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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신성장동력 표류하나? '김종준 위기론' 대두

저축은행 부당지원 혐의로 중징계 예고, 선택과 집중 행보 제동 우려

나원재 기자 기자  2014.04.02 14: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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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위기론이 되고 있다. 소통과 집중 경영행보를 예고하고 나선 지난 1일, 김 행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사전 통보가 삽시간 만에 좋던 분위기를 갈아치운 것이다. 저축은행 부당지원 혐의가 요지. 수위에 따라 김 은행장의 퇴임 수순도 있을 분위기였다. 은행으로써는 당장 신성장동력을 이끌 리더십 부재를 우려할만 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저축은행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가운데, 하나은행 리더십 부재가 우려되고 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과거 저축은행 부당지원 혐의로 중징계를 맞을 위기에 놓였다. ⓒ 하나은행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과거 저축은행 부당지원 혐의로 중징계를 맞을 위기에 놓였다. ⓒ 하나은행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김 은행장의 하나캐피탈 시절 저축은행 부당지원 혐의를 두고 하나은행과 하나캐피탈에 대해 검사를 실시, 이후 김 행장과 김승유 전 회장에게 이날 각각 중징계와 주의적 경고 조치를 알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지난 2011년 당시, 하나캐피탈 사장이던 김 은행장은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투자했지만, 60여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

또 결정 과정에서 이사회 개최 없이 투자 결정이 미뤄진 점을 감안, 김 전 회장이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을 돕고자 김 행장에게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이달 중순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고, 각각 소명을 들은 후 징계수위가 최종 결정된다. 김 행장의 경우, 당장 직함을 상실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지난달 1년 연임이 확정된 후 떠오른 악재에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징계가 결정되면 3~5년까지 관련 금융기관 취업제한 등에 걸리게 돼 사실상 금융권 퇴출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발등에 불'…스마트금융 1위 장담 못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아무래도 하나은행이다. 김 행장은 같은 날 앞서 조회사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강조했던 터라, 남은 임기 내 바통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김 행장은 이날 '스마트금융'과 '해외사업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최일선에서 영업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시장 환경에 따른 고객 수 증대도 지속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준 은행장의 징계 수위에 따른 하나은행의 신성장동력 부재가 당장 우려되고 있다. 김 은행장이 제시한 중점 추진 과제도 맥이 풀릴 수 있는 대목이다. ⓒ 프라임경제  
김종준 은행장의 징계 수위에 따른 하나은행의 신성장동력 부재가 당장 우려되고 있다. 김 은행장이 제시한 중점 추진 과제도 맥이 풀릴 수 있는 대목이다. ⓒ 프라임경제
김 행장은 "본부부서의 고객 니즈 분석과 알맞은 상품을 통한 차별화, 다양한 제휴를 통해 고객이 하나은행 영업점에 찾아오게 해야 한다"며 "지속성장을 위해 집중할 신성장동력은 '스마트금융'과 '해외사업부문'이다"고 언급했다.

같은 맥락으로 '5년 내 스마트금융 국내 1위'를 천명한 김 행장의 의지도 남다르다. 그는 이체와 조회 중심의 온라인 채널을 상품판매 채널로 전환하기 위해 집중 투자한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이 때문일까. 일련의 은행권 행보를 스마트금융을 둔 생존경쟁으로 풀이하자니, 하나은행의 '5년 내 스마트금융 1위'는 보다 심각한 상황을 맞을 공산이 크다.

실제 세계 금융시장에서 모바일뱅킹 등 스마트금융은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국내 은행만 해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자동이체는 물론, 대출과 상담까지 앉아서 직접 방문하는 것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웨어러블 뱅킹 앱'을 벌써부터 선보이는 등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12년 초 출시돼 세계무대서 인정받은 '하나N 월렛'의 기운을 이어 받은 김 행장이 취임 후 모바일뱅킹에 증강현실과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아파트담보대출 시스템을 갖춘 것과 이후 새로운 금융 서비스 개발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도 김 행장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스마트금융'을 꼽고 과감한 투자 확대를 밝힌 바 있다. 임직원과 현장 소통도 지속 이어왔다.

앞으로 나올 징계 수위가 중요한 이유다. 이는 하나은행의 최대 변수인 셈이다. 스마트금융에 대한 집중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진두지휘한 수장의 부재는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불거진 책임론, 중점 추진과제도 '흔들'

바꿔 말하면 남은 1년의 임기는 너무 짧다는 얘기도 가능해진다. 3년 내 임기 후 연임 시 1년 단위로 최대 5년까지 재임이 가능한 하나은행에서 그간 업계 대비 양호한 성과를 낸 김 행장의 부재는 당장 맥이 풀릴 수 있는 문제기도 하다.

상황은 이렇지만, 세간의 이목은 금융업계 관례로 치부하며 책임론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고객정보유출 사태에 관련 기업 임직원들의 사임과 경쟁사 회장들의 자진 사퇴 등이 재차 거론되며 김 행장을 압박하고 있다.

같은 시기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사건에 휘말렸지만, 연임을 강행한 지주사의 결정 또한 지적되고 있다.

신성장동력의 또 다른 축인 해외사업부문과 김 행장이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한 △수익력 회복 △고객기반 강화 △신성장동력 강화가 하나은행에 어떻게 투영될지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