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가정에서 직장으로 사회적 환경이 바뀌는 것, 또는 부모에서 근로자로 역할이 바뀌는 것이 근로자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27일 나왔다.
사회심리학 저널인 Social Psychology Quarterly에 발표된 벤자민 콘웰(Benjamin Cornwell) 코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가정에서는 부모의 역할을 하다가 직장에서 근로자의 역할을 하게 되는 역할의 변화가 자주 일어날수록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사고방식 변화를 동반하는데, 그 결과 새로운 환경과 역할로 전환될 때 자신의 말과 행동에 더 주의를 기울였다.
이로 인해 자연스러운 인지상태에서 의도적·의식적인 인지상태로 모드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진입하는 복잡한 사회적 환경 내에서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통째로 바뀌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게 콘웰 교수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성별에 따라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집에서 자녀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출근하는 시간 동안에는 남녀의 스트레스 정도에 큰 차이가 없었으나, 직장에 도착해 근로자로 역할이 바뀌는 순간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남성은 이러한 역할 전환을 여성에 비해 적게 경험하는데 비해 여성의 경우 남성의 두 배 정도인 1일 20회 정도의 역할 모드 전환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witching Dynamics and the Stress Process'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노동통계국이 지난 2010년 76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미국인 시간사용조사(American Time Use Survey) 데이터를 바탕 삼아 하루 24시간 동안 근로자들이 몇 번이나 이러한 사회적 환경 및 역할 전환을 경험하는지, 이러한 경험이 건강과 복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벤자민 콘웰 교수는 "여성 근로자가 남성에 비해 날마다 아슬아슬하게 소화를 해야만 하는 여러 역할과 복잡한 사회적 환경이 많고, 결과적으로 예측 불가능성이 더 크게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할 전환은 여성 근로자들이 밤낮으로 직면하는 지속적인 현실"이라며 "그들은 직장에서는 공적·권위적·위계적인 환경에서 일하다가 집에 오면 바로 자녀를 돌보는 역할로 전환하는 등 완전히 성격이 다른 사회적 역할 사이를 오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더 풍부한 사회연결망 형성과 더 넓은 인맥을 형성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기존 사회학 연구 결과들과 대치되는 것이며, 더 풍부하고 협조적 사회적관계를 많이 만드는 것이 역설적으로 개인에게는 이러한 다양한 사회적 역할과 환경을 넘나드는 빈도를 증가시키고,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