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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박스권 증시, 메가트랜드 없어도 미래는 있다"

과감한 손절, 뚝심 투자하며 미래 대비해야

김원식 현대증권 익산지점장 기자  2014.03.31 12: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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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주식시장이 뚜렷한 등락 없이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박스권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2011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2년이 훨씬 넘도록 1720~2050포인트 밴드에 머물러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수의 소극적인 행보에 지겨워진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떠나고 남아있는 이들도 뭔가 획기적인 재료가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지난 역사에 비춰볼 때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대나무 마디처럼 주식시장을 더욱 강력하게 떠받칠 수 있는 것은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쟁이나 압도적인 신기술의 출현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현재 그리 크지 않다. '메가트렌드(megatrends·시대적 조류)'가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시장은 자잘한 움직임을 거듭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가트렌드가 부재중이라도 작은 규모의 트렌드는 늘 있어왔다. 이것만 파악해도 훌륭한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다.

인간에게는 나쁜 습관이 하나 있다. 현재를 비난하고 과거를 찬미하는 것이다. 심오한 판단력과 위대한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도 이 나쁜 습관에서 자유롭지 않다. 바로 스코틀랜드 출신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통찰한 인간본성이다.

인간은 과거를 찬미하고 발 딛고 있는 현재를 비난하기 때문에 현재 연장선에 놓인 미래는 아예 예상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방치한 미래는 서서히 그리고 단호하게 우리를 위협하며 다가온다.

미래에 대한 감각은 어느 정도 모순을 포함하고 있다. 대부분은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지금의 혼란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할 필요가 있다. 확신과 이를 뒷받침하는 노력은 잿빛 전망을 화사한 현실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자 실천원리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스스로 원칙에 대해 단호해야 한다.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가 떨어졌다면 냉정하게 손절매하고 일어설 줄 알아야 한다. 반면 상승모멘텀에 올라탄 종목은 묵직하게 움켜쥐고 있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와 반대로 움직인다. 10% 이상 손해가 났는데도 해당 주식을 움켜쥐고 미련을 떨치지 못하거나 상승 모멘텀에 들어오르기 시작한 종목을 꾸준히 보유하지 않고 곧장 차익실현에 나서 수익은 적고 손실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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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에게 현실은 버겁고 미래는 불투명하다. 더욱 큰 불행은 주어진 조건을 스스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은 견뎌야 하는 것이고 미래는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투자가 쉽다고 떠드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엉터리다.

어렵고 불투명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려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긍정적인 미래를 위한 실천원리다. 미래는 결국 노력과 실천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원식 현대증권 익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