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4.04.02 08:27:44
[프라임경제] 국산차시장에 잠식하던 '소형차' 바이러스가 수입차시장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기존 미니(MINI)나 피아트 등 소형 수입차 브랜드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소형차 시장 경쟁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 이런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A·B클래스에 이어 최근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더 뉴 CLA 클래스'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직 '프리미엄 콤팩트 4도어 쿠페 세그먼트'가 익숙하지 않은 국내시장에서 CLA 클래스가 어떠한 매력을 보여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쿠페는 세단이나 SUV 세그먼트와 달리 '불모지'격에 불과했다. 최근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들이 다양한 차종이 선보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쿠페 세그먼트에서의 비중은 근소한 변화에 그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가 이런 쿠페 불모지에서의 활성화를 위해 C클래스를 비롯해 △E클래스 △S클래스 등 모든 주력 세단 라인업에서 파생된 쿠페를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월에는 CLA 클래스까지 출시하면서 '쿠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CLA 클래스는 기존 A·B클래스 플랫폼을 바탕 삼아 제작된 '프리미엄 콤팩트 4도어 쿠페' 세그먼트의 선구 모델. 유려한 디자인의 '4도어 쿠페'는 20~30대의 젊은 층을 유혹하기에 충분한 것은 물론 여기에 다운사이징과 화려한 주행 성능까지 겸비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CLS클래스 디자인 계승…다이내믹·스포티로 어필
시승모델은 CLA200 CDI로, 럭셔리 쿠페의 원조인 CLS클래스 디자인을 계승해 개성 있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하면서도 톡톡 튀는 20~30대 젊은 층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쿠페 장점을 부각시킨 스포츠카 비율을 기본으로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한층 강조한 것.
전체적인 크기는 △길이 4630mm △너비 1775mm △높이 1435mm로, A클래스(해치백)보다 풍부하고 여유 있는 사이즈다.
전면부 디자인은 벤츠 '세 꼭지의 별' 엠블럼이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배치된 아방가르드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매우 강력한 인상이다. 여기에 보닛 위 두터운 파워 돔은 뚜렷한 전체 라인을 형성하고, 그릴 중앙 엠블럼을 통해 전통적인 벤츠 스포츠카 디자인을 살렸다.
벤츠 CLA클래스는 스포티하면서도 위엄 있고 멋스러운 포스를 풍기는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으로 '4도어 쿠페'의 매력을 발산한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한편, 내부인테리어는 적당한 기교와 사치가 서로 적절한 조화를 이뤘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원형 에어벤트가 3개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위쪽에는 내비게이션이 위치하고 있다. 센터페시아에는 부산하다고 느낄 정도로 많은 버튼이 넓은 면적을 차지했고, 시트열선과 비상경고등 스위치를 기준 삼아 아래에는 공조장치 컨트롤 스위치가 있다.
AMG모델을 제외하고는 컬럼식 기어(운전석 축에 기어봉 장착 형태)를 채용한 벤츠는 이로 인해 얻는 이점이 세 가지가 있다. 처음에 사용하기에 불편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손이 덜 바빠지고 패들쉬프트가 덤으로 따라오면서 수동변속의 즐거움까지 제공한다. 또 제외된 기어봉으로 인해 센터레일에 수납공간 활용도 크게 향상됐다.
내부에 탑승하자 낮게 배치한 시트 포지션으로 인해 안락한 느낌이다. 기존 쿠페와는 달리 운전석이 생각 외로 넓고 쾌적했으며, 전면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풍경도 갑갑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다만 쿠페형 모델인 만큼 공간이 충분한 운전석 및 조수석과 달리 뒷좌석은 다소 좁은 편이다. 2875mm의 휠베이스로 경쟁 수입차(1시리즈 2660mm, A3 2637mm)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했지만, 뒷좌석 효용성이 의외로 충분하지 않다. 여기에 덩치가 크고 앉은키가 큰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다소 불편함도 있다.
◆'뛰어난 반응성'에 고개가 젖혀질 정도…주행안정성도 우수
이번 시승 코스는 일산에서 출발해 △서울외곽순환도로 △서서울IC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 △서산 AB지구방조제 등을 거쳐 안면도를 왕복하는 총 400㎞에 해당하는 거리.
시동을 걸면 디젤 모델 특유의 엔진음과 함께 미세한 진동이 스티어링 휠을 통해 전달된다. 엔진음이 다소 시끄럽게 느껴질 순 있지만 '정숙성'을 무시하는 정도는 아니다.
신형 1.8L 직렬 4기통 디젤엔진을 장착한 더 뉴 CLA 200 CDI는 3600~4400rpm에서 최고 출력 136마력의 힘을 낸다, 1600~3000rpm의 저속구간에서도 최대토크 30.6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최고 속도는 220km/h, 제로백은 9.4초에 달한다.
CLA200 CDI 내부는 기존 쿠페와는 달리 운전석이 생각 외로 넓고 쾌적했으며, 전면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풍경도 갑갑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무엇보다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 동시에 고개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반응성이 매우 뛰어났다. 또 체감속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가 계기판에 찍혀 놀라게 되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핸들은 묵직해졌고 차체는 낮게 깔리는 느낌을 받아 뛰어난 주행안정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다만 다소 모자란 139마력의 출력 때문인지 고속 안정성은 합격점이지만 시속 140㎞ 이상에서는 약간 더딘 편이다.
콤팩트한 핸들은 감아 돌리기 용이했고, 다소 묵직한 핸들링은 전륜구동치고는 산뜻하게 시속 100㎞ 안팎 고속주행 환경에서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CLA클래스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뛰어난 연비다. 역동성과 효율성을 자랑하는 신형 디젤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이상적 조합을 통해 복합기준 16.6㎞/L(1등급)의 공인연비를 구현했다. 총 400㎞의 주행에서 얻어난 실제 연비도 14.5km/L 수준. 일반주행이 아닌 시승인 탓에 잦은 급가감속이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연비는 더 놀라울 따름이다.
총평을 하자면 벤츠 CLA클래스는 최근 다수의 모델이 출시되는 소형 수입차 구매를 고심하고 있는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스포티하면서도 위엄 있고 멋스러운 포스를 풍기는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으로 '4도어 쿠페'의 매력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CLA200 CDI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6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