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상승세를 타며 연중 최고 기록을 이어갔다. 장중 북한이 발사한 포탄이 NLL(북방한계선) 이남에 떨어져 우리 군이 대응사격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잠시 하락 반전하기도 했지만 장 후반 외국인 순매수 폭이 커지면서 지수를 재차 끌어 올렸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4.61포인트(0.23%) 오른 1985.6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은 1855억원가량 순매도해 7거래일 연속 차익실현 기록을 이어갔고 기관도 투신이 1000억원 이상을 파는 등 총 99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에 반해 외국인은 3203억원을 순매수해 나흘째 사자에 나섰다.
지수선물시장에서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사자'에 힘이 실렸다. 이날 차익거래는 349억8400만원의 순매도를 보였지만 비차익거래는 3426억5000만원의 순매수를 기록해 총 3100억원 규모 매수 우위였다.
◆삼성전자·현대차 대표주 강세 여전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기계가 1.21% 올랐고 증권, 화학, 보험, 전기전자, 운수창고, 운수장비 등이 올랐다. 반면 의약품과 의료정밀이 1% 넘게 내렸고 전기가스업, 은행, 종이목재, 음식료업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혼조세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나란히 강세를 보였고 포스코, 신한지주, 삼성생명, SK텔레콤, LG화학, 현대중공업도 강세였다. 반면 현대모비스가 0.94%, SK하이닉스도 2.87% 내려앉았으며 네이버, 기아차, 한국전력, KB금융 등도 내림세였다.
이날 오전 전격 발표된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흡수합병 소식에 두 회사 모두 강세를 보였다. 삼성SDI가 전일 대비 6.62% 올랐고 제일모직도 5.75% 치솟았다. 남광토건은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일부 해소됐다는 공시에 상한가를 쳤으며 현대글로비스는 반조립제품(CKD) 마진 회복 전망에 힘입어 2% 넘게 뛰었다.
이에 반해 한미약품은 1분기 어닝쇼크 가능성이 제기되며 8% 넘게 급락했고 동부건설은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에 5.84% 주저앉았다. 포스코 피인수설에 최근 강세를 보였던 동부제철은 포스코가 동부제철과 동부발전당진을 묶어 한꺼번에 인수하라는 산업은행의 제안에 부정적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온 뒤 10% 넘게 급락했다. 이스타코는 대표이사의 지분 매각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으로 상승탄력이 둔해지기는 했지만 국내증시 흐름은 비교적 견고했다.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일단 소강상태를 맞았다. 지난 2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우크라이나 관련 외교적 해법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30일 미국 국무장관과 러시아 외무장관의 긴급회담이 진행됐으나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여전히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대한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대표 기업과 대형주 중심으로 매기가 몰리면서 시장 상황이 변하고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주와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개선될 때 수혜가 예상되는 소재 및 산업재 업종에 단기 대응하는 전략이 유용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코스닥과 중소형주는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상한가 4개 등 341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를 비롯해 449개 종목이 내렸다. 82개 종목은 가격변동이 없었다.
◆방산주 웃고 경협주 운 코스닥
코스닥지수는 외국인과 기관발 순매수에 발목이 잡혀 하루 만에 반락했다. 31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2.52포인트(0.46%) 내린 541.58이었다. 개인이 349억원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9억원, 99억원어치 내다팔았다.
내린 업종이 더 많았고 정보기기, 일반전기전자, 기타제조, 통신서비스, 건설, 통신방송서비스, 운송, 방송서비스, 음식료·담배, 화학, 종이·목재, 컴퓨터서비스 등이 1% 넘게 밀렸다. 이에 반해 섬유·의류, 통신장비, 반도체, 인터넷, 금융, IT하드웨어, 기계·장비 등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시총 상위 15위권 내 강세 종목은 셀트리온, 서울반도체, 포스코 ICT, 다음, 에스엠 등 다섯 개뿐이었다. 메디톡스가 5% 이상 급락했고 파라다이스, CJ E&M, GS홈쇼핑, 씨젠, 성우하이텍 등이 1~2% 밀렸고 CJ오쇼핑, 동서, SK브로드밴드, 차바이오앤은 1% 미만의 하락률을 마크했다.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군수, 방산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스페코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빅텍, 퍼스텍이 각각 13.82%, 4.01% 뛰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북경협주는 부진했다. 에머슨퍼시픽과 남해화학이 5~6%대 주저앉았고 현대엘리베이터와 조비도 3~4% 내렸다.
네오아레나는 모바일게임 '퀴즐 for Kakao' 출시 기대감에 13% 이상 치솟았고 컴투스는 모바일 야구게임 '프로야구 for 매니저'를 서비스 중인 가운데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맞아 8% 넘게 급등했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남에도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에 5% 이상 하락했다. 우양에이치씨는 셰일가스 플랜트 기자재 추가 수주 소식에 4% 넘게 올랐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상한가 8개 등 342개 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1개 등 590개 종목이 떨어졌다. 62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월말을 맞아 네고(달러매도) 물량과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영향으로 하락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6원(0.43%) 내린 1064.7원이었다. 미국 소비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았고 유럽과 중국이 추가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것도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