돼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번에 출시한 요금제가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 20% 돌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
▲(이 부회장)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가 중요하다. 시장점유율은 중요하지 않다. 알뜰폰 및 M2M 등도 시장점유율에 더해지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ARPU가 높아진다는 것은 우리 서비스가 고객이 즐겨쓰는 좋은 서비스라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있다. 잘 하다 보면 20% 시장점유율을 넘게 될 것이다.
-이번 요금제 출시로 인해 번호이동 가입자 또는 ARPU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지.
▲(이 부회장) 이번 요금제가 어떤 이득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안 준다고 본다. 6만2000원 이상의 요금제 가입자들은 'LTE8 무한대 요금제'로 변경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른 매출 손실은 연 15000억 가까이로 전망된다. 또, 망 투자도 늘어날 계획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 이를 통해 가입자 수가 늘어나고 ARPU가 오르면 상당부분 매출이 늘지 않겠는가.
- 최근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가 만난 적이 있는데, 이 때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요금제 출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 부회장)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것은 맞다. 정부에서도 보조금보다는 요금이나 실제 국민이 받을 수 있는 혜택과 좋은 서비스 출시를 요구했다. 그래서 이의 일환으로 우리가 오랜 기간 구상했던 요금제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 1500억 가까이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LG유플러스 시장점유율이 전체 중 약 20%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전체 이통3사가 7500억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계산된다. 연 1조 이상 투자하는 비용까지 계산하면 손실은 더 커진다.
이통3사가 연간 보조금에 많게는 8조원을 사용한다. 보조금 전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통3사가 이전투구의 모습이 아닌 국민을 위한 경쟁으로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를 통한 데이터 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어떻게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예정인가. 추가 망 투자 계획은 있는지.
▲(이창우 네트워크본부 부사장) 경쟁사와 달리 LG유플러스는 80MHz 대역폭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타사 대비 3배가량 넓다. 기지국 수는 경쟁사와 동등해지고 있다. 상당히 준비했다. 나름대로 시뮬레이션을 했기 때문에 전혀 무리 없이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망 투자에만 1000억 이상 투입했고, 투자 진행 중이다. 가입자가 증가에 따른 기지국 등에서의 부하 대책 또한 마련돼 있다. 고객이 사용하기에 문제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트래픽 증가에 따른 속도 감소 측면은 없는가. 헤비 업로더들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이 부회장) 우리가 생각하는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헤비 유저들은 18GB를 사용하는 고객들이다. 우리가 속도를 제한하지 않으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사용된다. 그래서 경쟁사들이 일정 데이터양을 사용한 후 400kbps로 속도를 낮춘 정책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3Mbps로 속도를 낮췄다. 이는 400Kbps에 비해 더 많은 콘텐츠를 무리 없이 볼 수 있는 속도다. 우리는 이를 견딜만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일 사용량 2GB 제한은 개인 방송과 같은 상업적인 악용 소지를 막기 위한 것이다.
경쟁사가 이를 쫒아오려면 상당한 데이터량을 허용해야 한다. 우리는 굉장히 오래 이 요금제를 위해 준비해왔으며, 80MHz 대역폭까지 보유하고 있다.
-일 사용량 2GB 초과 때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되는가. 또 테더링 허용량을 넘게 되면 추가 요금을 부과해야 하는 것인지.
▲(이 부회장) 'LTE8무한대 요금제'를 조심스럽게 내놓는 이유 중 하나는 상업적 이용 또는 다른 목적으로 악용하는 경우들 때문이다.
이용자는 보통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하다가 일 사용량 2GB를 초과하면 3Mbps 속도로 감소하게 된다. 3Mbps는 풀HD급 속도로, 보통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 전혀 지장이 없다. 이는, 상업용으로 고속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타 사업자들은 일정 데이터 사용량을 초과하면 400Kbps 속도로 낮춘다. 이 경우, 비디오와 같은 콘텐츠를 거의 볼 수 없다.
LG유플러스의 이번 요금제의 경우, 이용자들이 비디오를 아무리 많이 봐도 괜찮은 속도를 제공한다. 300MB 이상 용량의 콘텐츠를 24시간 이용할 경우 35GB 가까이로 추정된다. 그래도 우리 네트워크가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테더링 등을 이용한 상업적 악용을 막고자 한다. 추가 요금은 없다.
-저가 요금제 개선방안 또한 마련돼 있는지.
▲(이 부회장) 저가 요금제를 더 낮은 가격으로 낮추는 점보다 요금 폭탄 문제을 먼저 걱정하는 것이다. 10만원 이상씩 청구되는 요금을 줄여달라는 요청들이 많다. 우선적으로 이 부분을 주요 타깃으로 할 예정이다.
▲(최주식 SC본부 부사장) 34·42 요금제 고객들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려면 옵션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월정액 9000원의 'LTE 안심옵션'은 데이터 초과 때 추가 과금 없이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옵션 요금제다. 그러나 무제한으로 데이터·통화 등을 이용하려면 'LTE8 무한대 요금제'로 변경해야 한다. 저가 요금제의 경우 'LTE 안심옵션' 제공으로도 충분하다.
-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진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LG유플러스가 알뜰폰시장에 진출한다면, 대기업 진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부회장) 이미 경쟁사 또한 자회사 형태로 알뜰폰시장에 진출해 있다. 대기업의 자회사가 알뜰폰사업을 한다는 것이 논란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알뜰폰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알뜰폰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자회사 또는 다른 방식을 채용하든, 형태의 차이일 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알뜰폰 구상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이다.
-'대박 기변' 프로그램의 경우, 2년 약정 때 추가 요금할인을 통해 70만원이 넘는 혜택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유통점에서 갤럭시S5를 공짜로 판매한다고 소비자를 호도할 수도 있을 것. 이는 요금제 등 서비스로 경쟁하겠다고 밝힌 이 부회장의 언급과는 배치되는 상황이다.
▲(최 부사장) 요금할인이기 때문에 공짜로 팔 수 없다. 또, 신규 요금제보다는 LTE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존 유플러스 고객에게만 한정해서 기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