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위치기반서비스(LBS, Location Based Service)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 '씨온(대표 안병익)'을 설명하는 데 꼭 필요한 키워드들이지만 이 회사의 모토를 십분반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정의다.
역경매방식으로 소비자들과 지역업소의 니즈를 절충하는 아이디어앱 '돌직구'와 정확한 맛집소개 정보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 '식신 핫플레이스'를 만든 회사라고 설명하면 씨온의 목표와 이념을 조금 더 스케치할 수 있다.
씨온은 "가장 좋은 정보는 대중이 만드는 것"이라는 믿음 하에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조직하고 공유하는 틀을 만든다.
◆"지역상권과 함께 가는 플랫폼, 위치기반서비스 적격"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새로 나온 서비스 중 대표적인 것이 위치를 기반으로 한 '지도'와 정보를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요즘 두 서비스를 결합한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LBSNS)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포스퀘어'고 로컬 리뷰를 모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옐프'도 이 범주에서 설명할 수 있다.
씨온은 '한국의 옐프'에 가장 가까운 모델로 꼽힌다. 2010년 출범한 씨온은 민간소비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지역기반 업소들이 발전하는 토양을 제공하고 이끌었다.
역경매 방식이 특징인 돌직구를 개발했고, 식신 핫플레이스에서는 대중들이 '집단 지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 삼아 맛집을 정확하게 가려내는 모델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제 빅데이터 프로바이더를 목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햇수로 4년째, 여러 특징있는 서비스들을 마련하면서 기반을 구축했지만 씨온은 여전히 스스로를 스타트업으로 정의하는 벤처 마인드의 회사다. 정보를 장악하는 경우 '정보의 비대칭성'에 취해 자신의 위상을 과대평가하는 게 기업이나 기관 모두에서 쉽게 발견되는 현상이다. 빅데이터 다루기를 자산이자 특기로 하는 씨온 같은 경우는 더 그럴 여지가 높다.
하지만 씨온은 미국의 옐프를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발전의 지향점을 삼으면서도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고객이나 또 다른 고객층인 지역업소들에게 군림하기 보다는 "같이 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시장 개척자의 역할을 떠맡고 있다.
안병익 씨온 대표 사진. 안 대표 자신이 회사 업무와 박사 과정을 병행한 데다, 회사의 전폭적 지원으로 창업에 나서 성공한 경우로 직원들이 진취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현재 씨온은 10건이 넘는 특허를 출원 중인 연구 활성화의 좋은 모델기업으로 각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 최민지 기자 |
안병익 대표는 "위치정보의 골목상권 연결 활용이 독자적인 수익 모델로 생존가능한가?"라는 질문에 '10년'을 해답으로 얘기한다. 로컬 비지니스는 '오랜 시간이 답'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옐프만 해도 10년 넘게 관련 비지니스에 매진해 4~5년 전 활성화됐다는 설명이다.
물론 지역의 소상공인들, 업소(매장)들이 위치기반 서비스에 빠르게 호응해 움직이는 시장은 아니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가장 환경에 민감하지만, 또 환경해 민감해 반응해 변하기 어려운 쪽도 매장"이라는 게 그간 지역상권과 매장들의 속성을 들여다 본 안 대표의 부연이다.
안 대표는 스마트폰 관련 활용 문제에 아직 업주들의 이해가 부족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야 할 길이 이쪽이라고 믿는다. "매장과 연결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은 사실 위치기반 서비스밖에 없다"는 게 안 대표의 주장이다.
안 대표는 역경매로 식당을 찾아주는 돌직구의 발전 과정을 예로 들면서 속도가 문제일 뿐 발전이 끊임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선순환 모델 가능성을 역설했다. "돌직구에 입점한 8000여개의 매장 중에 40%가 직접 영업(대행) 등을 통해 섭외됐던 곳이지만, 나머지는 자발적으로 가입, 확장된 경우"라면서 "광장에 상가가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을 보탠다. "광장에 사람이 있어야 가게가 들어오고, 가게가 있어야 사람도 더 모이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존 소셜커머스가 의도적으로 판매상품을 발굴한 단발적 속성이 강하다면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지역업소 상생 방안은 지속적인 고객관리가 가능한 모델"이라고 대조해 진단했다. 이렇게 바라보면 옐프처럼 10년을 기다리는 게 어렵지만은 않은 여행길이 될 것이라는 씨온의 전략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기다리는 파트너십에 '실패 줄이는 가이딩' 역할 추가
이렇게 지역상권을 위해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일구며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동반자 역할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앞에 서서 이끌어 줘는 가이드로서의 역할도 모색하고 있다.
안 대표는 그 답을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권분석 등 가치있는 고급정보의 생산에서 찾는다. 씨온은 지난해부터 국책연구과제를 진행하는 등 소셜데이터 가동에 적극적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그간 여러 아이디어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고 이를 갖고 지역상권과 함께 발전하는 방안을 그리기도 했지만, 이에 더해 상권분석·마케팅 가이드라인 등 더 부가가치가 높은 모델을 만들어 내는 쪽으로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업소들에게 활동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에 진입하기 전 컨설팅 등 여러 정보 활용 기회를 주면서 실패를 줄이는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실패율을 낮추면 소상공인 성공률을 그만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스타트업 정신 지닌채 10건 넘게 특허출원한 '젊은 조직'
씨온은 이런 긴 목표를 소화하기 위해 늘 조직에 활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빠른 의사 선택과 결정 구조를 지키면서 직원들이 하달되는 일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바라는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도록 바탕을 유지하고 있다.
늘 우리 회사는 '스타트업'이라는 인식을 갖고 발전을 독려하기도 한다. 안 대표 자신이 KT에서 근무하던 중 회사의 벤처 창업 독려를 통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받아 사업가로 변신한 터라 직원들이 연구와 작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씨온은 미리내운동본부와 나눔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사회공헌과 위치기반 서비스의 접목도 시도한 바 있다. ⓒ 씨온 |
돌직구앱이 특허 등록으로 지난 1월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현재 씨온의 특허 출원건수는 10건이 넘을 정도로 활발한 아이디어 창출이 이뤄지고 있다.
씨온은 사회공헌 행보 역시 특기인 위치기반서비스 활용을 통해 진행한 것도 눈길을 끈다. 씨온은 미리내운동본부와 △나눔문화의 발전과 정착을 위한 나눔시스템 교환, △위치기반 서비스와 관련 프로그램 및 모바일 나눔플랫폼 공동 활용 △가게들에 대한 정보 교환 등 적극적인 나눔 활동을 공동 진행하기로 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연말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