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기자 기자 2014.04.01 16:54:25
[프라임경제]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당시 매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매각 대상으로 같은 아태지역 내 중국, 베트남, 인도를 차치하고 한국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OB맥주가 시장에서 매력적인 기업으로 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AB인베브 역사상 매각했다 다시 사들인 경험은 오비가 유일하다."
5년 전 오비맥주 매각가는 18억달러(2조3000억원), 5년 만에 다시 사들인 가격은 58억달러(약 6조1680억원). 무려 3배 높은 금액에 오비를 다시 품에 안은 AB인베브의 카를로스 브리토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오비맥주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브리토 글로벌 CEO는 이어 "AB인베브는 역사상 매각 경험이 없는 기업"이라고 강조하며 "따라서 앞으로 다시 한국에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오비맥주를 어렵게 되찾은 만큼 우리는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비맥주 매각 원인, 무리한 합병 따른 부채에 금융위기까지
오비맥주와 AB인베브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래 두산그룹의 소유였던 오비맥주는 1997년 구조조정을 통해 벨기에 맥주회사 인터브루에 팔렸다. 이후 오비맥주가 속한 벨기에의 인터브루가 브라질의 임베브를 인수하며 인베브(Inbev)로 거듭났다.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글로벌 CEO. ⓒ 오비맥주 |
그러나 새롭게 탄생한 인베브가 미국의 앤호이져부시사까지 사들이며 합병으로 인한 부채에 시달리게 되고 자금마련의 일환으로 회사 일부를 매각하던 중 오비맥주도 미국 투자펀드회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팔린다.
이에 대해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글로벌 CEO는 "내부에서 자금적인 부분에 있어 힘들었던 상황이었으므로 통합과정이 우선이었다"며 "이후 아태지역에서의 성장을 꼽았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OB는 한국에서 카스 브랜드로 1위 기업으로, 대한민국 최대 맥주기업 OB를 토대 삼아 아시아지역에서를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한국의 맥주시장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대한민국 사회에 강력한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시 인베브는 앤호이져부시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앤호이져부시의 세이트루이스 본사를 폐쇄하고 당시 앤호이져부시의 회장이던 부시 4세의 대표권을 박탈하며 임원을 모두 해고하는 등 일방적인 흡수합병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오비맥주, AB인베브 아태지역 내 한국사무소
유로넥스트(Euronest, ABI) 상장기업으로 벨기에 루뱅에 위치한 AB인베브는 현재 25개국 사무소 15만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버드와이저,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레페, 호가든 등 200개가 넘는 대표 브랜드를 100개가 넘는 국가에 수출하며 벌어들인 지난해 매출은 미화 432억달러.
이제 오비맥주는 AB인베브 아태지역 내 한국사무소로써 역할을 하며 AB인베브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한국에 선보이는 동시에 주력브랜드인 카스, 오비골든라거 등을 세계시장에 확대할 계획이다.
미셸 두커리스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 지역 CEO(좌측),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가운데),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의 글로벌CEO 총괄 대표가 인수 완료 간담회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비맥주 |
두커리스 CEO는 "오비 경영진은 과거의 인연으로 이미 협력했던 경험이 있어 익숙하다"며 "오비를 이끄는 경영진을 신뢰하고 믿으며 현재 리더십을 유지한 상태에서 협력을 이룰 예정"이라고 말을 보탰다.
◆국내 맥주시장 과열현상, 장 대표 "문제없다"
이런 가운데 국내 맥주시장은 포화된 상태에서 경쟁사들끼리 출혈경쟁을 하는 상황. 여기에 더해 다음 주 롯데주류가 충주에 맥주공장을 개소하며 공식적인 맥주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유통대기업 신세계 역시 맥주시장 신규 진출을 선언하는 등 올해 국내 맥주시장은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장인수 오비맥주 대표는 "30년간 경험에 비춰 경쟁이 심할 때 마케팅 강화 및 품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으로 오히려 성장했다"며 "소주산업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경쟁이었고 국내 맥주시장 과열 현상은 그만큼 성장의 기회가 왔다는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다.
아우러 장 대표는 "AB인베브 제품으로 시너지를 얻고, AB인베브의 자본력을 토대로 단단한 성장의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한다"고 말해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에 대해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글로벌 CEO는 "AB인베브는 6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글로벌 주류회사"라며 "세일즈와 마케팅, 제조 공장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자본투자를 진행했고 한국도 마찬가지로 더 투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인수 대표 역시 "올해도 청원과 이천에 신규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성수기인 이달 말 이전에 완공될 것"이라며 "현재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과 성장가능성을 봤을 때, 앞으로 추가적 증설이 필요하고 오늘 인수 완료를 기준으로 앞으로 양사가 시설 확충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를 할 것"이라고 확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